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외계인이 정말 있는지 궁금하다고?

미국국가정보국이 발표한 ‘미확인 공중 현상’에 대한 보고에 관하여.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지금 읽으면 딱 좋을 최고의 이야기. 사무실로 돌아가 모니터로 읽기 좋은 이야기.

BYESQUIRE2021.10.03
 
 

지적 외계 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당신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들.

 

통계적으로 말하면 우주에서 우리가 유일한 생명체일 가능성은 아주 낮다.

데이비드 프레이버 미 해군 중령은 2004년 태평양에서 전투기를 조종하다가 이상한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물 위를 맴돌고 있었는데, 물을 강력하게 휘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잠시 후 그 물체는 놀랄 만한 속도로 전투기에서 멀어졌다. 2015년, 다른 해군 파일럿은 대서양에서 낮은 고도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그는 무전기에 “젠장, 저게 대체 뭐야?”라고 말했다. 아마 당신이 그 광경을 목격했더라도 같은 말을 내뱉었을 것이다.
 
〈컨택트(Arrival)〉에서는 외계 생명체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가지고 지구에 착륙한다. 문제는 그들이 인간의 언어 체계와 의식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차원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은 그들과 의사소통하는 데에 성공한다.

〈컨택트(Arrival)〉에서는 외계 생명체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가지고 지구에 착륙한다. 문제는 그들이 인간의 언어 체계와 의식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차원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은 그들과 의사소통하는 데에 성공한다.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머리 위 하늘이 가진 의미를 탐색하며 내내 해온 생각 역시 “저게 뭘까”가 아닐까? 이러한 오래된 궁금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전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말이다. 지난여름, 미국국가정보국(ODNI)은 고대해오던 이 ‘젠장, 저게 대체 뭐야?’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파일럿들이 2004년과 2015년에 마주쳤던 UFO들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144건의 UFO 목격 사례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실려 있지 않았다. 아무튼 요점은 다음과 같다. 1) 미국국가정보국은 그 물체들을 UFO(미확인 비행 물체)가 아닌 UAP(미확인 공중 현상)라고 부르길 원한다. 2) 그것들은 외계인이 아니다. 미국국가정보국이 발표한 보고서는 외계에 대한 수많은 추측을 종식시키긴커녕 오히려 궁금증을 키웠다. 보고서를 읽고 나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거대한 우주에 과연 인간만 존재할까?
외계인은 정말 있을까?
 
이 질문에 ‘네’ 혹은 ‘아니요’라고 분명하게 답해줄 과학자는 전무하다. 역사가이며 과학 인류학자이고, 유명 싱크탱크 ‘베르그루엔 연구소’ 회원인 클레어 이사벨 웹은 이런 식으로 답한다. “우리가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들, 최근 30년간 태양계 외 행성들이 대거 발견된 사실들과 온갖 특이한 생명체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하는 지구상의 ‘괴상한’ 생명체들에 기반해 보면, 과학자들은 이제 외계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 태양계 안에 있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응, 우리는 외계 생명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라는 말이다.
 
당신이 이 소식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희망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외계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동 반사로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가 하나 있다. 우주 속에서 오랫동안 외로웠던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에 대한 온갖 추측을 만들어냈는데 크고 검은 눈을 지닌 회색 피부의 얼굴, 긴 덩굴 같은 손가락, 기분 나쁘게 생겼지만 친절한 존재, 고도로 지적인 생명체 같은 것들 말이다. 현명하고 친절하게 선진 문명을 공유해주는 너그러운 존재들일 거라고 기대한다. 195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미스터리 시리즈 〈환상 특급〉부터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경우는 ‘이타적인 외계인’이다. 반면 사악한 외계인도 있다. 공감 능력이 없고, 지구를 식민지로 삼아 인간을 몰아낼 준비가 된 존재들이다. 사실 어떤 외계 생명체를 상상하더라도 그 결과는 보통 인류가 지닌 메타포의 변형 또는 발현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우리와 닮은 지적 생명체를 찾고 있다. 인간의 지각 능력으로 알아볼 수 있는 특질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웹은 외계인(alien)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방인을 가리킨다고 지적한다. “인식할 수는 있지만 누군지는 모르는 누군가를 가리킨다.” 대화할 수 있는 존재 혹은 인류 문명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존재를 찾고 싶어 한다. 이웃을 찾고 싶어 하는 욕망이 최근 부쩍 커진 것은 어쩌면 전 인류가 구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스스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바라는 것과 같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산림 화재가 오리건의 숲 40만 에이커를 태웠고 그 연기가 뉴욕까지 날아가 태양빛을 가렸다. 동시에 아마존의 창립자 베이조스는 지구를 탈출(?)해 우주로 여행을 떠났다.
 
칼 세이건. 영화 〈컨택트(Contact)〉는 세이건이 1985년에 쓴 소설을 기반으로 했다.

칼 세이건. 영화 〈컨택트(Contact)〉는 세이건이 1985년에 쓴 소설을 기반으로 했다.

우리가 외계인을 알아볼 수 없다면 어떨까? 생각하는 것과 같은 형태의 존재가 아닐 수도있다.

