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의 여행 애호가가 꼽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여행의 기억' part.2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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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의 여행 애호가가 꼽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여행의 기억' part.2

해외여행의 경험이 마치 전생의 기억처럼 흐릿해진 시대. 다만 그 부연 안개 속에서도 불쑥불쑥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10명의 여행 애호가에게 여행의 기억에 대한 질문 10개를 던졌다.

오성윤 BY 오성윤 2022.04.11
 


QUESTIONS
1- 가장 그리운 여행지는?
2- 가장 기억에 남는 경로는?
3- 가장 그리운 음식은?
4- 가장 기억에 남는 술은?
5- 가장 그리운 숙소는?
6-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액티비티는?
7- 가장 좋았던 관람 공간은?
8- 가장 좋았던 풍경은?
9- 가장 큰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 장소는?
10- 가장 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정훈 (건축가, 조호건축 소장)
1- 유학 시절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 산재해 있는 카를로 스카르파의 작품들을 순례하듯 답사했었다. 그의 젊은 시절 작업부터 노년의 작업까지 한 건축가가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들을 보면서 장소가 디테일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 사람을 경배하기 위한 시간 여행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결국 나에게 큰 가르침을 준 여행지였다.  2- 핀란드 알바 알토 건축 투어의 행로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평원의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도시 사이의 거리가 멀어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무한한 수평성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이마트라의 부오크세스니카 교회를 찾아가던 경로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3- 일본 가나자와에 있는 스기노이 호나미 레스토랑의 가이세키. 미슐랭 2스타를 자랑하는 곳으로, 가이세키 요리의 결정판이라 생각한다. 소박하고 단순한데 품위가 넘치는 디테일과 신선한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칡분으로 만든 구즈키리에 흙설탕 시럽을 곁들인 디저트의 풍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5- 프랑스 리옹 근교에 위치한 르코르뷔지에의 라투레트 수도원. 내가 평생 여행하며 머문 곳 중 아마도 가장 작고 소박한 공간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건축적으로, 종교적으로. 수도사의 마음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지 않을까. 6- 페터 춤토르가 설계한 발스 온천장의 ‘사일런스 배딩’. 저녁 시간 온천 때는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소똥 냄새가 가득한 외부 노천탕에서 물과 돌이 만나는 그 감성은 너무나 감미로웠는데, 사람들 모두 소리를 내지 못하니 그 감동을 오직 표정으로 표출할 뿐이었다. 노천탕 가득 채워진 조명 빛과 서로 미소 지으며 마주치는 그 시선들이라니. 7- 모스크바의 푸시킨 미술관. 인상주의 회화 컬렉션이 빼어나 파리와 런던에서도 보지 못했던 드가, 르누아르, 반 고흐의 걸작들이 즐비했다. 기대 이상의 명작으로만 구성된 알찬 공간. 8- 런던 프림로즈힐. 리젠트 파크 북쪽에 위치한 78m짜리 언덕이다. 런던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데, 너무나 소박한 장소이기에 오히려 감동적이다. 특히 해 질 녘 뷰가 백미로, 윌리엄 터너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9-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역사적 공간과 인간적인 스케일의 도시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고풍스러운 골목길과 세련된 내부 공간들로 이루어진 번화가는 시간의 켜가 만든 도시의 단면을 보여준다. 적당한 도시 밀도와 아름다운 풍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상적인 도시로 기억한다. 10- 스위스 베른의 한나 가족. 길에서 만난 낯선 여행객을 흔쾌히 초대해 저녁 식사는 물론 숙박까지 대접해줬다. 평범한 스위스 중산층 가족이었는데 건축물을 답사하는 게 취미라고 했고, 어지간한 건축가보다 더 많은 곳을 가본 듯했다. 유럽 사람들의 건축에 대한 안목에 새삼 놀랐고 당시 내게 많은 용기를 준 분들이다. 언젠가 한번 다시 만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일본 가나자와의 스기노이 호나미 레스토랑. ⓒ이정훈

일본 가나자와의 스기노이 호나미 레스토랑. ⓒ이정훈

 

