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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종석은 지난 2년을 '리셋=정화'라 말했다 Part.1

이종석은 지난 2년 동안 자신이 리셋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리셋은 아마 정화(淨化)에 가까울 것이다.

BYESQUIRE2021.01.20
 
 

RESET, READY, GO!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나서는 〈에스콰이어 코리아〉와의 화보가 처음인 거죠?
네. 화보도 인터뷰도 처음이고, 개인적으로도 첫 스케줄이에요.
첫 스케줄이에요? 좀 낯설었겠어요.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모델 출신이라 화보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첫 컷을 찍을 때는 정말 내가 몸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컷 나온 거 보니까 역시 모델이던데요.
뒤로 갈수록 좀 괜찮은 거 같긴 해요.(웃음) 정말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팬들도 2년 만에 저를 처음 보는 거잖아요. 그동안 10kg이 찌는 바람에 화보 촬영을 앞두고 며칠째 금식할 정도로 다이어트를 했어요. 이번 다이어트가 특히 힘들었던 게 요즘엔 운동을 못 하잖아요. 홈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으로 뺄 수밖에 없다 보니 뭔가 몸이 말리는 느낌이랄까요.
 
블랙 리나일론 재킷, 화이트 셔츠, 블랙 타이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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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무를 마치고 하고 싶었던 게 있을 텐데, 상황이 좀 어려워서 아쉽진 않아요?
특별히 그런 건 없었어요. 그전에도 특이한 여가 생활이 없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밖에 못 나가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좀 적은 편이죠.
사실 그동안 작품을 쉴 틈 없이 해와서 복무 기간이 오히려 휴식 같았겠어요.
그동안은 작품이나 활동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거든요. 복무하면서는 걱정을 좀 내려놔서 상대적으로 마음은 조금 편했죠. 주어진 일을 하면 되니까요.
어떨 때는 주어진 일대로만 하는 게 참 편하죠.
맞아요. 그게 확실히 마음은 편한 거 같아요.
특별히 기억나는 일은 없었나요?
제가 복지관에 있다 보니까, 사회복지에 관심이 생겼어요. 복무 중에는 사회복지 자격증을 따볼까 고민도 해봤고요. 현장에서 실무 120시간을 채워야 해서 불가능할 것 같아 포기하긴 했지만요.
꽤 여러 번 사회복지가 이슈가 되기도 했죠. 여러 복지사 분들이 “우리가 천사라는 그런 획일화된 선입견을 버려달라”라고 말하죠.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무조건 착하고 천사 같기만 한 줄 아니까요.
맞아요. 정확한 거 같아요. 사회복지사들 중에는 분명히 사명감을 갖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그분들을 ‘직업인’의 관점에서 봐야 하거든요. 복지사들의 마음은 모든 어려운 분들을 다 돕고 싶으시겠죠. 그러나 인력과 재원은 정해져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가끔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외치시는 민원인과 다툼이 생기기도 해요.
 
블랙 리나일론 재킷, 화이트 셔츠, 블랙 리나일론 팬츠, 블랙 스니커즈, 블랙 타이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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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민원인이 있어요?
제 경우엔 특이한 분이 있었어요. 복무 초반에 한 민원인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제가 출근하기 전에 항상 민원실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퇴근할 때까지요. 마치 제가 제때 출근해서 일을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려는 것 같았죠.
아! 전 종석 씨 얼굴이 복지니까 복지를 누리러 오셨다는 얘긴 줄 알았어요.
아녜요. 그건 감시였어요. 출근을 제대로 하는지, 일을 제대로 하는지. 뭐랄까 연예인 복무를 감시하는 사회의 야경꾼 같은 분이셨죠. 저 정말 열심히 했어요.
현장에서도 워낙 모범생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걸로 알아요.
저는 타고난 게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꼭 노력을 해야 해요.
무슨 말씀이시죠? (웃음) 타고난 게 모자라다뇨.
진짜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연기의 센스나 재능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뿐 아니라 어떤 직업군에서고 조직 안에 있는 일원들을 보면 ‘아 쟤는 진짜 일머리가 있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런 건 정말 타고나는 것 같아요. 저는 연기가 전문적인 제 일이고 제가 부족한 걸 아니까 많이 보면서 채우려고 노력하는 거죠.
 