그러므로 ‘우주의 생물이 우리뿐일까?’보다 더 나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을까?’일지도 모른다. 어느 행성에 푸른 피부의 인간이 있다는 게 확실해지면 외로움이 덜어질까? 고래나 무당벌레가 잔뜩 있는 행성, 나무와 새 같은 생물들만 있는 행성을 발견하면 외로움이 덜어질까? “그런 것들이 우리가 SF 영화에서 얻는 만족을 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천문학, 천체물리학 교수이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외계 지성 센터 디렉터인 제이슨 라이트의 말이다. 조디 포스터가 출연한 1997년 영화 〈컨택트(Contact)〉에서조차 영화 속 외계인은 인간과 만나 교류하기 위해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변신했다.

 
만약 외계인을 알아볼 수 없다면 어떨까?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다. 모든 방향으로 계속 전파를 보내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로봇이 보낸 신호를 인류가 감지한다면 그건 외계인이 연락을 보냈다고 결론 내려야 할까? 지성에 대한 정의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것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지구인들의 편견을 극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인간이 외계 생명체를 찾아내는 데에는 여러 걸림돌이 있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를 생각해보자. SETI라는 약자가 눈에 익다면, 아마 영화 〈컨택트(Contact)〉 때문일 것이다. 1984년 질 타터(조디 포스터가 〈컨택트〉 에서 연기한 캐릭터의 원형이었던 실존 인물)와 토머스 피어슨은 지적인 생명체를 찾는 기관인 SETI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들은 지적인 생명체라고 간주할 만한 생명체를 찾는 걸 목표로 했다. 인간이건 고래건 상관없었다. NASA도 비슷한 연구를 1980년대에 진행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태양계 안의 미생물을 찾는 데 쏟았다. 그것도 가치 있는 일이긴 하나 여기선 잠시 논외로 하겠다. 미생물을 지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걸 받아들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SETI는 문명화된 집단을 찾고 있다. 수십 광년을 뛰어넘어 감지 가능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닌 문명 말이다. 아주 힘든 일 같지만, 사실 우린 항상 그러고 있다.
 
라이트의 말이다. 롤링 스톤스와 비욘세의 음악을 우주로 내보내고 있는 것 말고도 거의 모든 TV 전파가 우주로 나간다. 과학자들은 이런 전자기 신호를 ‘테크노시그너처(Technosignature)’라고 부른다. 우리가 지구에 존재하며, 상당히 요란한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 우주에 떠들고 있는 셈이다. 다른 항성계에 “어이, 우리 여기 있어!”라는 신호를 의도적으로 많이 보내지는 않았지만, 꽤 오래전부터 우리의 존재를 전 우주를 상대로 방송해온 것은 맞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전까진 전파를 우주로 보내는 게 그들과 연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다른 문제도 있다. 우리의 메시지가 닿을 무렵 외계인은 이미 멸종되어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다. 진화 과정에서 한 종이 스스로를 완전히 제거해버리는 것을 ‘그레이트 필터’라고 한다. 기후변화와 파괴적인 대규모 핵전쟁에 의한 자멸 현상이 그 예다. 우리가 지적 생명체를 찾는다면, 그 역시 그레이트 필터를 거치고 살아남은 것이어야 한다. 물론 인류도 아직 그레이트 필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더 먼 우주로 가거나 무한한 수명의 로봇을 만드는 기술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선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질 타터와 나사의 래리 웹스터.

질 타터와 나사의 래리 웹스터.

구원자들은 존재할까?
 
현재 외계 생명체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뒤집어 말하면 살펴볼 만한 구석이 매우 많이 남았다는 의미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기대했던 방향대로 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제 막 위대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라이트의 말이다. 〈컨택트(Contact)〉에서 훗날 SETI 과학자가 될 여자아이가 아버지와 여러 행성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른다. “아빠, 다른 행성에도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빠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만약 우리뿐이라면, 그건 엄청난 공간 낭비일 것 같구나.”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색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귀중함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광활한 우주에 인간만 홀로 있다는 건 고립되었다는 뜻으로 들리며 이는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하계만 2조 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지적인 존재가 인간밖에 없을 리는 없다. 그렇게 거대한 우주 속에서 인류라는 종이 다른 종을 찾아 나설 만큼 진보했다는 건 특별하지 않은가? 별들 간의 거리 때문에 우리가 신호를 듣는다 해도 대화(메시지 해석과 뭐라고 답해야 할지의 사소한 문제)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참을성이 필요한 대화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통계에 입각한다면 ‘여기엔 우리뿐일까?’라는 의문을 품을 기술적으로 발달된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가 인간밖에 없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는 잔뜩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파를 사용할 줄 아는 생명체가 있다 해도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새로운 지적 생명체에 대한 탐색이 지구 내에서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체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건 위험하지만 흥미로운 일이다. 누군가는 UFO, 아니 UAP에 대한 과학자들의 집착을 그저 웃어넘길 수도 있지만 그들의 수고는 단지 우주에서 어떤 신호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인류 스스로에 대한 깊은 탐구이기도 하다. 미지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이 우리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더 우주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Keyword

Credit

  • WRITER shannon stirone
  • TRANSLATOR 이원열
  • PHOTO 셔터스톡/ 게티이미지스코리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