 
한태민 (샌프란시스코마켓 대표)
1- 나에겐 역시 피렌체다. 최근에도 다녀오긴 했지만, 피렌체의 아침 공기만큼 그리운 건 없는 것 같다. 2- 20여 년 전에 자동차로 피렌체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 운전해서 간 적이 있다. 눈에 익은 이탈리아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스위스의 아름다운 산악 지역이 나오고, 또 알자스 지역의 와인가도가 나타났던 기억이 난다. 특히 리크위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먹고 마신 순간은 잊을 수 없다. 3- 피렌체 시내의 작은 식당인 트라토리아 소스탄자는 단연 나의 최애 식당이다. 3대에 걸쳐 운영하는 이 식당에서는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아티초크 튀김이 올라간 오믈렛과 과연 이게 닭 가슴살이 맞나 의심이 드는 버터 닭가슴살을 꼭 시켜야 한다. 4- 토스카나 서해안에 위치한 피에트라산타에는 많은 예술가가 산다. 도시 규모에 비해 럭셔리한 공간들이 넘쳐나는데, 그중에서도 이노테카 마르쿠치에서의 와인을 잊을 수 없다. 백과사전 두께의 리스트와 완벽한 보관 상태, 그리고 오너의 선친 때부터 모아온 와인은 그야말로 감동이다. 초여름 저녁에 맛본 뫼르소와 뮈지니는 그야말로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5- 잊을 수 없는 숙소 역시 피에트라산타에 위치해 있다. 호텔 피에트라산타.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가 호텔 주인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할 만큼 온갖 작품의 향연을 보여주며, 객실들도 정말 아름다웠다. 떠날 날이 다가오는 게 너무 아쉬워 새벽에 잠을 이룰 수 없었을 정도. 6- 이탈리아 북부의 베로나에서는 여름마다 야외 아레나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 뜨거운 공기가 시원해지는 저녁 무렵 그곳에 앉아 자코모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다시 보고 싶다. 날이 아무리 더워도 재킷과 모자를 단정히 쓰고서. 8- 피렌체 남동쪽 경계의 언덕엔 13세기에 지어진 아름다운 성이 있다. 10개 남짓한 아름다운 객실을 가진 벨로스구아르도라는 호텔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피렌체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다. 특히 여름철에 야외 수영장에 앉아 있으면 피렌체 시내가 다 내 것인 듯하다. 호텔 뒤쪽에는 비밀스러운 정원이 있고 호텔 주인은 그 정원 너머에 살고 있으니, 어떨 때는 그가 참 부러워진다. 9- 빌라레나는 토스카나 중심부의 산 정상에 있는 아주 조용한 호텔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이 유기농 재료로만 요리를 하고 젊은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할 수 있게 작업실 공간도 마련해놓았다. 그곳에 있으면 바깥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각도 안 날 정도로 평화롭다. 10- 일본 오카야마의 코지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데님을 잘 만드는 마을이다. 신선한 생선과 맛있는 우동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데님 공장 베티스미스의 오지마 씨는 나에게는 인생의 선배라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늘 싱거운 농담을 하는 영락없는 아저씨지만 데님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얼른 다시 만나뵙고 함께 맥주를 마실 수 있기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호텔 빌라레나 주변 산책로. ⓒ한태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호텔 빌라레나 주변 산책로. ⓒ한태민

 

