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올해 여름의 패션 제안, '휴양지의 대부호' 룩

길고 요란한 여름을 위해 새로운 색으로 옷장을 채워보자.

BYESQUIRE2021.06.02
 
 

CHANGE THE PALETTE!

 
카사블랑카.

카사블랑카.

색채를 잃은 시대에 대한 저항인 걸까? 올여름 맨즈 웨어 컬렉션에는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감돈다. 실크와 가지각색의 패턴, 그리고 의도된 색상의 부조화까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새콤한 리큐어를 잔뜩 곁들여 먹는 휴양지의 점심 식사를 떠올리게 하고 말이다.“제 스스로는 트랙슈트 착장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 에드워드 크러칠리가 말했다. 그가 입은 핸드페인팅이 들어간 오가닉 실크 셔츠는 느슨한 분위기를 내지만 펑퍼짐하고 늘어지는 옷과는 정반대 지점에 있다. “컬러와 패턴은 제 작업의 핵심이에요. 오리지널 그래픽만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에 고유한 개성이 깃들죠. 뉴트럴 컬러의 바탕에 밝고 선명한 녹색을 배치하는 식으로 과감함을 추구하기도 하고요.” 그는 ‘기왕 밝게 갈 거면 끝까지 가보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스테판 쿡.

스테판 쿡.

온라인 쇼핑몰 매치스패션의 남성복 세일즈를 총괄하는 데미언 폴도 이런 흐름에 동감했다. “이번 시즌에는 희망적인 분위기를 내는 옷차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보는 순간 미소 지어지는 옷들을 받고 싶고요.” 그는 다가오는 시즌에 월터 반 베이렌동크, 스테판 쿡, 디 엘더 스테이츠맨, SMR 데이즈 등의 브랜드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자기 표현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건 분명해요.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의 영향도 있는 거죠.”
 
월터 반 베이렌동크.

월터 반 베이렌동크.

팬데믹이 한창 때 출범한 브랜드 SMR 데이즈는 리조트 웨어를 화려하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시대의 휴가지 패션인 셈이다. 인도의 로컬 장인들이 손으로 만든 제품들에는 칸타 자수, 반다니(인도 전통 천연 염색법), 블록 날염 등 전통 기법이 두루 들어갔고, 그에 어울리는 주황, 노랑, 옅은 세이지 그린 등의 색상이 채택되었다. “팬데믹이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현대인의 삶에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었잖아요. 계절이나 직장의 분위기에서 오는 제약도 점점 느슨해지고 있었고요. 저희가 만들고 싶었던 것도 그런 유연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옷이었죠.” SMR 데이즈 공동설립자인 가우탐 라자니의 설명이다. “올여름에는 우리 모두 좀 더 긍정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색깔이나 형태로 표현해도 좋고, 자신이 익숙해진 스타일을 벗어나보는 것도 괜찮겠죠.”
 
에드워드 크러칠리.

에드워드 크러칠리.

이런 새로운 흐름에는 물론 ‘밤놀이 셔츠’도 포함되어 있다. 생로랑과 지방시의 셔츠나, 리비에라 해안가의 경박한 측면을 파리와 접목한 듯한 카사블랑카의 셔츠. 특히 카사블랑카의 셔츠는 기분 내키는 대로 신용카드로 요트라도 살 듯한 호사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대담한 프린트와 긴 소매, 그리고 쿠반 체인 목걸이를 뽐내기에 좋도록 깊게 파인 네크라인까지. 이번 시즌 더 밝고 선명해진 건 남성용 주얼리도 마찬가지다. 해튼 랩스와 블루 번햄은 반지와 팔찌, 목걸이 등의 주얼리에 재활용한 스털링 실버와 무지갯빛 사파이어를 세팅했다. 정리하자면, 올여름 우리는 휴양지의 부호처럼 입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마이애미의 별장으로 도피해 가벼운 탈세 혐의의 기소 여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물론 실제로 마이애미에 가기는 어렵겠지만, 대신 여름마다 마이애미에서 기승을 부리는 말벌 같은 걸 걱정할 필요도 없다. 옷장 앞에서 기분만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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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오성윤
  • WRITER Finlay Renwick
  • TRANSLATOR 오태경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