LIFE

동네 카페 광진구 자양동 편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하는 5분여의 시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공간. 그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양동의 동네 카페 세 곳을 소개한다.

BY이충섭2020.12.11
코로나19로 당분간 카페는 저녁 9시까지 운영하고, 모든 음료와 음식 메뉴는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카페’기사를 연재하는 이유는 음료를 테이크 아웃을 하는 짧은 시간에도 여전히 그곳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소개하는 동네 카페에 손님이 가득 차, 웅성웅성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만으로 설레는 그날이 오리라 믿기 때문이다.
 
페페 이즈 굳(FEFE is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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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파리바게뜨 빵집이 있다. 그 옆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 빨간 문을 열면 ‘페페 이즈 굳’이다. 요즘은 저녁 8시까지 문을 연다. 저녁 7시가 다 되어서 간 공간은 역시나 비어있었다. 손님은 없는데, 빈 느낌은 아니다. 여전히 따뜻하고, ‘이 시간에 3층까지 올라와서 커피를 마셔주어서 고마워요’라는 표정으로 손님을 반기는 사장님이 있으니까. 이곳은 에스프레소가 최고다. 아메리카노만 마셔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알 법한 유명한 원두 회사의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소규모로 운영하여 로스팅 스타일을 맞춰 주문할 수 있는 회사의 원두를 사용하는데, 대중적인 기호를 갖췄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신맛이 적고 고소한 맛과 향미가 살아있다. 스스로 에스프레소는 단연 최고로 내릴 수 있다며 자신하는 사장의 손 맛은 역시 허세가 아니다.(웃음) 
공간 이야기를 하자면, 을지로가 떠오르는데, 정갈하고 깨끗하다. 매일 청소한 듯 보이는 파란 카펫 바닥과 오렌지 빛이 도는 정직한 나무 합판이 사방을 둘러쌌다. 바 테이블 위에 버섯처럼 생긴 아르테미테 조명이 놓여있고, 출입구 옆에는 자전거도 하나 두었다. 그 위에는 카페 포스터와 해변가 사진이 붙어 있다. 그러고 보니 페페 이즈 굳은 도심 속 카페도 잘 어울리지만, 머무는 동안 점점 행동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워지는 걸 보니 바닷가와 참 잘 어울리는 카페다. 페페 이즈 굳은 상황이 나아지면 많은 것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가지 ‘스포’한다면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여러 종류의 술을 활용한 음료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주소 서울 광진구 뚝섬로 628 3층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지속 서울(JISOK)
지속 서울(JISOK)지속 서울(JISOK)지속 서울(JISOK)지속 서울(JISOK)지속 서울(JISOK)
견디다, 버티다는 뜻의 지, 계속하다는 뜻의 속. 카페 지속 서울은 환경과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지속 서울의 이야기를 진입장벽이 낮은 카페라는 문화 공간에서 풀어내기로 한 것. 지속 서울은 지구와 아이,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는 슬로건 아래, 이것들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방식이 무엇이고, 어떤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소비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테이크아웃 용기는 생분해가 가능한 것들을 사용한다. 이런 콘셉트로 운영하는 곳이라면 물론 이는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생분해가 가능한 테이크 아웃 용기가 일반 플라스틱 용기보다 훨씬 더 값이 비싸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이지만, 더 큰 뜻을 위해 비싸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에 박수 쳐 주고 싶다. 우유가 들어가는 음료라면, 아몬드 우유나 귀리 우유처럼 비건을 위한 옵션이 있고, 비건 재료를 사용해 구운 베이커리도 있다. 요즘 ‘노 키즈 존’으로 운영하는 공간도 있는데, 지속 서울에서는 아이들은 언제나 환영이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인테리어나 가구도 곡선의 것들을 많이 사용했고, 남녀 화장실 이외에 아이 전용 화장실도 있고, 대나무 섬유로 만들어서 깨지지 않는 친환경 식기까지 갖추었다. 그 외 지속 서울에서는 우리가 ‘지속’해야 할 것들에 대한 콘텐츠를 다룬다.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 브랜드 ‘오픈 플랜’과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재고 원단만 사용해 오가닉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했고, 서울 환경 영화제 상영작 중 한 작품을 선정해 지속 서울 내에서 무료 상영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빈티지 패션을 지속과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또한 마련했다. 빈티지 제품 편집샵 레우코즈와 협업해 빈티지 아에팀을 소비하는 것이 개인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옷을 소비하여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앞으로 내추럴 와인을 주제로 지속 서울의 시선을 담아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소 서울 광진구 동일로20길 20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라보리(Lavori)
라보리(Lavori)라보리(Lavori) 라보리(Lavori) 라보리(Lavori)
단독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라보리는 올 초여름 즈음 문을 열었다. 역시 집을 고쳐 만든 곳이라 그런지, 정겹고 편안하다. 예전에 아마도 방으로 사용하느라 나뉘었을 것 같은 공간 구획을 몇 곳은 그대로 살렸다. 빨강, 노랑, 초록의 색깔이 귀여운 원형 테이블(의자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이 놓여 있는 테라스도 귀엽다. 테라스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있어도 괜찮다. 라보리 카페는 총 세 개의 층이 있는데, 1층과 2층은 카페로, 옆 쪽 문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지하 1층은 라보리 카페 대표가 운영하는 가구 브랜드 typeC의 쇼룸이 있다. 카페 공간에 꼭 맞는 소파를 보고 ‘카페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소파를 전부 제작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typeC의 제작 가구를 라보리 카페 공간에 맞춰 놓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라보리 카페는 typeC의 제작 가구들을 만져보고, 앉아볼 수 있는 일종의 쇼룸인 셈이다. 지하 1층에 가면, 라보리 카페 대표가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하나 둘 사 모았다는 조명과 스피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던 때에 나는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긴 후, 한 층 아래로 내려가 천천히 가구와 소품을 구경했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카페 옆으로 난 주택가 골목을 따라 걸어 한강까지 걸었다. 한강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골목을 거닐다 한강을 보아도 좋겠다.

주소 서울시 광진구 동일로 26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에디터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