 
최민석 (소설가, 뮤지션)
1- 포틀랜드는 참 이상한 도시다. 이 도시에 대한 소문이 무성해 호기심을 품고 방문했을 때는 ‘생각보다 시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돌아오니 계속 생각난다. 마치 쇼핑하러 갔다가 맘이 안 내켜 돌아왔는데 자려고 눈감으니까 계속 떠오르는 물건처럼. 2- 마르세유에서 시작해서 엑상 프로방스와 고르드를 거쳐 아를까지 가는 이른바 ‘프로방스 드라이브 여행’을 한 적이 있다. 풍요로운 포도밭, 보랏빛 라벤더밭, 계속 이어지는 프랑스 정원의 행렬은 그야말로 일상 탈출의 경험을 선사했다. 3- 베를린을 미식 도시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베를린 도심에 있는 하야트 호텔의 복스 레스토랑 겸 바는 특유의 정제된 분위기 덕분에 종종 생각난다. 맥주만 마셔야 할 것 같은 이 도시에서 미식을 탐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4- 가깝게 지낸 일본인 친구가 가마쿠라에 살았다. 〈슬램덩크〉의 바로 그 도시. 현지인들의 맛집이라고 데려간 작은 선술집은 고작 여섯 명이 앉으면 꽉 차는 곳이었다. 다들 옷은 벽걸이에 걸고 가방은 발밑에 두고 마셨다. 그 집의 청주는 주인장 말대로 “세카이데 사이코(세계에서 최고)”였는데, 망해버려서 너무 아쉽다. 5- 터키 카파도키아에 동굴 숙소가 있었다. 예전 로마 황제의 핍박을 받은 그리스도 교도들이 동굴 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생활했듯이, 그렇게 묵는 곳이었다. 동굴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침대를 놓고 지중해식 식사도 하는 곳이었는데, 이제껏 가본 50여 개국 숙소 중 가장 개성 넘쳤다. 6- 아일랜드는 그야말로 음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나라였는데, 특히 코크의 한 재즈 바에서 본 빅 밴드의 라이브 공연은 잊을 수 없다. 고작 서른 명 남짓한 재즈 바 손님들을 위해 스무 명 가까이 되는 빅 밴드가 정성스레 공연하는 모습이라니! 8- 네팔과 부탄 쪽에서 각각 히말라야를 멀찍이 떨어져서 봤다. 산에 오를 기회는 없었지만 그것대로 만족했다. 높은 산일수록 멀리 떨어져서 봐야 그 아름다움을 한눈에 느낄 수 있으니까. 9- 외국인 입국자 수까지 제한하며 자기들의 정체성을 지키는 부탄. 그 고요한 나라에서도 고요한 시골 산장에서 묵으니, 어쩐지 지구의 조용한 한 귀퉁이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장작불을 지피는 방에 묵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10- 베를린에 석 달 체류하며 어학원을 다녔다. 나는 겸사겸사 독일어를 배워두려 했는데, 그곳에 온 유럽의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모국에 일자리가 없어 독일에 온 것이었다. 자기 삶이 각박하고, 그들도 베를린에서 이방인이었는데, 유럽이 낯선 내게 인도자 역할을 해줬다. 아직도 고맙고 생각이 난다.
부탄의 한 시골 산장. ⓒ최민석

부탄의 한 시골 산장. ⓒ최민석

 

 
신예희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1- 태국, 콕 집어 방콕. 코로나를 겪으며 욕구가 무척 심플해졌다.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꼭 가야 하는 곳만 간다. 차 떼고 포 떼고 나니 여행 1순위는 방콕이 되었다. 대도시의 편리한 인프라, 깊고 푸른 자연, 화려하고 우아한 전통 예술, 다채로운 맛과 향이 가득한 그곳. 기다려 방콕! 2- 스리랑카 캔디와 누와라엘리야를 잇는 한없이 느린 기차 여행. 언제나 만석이고, 사방에서 싱할라어와 타밀어, 영어로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고, 열차 안에서 파는 매콤한 병아리콩 튀김 냄새가 뭉게뭉게 떠다닌다. 무엇 때문인지 유리가 빠져 있는 창틀 너머로 아름다운 숲의 풍경과 함께 벌레도 따라 들어온다. 이 상태로 4시간, 오감이 도에 지나치게 깨어나 피곤하다. 그럼에도 가끔 희한하게 그립다. 3- 터키 디저트 체인점인 하피즈 무스타파 1864의 이스탄불 탁심 광장 지점. 근처에 집을 빌려 두 달 가까이 머물며 거의 매일같이 찾았다. 아침엔 터키 전통 아침 식사를, 오후엔 진한 터키 커피나 차이(홍차)와 함께 달콤한 터키 디저트를 먹었다. 특히 에크메크 카다이피는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노벨 디저트상을 줘야 한다. 시럽에 촉촉이 적신 빵 푸딩에 진하고 부드러운 카이마크 크림을 얹어 먹으면 없던 종교도 생길 것이다. 5- 말레이시아 페낭 조지타운에서 묵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이 지역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의 식민 지배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콜로니얼 양식의 건물이 가득하다. 내 숙소도 그랬다. 손님은 나뿐이었고, 주인 부부는 갓 태어난 아기가 울어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전혀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일주일가량 머물며 내내 책을 읽고, 잠을 실컷 잤다. 7- 스페인 마드리드의 소로야 미술관. 화가 호아킨 소로야가 살았던 저택을 고스란히 재단장한 미술관이다. 스페인의 하늘과 태양과 바다와 들판,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 한가득 담긴 그림이 집 안 곳곳에 걸려 있다. 그곳에 가본다면 분명 누구나 소로야를 사랑하게 되리라. 8- 포르투갈 포르투는 높낮이 차이가 꽤 큰 언덕 지형인데, 맨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도루강을 만나게 된다. 처음 이 도시에 도착한 날, 멍하니 발길 닿는 대로 산책을 하다 갑자기 아름다운 강변이 눈앞에 펼쳐져 ‘헉’ 하고 놀랐더랬다. 9- 불가리아의 릴라 수도원은 빽빽한 침엽수 숲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불가리아 독립운동의 본거지였고, 터키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후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맨손으로 하나하나 보수했다. 두껍고 묵직한 나무 문을 밀며 수도원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 조금 전까지 귀를 때리던 세찬 계곡물 소리가 신기하게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10-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과 홍콩을 여행하며 인연을 맺은 이들. 잔잔한 일상이 담겼던 SNS에 언제부턴가 시위 현장의 모습과 캐치프레이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연락도, 흔적도 끊겼다. 내 상상이 그저 상상이기를 바란다.
하피즈 무스타파 1864 이스탄불 탁심 광장 지점의 에크메크 카다이피. ⓒ신예희

