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가들이 꼽은 서울 최고의 디저트 15개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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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가들이 꼽은 서울 최고의 디저트 15개

서울에서 단숨에 행복을 얻는 15가지 방법. 식도락가들이 추천한 서울 최고의 디저트.

오성윤 BY 오성윤 2022.03.31
 
 
1. 아말피 레몬 타르트
라바즈
이상준 파티시에가 이끄는 라바즈는 전국의 생산자와 농장을 뒤져 가장 좋은 상태의, 가장 찾기 어려운 귀한 품종의 과일을 찾아내 디저트로 만들어낸다. 그것도 꽤 농축감 있게 사용해서, 한 조각만으로도 완벽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식으로.(원데이 클래스를 청강하면서 그가 사용하는 허브와 재료의 양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야말로 놀라웠다.) 주로 클래식한 메뉴를 구현하면서도 맛과 향을 적재적소에 더해 적절한 밸런스와 최대치의 경험을 선사한다. 그리고 라바즈의 이 모든 미덕을 단숨에 맛보고자 한다면, 이탈리언 아말피 레몬으로 만든 레몬 타르트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하겠다.
- 김혜준 (푸드 콘텐츠 컨설턴트)
 
2. 커스터드 푸딩
슈아브
일본에서 잠깐 사는 동안, 그곳에서 맛본 푸딩이 내 입맛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적절히 농후한 식감, 쌉쌀한 맛으로 단맛을 더 살려주는 캐러멜 시럽. 그리고 그런 내가 서울에서 찾아가는 유일한 곳이 바로 슈아브다. 푸딩은 달걀노른자, 크림, 우유의 비율이 잘 맞아야 너무 묽지도 너무 뻑뻑하지도 않은 식감을 낼 수 있다. 너무 진하면 질리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캐러멜 시럽은 너무 써도, 달기만 해도 매력이 없다. 슈아브는 이 모든 균형을 절묘하게 맞춰낸다. 캐러멜 전문점이라 그런 걸까, 특히나 하단의 달콤 쌉쌀한 캐러멜 시럽과의 조화가 최고다. 슈아브는 정해진 요일에만 푸딩을 판매한다. 하루 숙성시켰을 때가 식감도 맛도 제일 좋고, 또 오래되면 푸딩과 캐러멜의 상태 변화에 따라 맛이 없어져 소량만 만들어 팔기 때문이다. 최선의 상태로만 제공하고 싶다는 그 자세부터 믿음이 간다.
- 김보선 (푸드 스타일리스트)
 
3. 블랙 타르트
마농 트로포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을 마다할 이는 없다. 혀에 닿는 순간 기쁨이 몰려온다. 마농 트로포의 주인 서정아 씨도 그런 즐거움을 아는 이 중 한 명이다. 의류업에 종사하던 그는 감미롭고 달콤한 디저트가 좋아 아예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 그가 만드는 디저트의 특징은 재료에 있다. 유기농 밀가루, 무항생제 달걀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그런 재료로 낸 맛은 특별한 단맛을 자랑한다. 살랑거리며 다가오는 봄바람처럼, 묵직하지 않고 가벼운 단맛이다. 진하지 않다고 해서 디저트가 아닌 건 아니다. 블랙 타르트도 마찬가지다. 흑임자 특유의 고소한 향과 맛이 부드러운 크림을 만나 포근한 한국의 맛을 펼친다.
- 박미향 (음식문화 기자)
 
4. 피낭시에
메종조
금괴 모양을 모방했다는 기본 중의 기본 구움과자인 피낭시에는 내 디저트 취향의 기초를 만든 메종조(정확히는 메종조의 샤르퀴트리 외 파트를 담당하는 ‘은희제과’)에서도 근본을 이루는 맛이다. 이 가게의 샤르퀴트리 못지않게 좋은 재료와 숙련된 기술을 아낌없이 듬뿍 퍼부은 피낭시에는 언제나 좋은 색으로 잘 구워져 있고, 윗면의 바삭바삭한 알갱이 설탕이 작은 재미까지 준다.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손을 댔다 하면 도무지 한두 개로는 멈출 수가 없어서, 끝없이 사다 쟁여놓고 먹고 있다.
-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
 
5. 샴페인 슈거볼
소나
내년이면 10년이다. 갖은 고난에도 한 가지 일을 10년 동안 추구한다는 건 실로 놀라운 내공의 결과물이다. 디저트 가게 소나와 그곳의 셰프 성현아 씨 이야기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었을까. 그는 매년 새로운 맛 창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샴페인 슈거볼만큼은 초창기부터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워낙 찾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혀보다 눈이 먼저인 요즘 미식 동네의 흐름과도 잘 맞는다. 깨트리는 재미도, 입에 머금는 순간 사라지는 듯한 신기함도, 조화로운 맛도 인기 요인이다. 최근 개발한 새로운 디저트 레몬도 모험심을 자극한다. 샴페인 슈거볼에 버금가는 인기 메뉴가 될 준비를 마쳤다.
- 박미향 (음식문화 기자)
 