 
복무 직전작인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의미가 깊었나 봐요. 인스타그램에도 여러 번 올렸어요. 특히 차은호 역을 맡고 ‘한 걸음 더 어른이 된 거 같다’ 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그동안 제가 한 캐릭터들은 판타지적인 측면이 강하거나 현실과는 조금 괴리감이 느껴지는 특별한 능력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차은호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이면서도 ‘어? 정말 이런 남자 주인공이 있다면 그게 판타지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마음이 가는 인물이었어요. 편견이 없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적인 배려심을 보이죠. 내가 이런 인간이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의 콘셉트가 판타지가 아니라 인물의 성품이 판타지였다는 거죠?
맞아요.
특별이 멋있다고 생각한 장면이 있나요?
어떻게 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 긴 세월 동안 강단이(이나영 분)를 마음 한편에 두고 살아온 거잖아요. 3회 엔딩쯤에 차은호가 힘든 날이나 슬픈 날에, 그리운 마음을 안고 강단이의 집 앞에 가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을 바라보다 돌아가는 장면이 나와요. 그런 사랑이 있기에 강단이가 이혼을 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어떤 탓도 하지 않고 안아줄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죠.
정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죠.
맞아요. 차은호는 강단이를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을 못 했죠. 그 상황에 강단이가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니까 질투는 나지만, 또 그 남자가 강단이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건 싫어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 때문에 마음 아픈 것조차 싫어하는 장면, 그런 장면이 참 좋았어요.
 
블랙 레더 재킷, 그레이 이너 재킷, 그레이 팬츠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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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정 작가님이 그런 장면을 정말 잘 쓰시죠.
네, 정말 로맨스의 대가세요.
작가님이랑은 친해요?
제가 너무 좋아해요. 복무 중에 한번은 작가님한테 ‘작가님 저 복무하는 동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돌아갈게요’라고 보냈더니 ‘뭘 좋은 사람이 돼. 그냥 편하게 살아’라고 답을 주시기도 했어요.
그거 되게 힐링이네요. 좋은 사람이 되려면 노력을 해야 하잖아요. 노력하지 말고 살라는 말이 이종석에겐 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예전 인터뷰를 보니까 자책하는 말이 되게 많더라고요. 팬들이 종석 씨 인터뷰를 읽고 심지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작품들, 영화라면 〈브이아이피〉, 드라마라면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보니 그만 자책해도 괜찮지 않나 싶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보다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강박처럼 캠코더를 보고 모니터를 100번씩 돌려 보던 시절이 있었어요. 다 내 탓으로 돌리니까 점점 더 괴로워졌던 거 같거든요. 이제는 좀 덜 해보려고 해요.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요.(웃음) 그동안은 ‘이게 자기 객관화다’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더 가혹하게 대했던 거 같아요.
 
화이트 셔츠, 블랙 리나일론 팬츠, 블랙 스니커즈, 블랙 리나일론 크로스백, 블랙 타이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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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자기 객관화란 말을 좀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봐요. 다 주관적이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중요한데.
맞아요. 그래야 하는데.
요즘도 본인 출연작을 그렇게 많이 봐요?
계속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보다가 최근 2년 사이에는 좀 줄었어요. 그래도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좀 봤던 거 같아요. 최근에 발견한 것도 있어요. 제가 대사를 치면서 음을 타더라고요.
특유의 인토네이션이 있다는 건가요?
네, 약간 멜로디처럼요. 다음 작품 때는 제가 또 음을 타지는 않는지 봐야겠더라고요.(웃음)
특유의 인토네이션이 있으면 그걸 완전히 없애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좀 강화해보는 전략도 좋을 것 같아요. 자기 걸로 만들면 그것도 캐릭터가 되니까요.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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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고동휘
  • FEATURES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안주영
  • STYLIST 김정미
  • HAIR 이민
  • MAKEUP 강미
  • ASSISTANT 이하민/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