하피즈 무스타파 1864 이스탄불 탁심 광장 지점의 에크메크 카다이피. ⓒ신예희

 

 
홍종희 (틱톡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1- 이탈리아 엘바섬. 매일 아침 지도를 펴고 섬의 수없이 많은 해안가 중 하나를 골라 비치 호핑을 떠나곤 했다. 밤이면 광장에서 특산물 요리에 와인을 곁들여 마시고, 야외 댄스홀에서 어르신들의 댄스를 구경하거나 퀸 커버 밴드의 공연에서 신나게 떼창을 하기도 했다. 걱정 하나 없던 여름휴가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2- 인도 기차. 정확한 경로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 시간 동안 철로에서 소와 사람들 사이에 뒤섞여서 오지 않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간신히 탄 후에는 기차가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하더니, 결국 예약해둔 호텔의 다음 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4- 런던에 살던 친구가 런던에 여름이 오면 무조건 마셔야 하는 국민 칵테일이라면서 소개해준 핌즈. 핌즈 토닉에다 오이, 레몬, 딸기, 진저 에일 등을 섞어 얼음 넣고 민트를 꽂아 휘적휘적했을 뿐인 것 같은데, 햇살 가득한 야외 펍에서 마셔서 그런지, 왜 그렇게 맛있던지. 그 후로는 여름의 런던에 당도하면 무조건 핌즈부터 외쳤다. 5- 이탈리아 코모호수의 빌라. 지역 유지의 큰 빌라를 빌려 회사에서 워크숍을 했었다. 아침이면 호수 앞 마당에 천을 깔아 요가를 하고, 낮에는 빌라의 가장 큰 방에 모여 회의를 하고, 저녁엔 다시 마당에서 빅 테이블 만찬을 즐겼다. 마을 할아버지 악단의 연주에 맞춰 다 같이 밤늦도록 노래 부르고 춤추고 게임했던 한여름 밤의 꿈같은 추억을 잊을 수 없다. 7-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광장. 과거 아프리카 노예를 거래했던 광장은 매주 한 번씩 길거리 공연장으로 변한다. 메인 광장으로 가는 길목은 전통주를 파는 상인들과 카포에라 무술을 연습하는 사람들, 관광객들로 뒤섞여 있다. 메인 광장에 도착하면 사방의 벽면에 새겨진 강렬한 인물 벽화가 눈길을 끌고, 광장 계단과 상점 앞은 뮤지션과 관객들로 열정 가득한 콘서트장이 되곤 했다. 8- 터키 카파도키아. 몇백만 년 전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동굴이 끝도 없이 펼쳐진 신비로운 광경이 잊히질 않는다. 9- 아이슬란드. 이직을 결심하고 가장 낯선 장소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결정한 여행지였다. 외계 행성에 추락한 것 같은 이질적인 자연환경이 경이로웠고, 특히 북부를 운전하면서는 전에 맛본 적 없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생명체를 보지 못했으니까.
이탈리아 코모호수 풍경. ⓒ홍종희

이탈리아 코모호수 풍경. ⓒ홍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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