 
6. 바이올렛 바바
라티지
시즌마다 계절성을 담거나 특별한 리큐어 또는 터치를 더해 제품을 선보이는 파티시에들의 역량은 디저트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파티시에의 기술이나 감각에 따라 천차만별의 제품으로 완성되는 터라 시즌마다 선보이는 특별 메뉴를 기다리는 설렘이 있기 때문이다. 서승덕 파티시에는 작년 가을 진한 위스키 바바를 선보여 어른들의 취향을 저격하더니 이번에는 바이올렛으로 봄의 은은함을 표현해냈다. 클래식한 바바 오 럼의 기본 틀에서 럼을 제외해 무알코올 바바를 만들고, 거기에 바이올렛 향을 입힌 것이다. 라티지는 구움과자도 무척 훌륭한 가게지만 만약 꼭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바바나 무스 케이크부터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입안에서 펼쳐지는 꽃놀이를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
- 김혜준 (푸드 콘텐츠 컨설턴트)
 
7. 위스키 크림 크루아상
락희
락희에서 위스키 크림 크루아상을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크루아상에 커스터드 크림을 듬뿍 넣어 준다. 이 커스터드 크림에는 그동안 다양한 위스키가 들어갔는데, 내가 먹은 버전은 럼릭 12년산이었다. 꿀, 바닐라, 치즈, 베이컨, 후추와 매캐한 연기 향이 어우러진 위스키의 향을 잘 살린 커스터드 크림. 우리 밀을 써서 준수한 개성을 살린 크루아상 역시 이 집의 장기인 식빵 못지않게 훌륭하다. 산세 험준한 복잡한 주택가라는 불리한 위치를 매번 기꺼이 극복하게 한다.
-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
 
8. 아카시아
온더
어린 시절 자주 맡던 아카시아 껌의 단 향을 떠올려본다. 그에 빗대기엔 너무나 고급스러운 바바루아 무스지만 그만큼 정확한 연상도 없기에. 사뿐하게 내려앉는 아카시아 꽃잎처럼 향은 살며시 스며들지만 구운 피스타치오가 차지하는 무게감과 고소함은 입안을 꽉 채운다. 크런치한 바닥의 과자는 혹시라도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바바루아나 피스타치오 크림과 훌륭한 대비를 이뤄내며 극적인 완성도를 만든다. 온더의 이건호 대표는 강렬한 향을 은은하게 잘 매만지는 파티시에다. 여릿한 색감의 글라사주를 가진 갸토들부터 결을 잘 살려낸 볼륨감 있는 크루아상, 과하지 않은 절묘한 버터 향과 식감을 지닌 구움과자들까지. 온더에 간다면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 한 아름 봉투에 채워 돌아와야 제격일 터인데, 아무렴 출발은 늘 은은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아카시아로 시작하기를 권한다.
- 김혜준 (푸드 콘텐츠 컨설턴트)
 
9. 스콘 샌드
티크닉
비주얼이 화려하지만 한입 맛보면 다들 생각보다 달지 않은 맛에 놀라게 된다. 달달할 것만 같은 스콘은 담백한 맛이고 딸기잼도 새콤한 맛이 강하다. 직접 만들었다는 클로티드 크림은 생크림과 버터의 중간쯤인 느낌인데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다. 다만 개별 요소들보다 중요한 건 조화다. 따뜻하게 데운 스콘 위에 차가운 크림과 잼의 조화는 각각 먹었을 때와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데, 한입에 들어갔을 때 제일 맛있게 느껴지도록 심플한 맛들의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잘 조합해냈기 때문이다. 한입만 먹어도 바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강렬한 단맛의 디저트는 아니지만, 끝없이 들어가는 담백한 맛에 ‘이게 바로 티푸드구나’ 하고 그 묘미를 만끽할 법하다. 가게 이름이 제시하듯 볕 좋은 한낮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드셔보시길. 물론 홍차나 밀크티에 곁들여서.
- 김보선 (푸드 스타일리스트)
 
10. 밀풰이 바니
마얘
단맛이 선사하는 행복은 일종의 안도감 같은 것이다. 달곰하고 진한 풍미를 맛보다 보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마얘의 디저트는 매우 진하다. 프랑스 리옹의 요리학교 폴 보퀴즈 출신의 파티시에가 한국인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이 가게는 프랑스식 디저트를 선보이는 곳이다. 2016년 용산구 경리단길에서 프랑스인이 많이 사는 서초구 서래마을로 이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프랑스와 더 가까이!’ 최고의 인기 메뉴는 역시 바닐라 밀푀유다. 부드러우면서도 동시에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 박미향 (음식문화 기자)
 
