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가을의 맛을 담은 멸치국수 맛집 4

멸치국수가 생각나는 걸 보니 가을이 오긴 온 모양이다.

BY남윤진2021.10.01

가람국시

가람국시가람국시가람국시
국수의 방언인 ‘국시’는 어쩐지 같은 말이라도 괜스레 더 맛깔나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가람국시의 전통식 붉은 벽돌 건물 외관은 가게가 자리한 강남 논현동, 그 지역 특성과 상관없이 옛 시골 할머니의 손맛을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기운을 지녔다. 정갈한 한정식집을 찾은 것 같은 널찍한 내부는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로 늘 북적이며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특히 진하고 깊은 멸치육수 맛이 일품인 이곳의 멸치국수는 가느다란 면 대신 넓은 면발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하다. 처음 보는 이는 조금 낯선 모습에 당황스러워하면서 ‘이건 칼국수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가람국시의 또 다른 대표 메뉴는 다름 아닌 소고기 칼국수다. 이로써 멸치국수임이 분명한 것으로 밝혀진 국수의 면발을 한 젓가락 먹어보면, 오히려 부드러운 식감을 전하는 색다른 멸치국수의 매력에 빠져 새로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깻잎무침을 곁들여 각각 다른 맛의 조화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장모님멸치국수

@2_jakkaya(ijakkaya.tistory.com)@2_jakkaya(ijakkaya.tistory.com)@2_jakkaya(ijakkaya.tistory.com)
맛집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유심히 들여다봐야 하는 몇 가지 단서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위치’인데, 시장 근처에 자리한 가게라면 일단 유력한 진짜 맛집 후보임에 틀림없다. 망원시장과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장모님멸치국수는 입구에서부터 따로 병에 담아 판매 중인 멸치육수가 단숨에 기선을 제압한다. 아주 작은 내부 규모에도 꾸준히 사람들은 이곳의 국수를 떠올리며 찾아와 단골손님 역할을 하고, 다소 번거로운 셀프 운영 방식임에도 직접 주문을 한 뒤 음식을 가져와 반납하는 일까지 모두 기꺼이 해낸다. 의아할 법도 한 장모님멸치국수의 인기 비결은 두말할 것도 없이 멸치육수다. 코끝을 자극하는 멸치국수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구수한 육수 향에 홀려 국물 먼저 한 모금 들이켜게 된다. 입맛을 돋우는 딱 적당히 짭조름한 국물을 맛보고 난 뒤로는 푸짐한 양조차 잊은 채 누구든 금세 사발 하나를 뚝딱 비워내고 만다.  
 

소문난멸치국수

@mingming.eat@mingming.eat@mingming.eat
꽤 유명한 국숫집들이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조합, 바로 ‘김밥과 멸치국수’다. 분식 같기도, 술안주 같기도 한 두 음식의 조합은 공릉동 국수 거리에 있는 소문난멸치국수의 소문을 더욱 널리 퍼지도록 돕는다. 소담스럽게 싼 옛날식 김밥을 하나 집어 입에 넣은 다음, 큼직하게 썬 파와 청양고추가 든 멸치국수를 한 젓가락 크게 집어먹으면 그야말로 행복이 이런 게 아니겠는가 싶다. 속을 달래주는 뜨끈한 멸치국수 국물은 배가 고픈 이에겐 한층 든든한 끼니가 되어주는 반면, 집으로 포장해와 혼술을 즐기려는 이에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안줏거리가 되어준다. 김치와 단무지가 들어가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비빔국수, 손맛이 느껴지는 수제비 또한 놓칠 수 없다.  
 

필동멸치국수

@ssshpark@ssshpark@ssshpark@ssshpark
워낙 유명한 필동면옥 탓에 ‘필동’ 하면 대부분 평양냉면부터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필동멸치국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필동 대표 맛집 중 하나다. 언뜻 보기엔 잔치국수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곳 멸치국수의 특별한 점은, 여느 멸치국수집들과는 달리 살짝 칼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나는 진한 멸치육수의 국물 맛이다. 가게에서 직접 빚어 만든 손만두까지 주문해 펄펄 김이 오르는 두 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먹어보면, 뒤늦게서야 왜 메뉴판에 온갖 주류가 쓰여있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될 테다. 쫄깃한 면발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탱탱해 입 안 식감을 더욱 즐겁게 해주고, 아직 다 마시지 않은 소주 한 병의 취기조차 씻겨 내려가게 하는 개운함이 해장음식으로도 손색없다.
 
 
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