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돼지 동그랑땡 맛집 4

돼지 동그랑땡. 누군가에겐 생소할 수도 있겠다. 머릿속에 처음 떠오르는 동그랑땡의 이미지와 위의 사진은 매칭이 되지 않으니. 여기서 말하는 ‘동그랑땡’이란 돼지 등심을 동그랗게 말아 냉동한 후 적당한 두께로 썰어낸 모양이 마치 ‘동그랑땡’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 고추장 베이스의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대부분 냉동 돼지고기를 사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예로부터 아는 사람만 안다는 소주의 단짝 서울의 동그랑땡 맛집 네 곳을 소개한다.   
 
북창동 먹자골목 초입에서 3대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50년 전통의 삼성빨간양념숯불구이. 새빨간 양념을 발라 내어주는 냉동동그랑땡과 더불어 꼼장어 뿐만 아니라 생고기소금구이 등을 판매하고 있다. 기본 찬으로는 쌈 채소와 마늘, 된장국, 물김치 등을 내어주는데 물김치가 아주 별미다. 술을 마시면서 해장을 함께하는 느낌이 들 정도. 고추장 소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호불호 없는 맛을 자랑하고 은은하게 풍기는 탄 맛과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이 매력적인 곳. 두툼한 생고기로 시작해 동그랑땡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광장시장 안에 위치한 오라이등심. 새빨간 양념 옷을 입고 산처럼 쌓여 나오는 이곳의 동그랑땡은 매일 아침 마장동에서 배달받는 생고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숯불에 직화로 구워 먹기에 신경을 조금만 쓰지 않아도 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맵지도 않고 달지도 않은 마성의 빨간 소스, 참숯에 직화로 구워 은은하게 풍기는 불맛까지. 먹다 보면 밥공기는 물론이고 술병이 빼곡히 쌓여가는 곳. 기본으로 나오는 동치미와 후식으로 나오는 단호박식혜 또한 이곳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광장시장에서 빈대떡 등 다양한 후식을 사와서 먹을 수 있는 것 또한 오라이등심의 장점 중 하나.  
 
 
북창동 먹자골목 옆에 위치한 동굴집. 53년 전통으로 ‘동그랑땡’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동굴집보다 먼저 오픈한 곳이 있었지만, 현재는 동굴집만 영업하고 있다고 한다. 동굴집의 돼지등심양념구이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양념을 발라 내어준다기보다양념에 푹담겨 나오는데 소스를 계속 발라가며 고기를 구워내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북창동의 동그랑땡 맛집 중 가장 노포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저렴한 가격에 2차로 방문해 술 한 잔 기울이기도 좋은 곳.  
 
 
1973년에 개업, 곧 49주년을 맞이하는 오랜 전통의 노포 맛집 남매집. 시청역 7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돼지고추장구이’ 하나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곳이다. 메뉴는 돼지고추장구이와 꼼장어 단 두 가지. 남매집의 비법 소스는 주문 즉시 매번 새로 만들어 내어주는데 신선한 과일과 채소, 6년근 인삼까지 들어가 있어 새빨간 색깔에 비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고 달큰한 맛을 자랑한다. 위에 소개한 삼성빨간양념숯불구이와는 바로 옆에 붙어있는데 두 가게 모두 북창동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