 
11. 카늘레
프라이데이 베이커리
수백 년 전 보르도의 한 수도원에서 탄생한 풀빵 같은 과자 카늘레. 몇 안 되는 수도원의 수익 사업인 와인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프랑스 향토 구움과자다. 일본에 이어 최근 한국에도 카늘레 열풍이 불면서 프랑스 제과를 전공한 이들이 자신의 기술과 감각을 더해 다양한 플레이버의 카늘레를 만들고 있는데, 프라이데이 무브먼트의 유현주 파티시에도 그중 한 명이다. 그녀의 욕심에 차이가 있다면 늘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대중에게 ‘클래식의 미덕’을 전하고자 했다는 것. 오랫동안 준비해 펼쳐낸 카늘레 베리에이션은 입에 넣기도 전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즐거워진다. 달콤한 오렌지 향을 머금은 루시 오렌지와 우아한 베르가모트 향을 풍기는 얼그레이 카늘레는 과연 그 인기에 손색없는 맛을 자랑한다.
- 김혜준 (푸드 콘텐츠 컨설턴트)
 
12. 슈크림
리치몬드 과자점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리치몬드 과자점. 다만 지금 리치몬드에서 주로 회자되는 게 밤파이, 밤식빵 같은 메뉴라면 전통적 견지에서는 ‘리치몬드 하면 슈크림’이었다. 다 아는 맛이지만, 그 아는 맛을 진짜 맛있게 잘 구현했달까. 맛있는 슈크림도 막상 먹으려고 찾아보면 파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슈크림인지 뭔지 잘 모를 밍밍한 맛의 크림으로 채웠거나, 뻑뻑해서 부드러운 맛을 느끼기가 힘들거나. 리치몬드 과자점의 슈크림은 풍성한 크림으로 꽉 채워져 있고, 반면 그를 둘러싼 슈의 존재감은 참 얇고 부드럽다. 언뜻 비율이 안 맞는 게 아닐까 싶어도 막상 먹어보면 그게 신의 한 수라는 걸 알게 된다. 그렇게 크림이 많은데도 슈 부분이 적어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콕콕 박힌 바닐라빈이 내는 고급스러운 은은한 향과 적당한 달콤함도 인공 바닐라 익스트랙트로 덮어버린 여타 슈크림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 김보선 (푸드 스타일리스트)
 
13. 노와르
온고 파티스리
초콜릿, 버터, 달걀과 설탕, 그리고 아주 약간의 밀가루 외엔 들어가는 것이 없는 단순하고 수수한 구움과자, 노와르. 풍부하고 달콤하다. “이것 외에 달리 뭐가 필요한가?” 묻는 듯한 맛이다. 변형과 응용으로 온갖 화려하고 복잡한 구움과자들이 스타로 주목받는 요즘, 파티스리 온고는 흔치 않게 제과 교과서와 다름없을 정도로 클래식한 레시피를 고집한다. 이 작은 파티스리의 사장님은 알고 보면 대형 명장 제과점의 2세. 경영과 주방 지휘를 도맡는 동안에 밀가루 날리는 주방이 그리웠던 것일까. 큰 주방에서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자신의 과자 세계관을 가장 작은 주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넓게 펼치는 듯하다. 잔기교 없이 단출한 노와르 한입 베어물어보면 그 의지를 대번에 느낄 수 있다.
-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
 
14. 제주 백년초 파블로바
세드라
프티 갸토는 맛과 향은 기본에, 아름답기까지 해야 한다. 그리고 세드라는 이 미덕을 언제나 충실히 실현하는 디저트집이다. 시그너처 메뉴인 백년초 파블로바만 봐도 그렇다. 파삭한 머랭 위에 파인애플과 라임, 백년초가 혼연일체가 된 콩포트를 봉긋하게 올리고 그 위에 화이트 초콜릿을 가미한 생크림으로 한땀 한땀 지붕을 덮은 디저트. 눈으로 봤을 때 느껴지는 서정적인 미, 그리고 작은 케이크를 포크로 과감히 갈라 세 요소를 한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풍만한 맛, 향의 균형까지, 그야말로 완성형 디저트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 이해림 (푸드 칼럼니스트)
 
15. 쑥-테린 케잌
수퍼판
쑥이 들어간 디저트는 강한 향 때문에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고, 화이트 초콜릿 역시 농후한 단맛에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다. 꾸덕한 식감의 디저트류를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요소를 갖춘 수퍼판의 쑥-테린은 처음 보자마자 접시를 싹싹 긁어 먹게 만들었다. 입안에 퍼지는 은은한 쑥 향과 화이트 초콜릿 특유의 부드럽고 풍부한 단맛, 식감이 기분 좋았달까. 쑥과 화이트 초콜릿의 장점만 딱 집어 만든 고급스러운 맛이라는 뜻이다. 외국인 친구들에게는 ‘한국의 대표 허브로 만든 디저트’라고 소개하고 싶고, 물론 한국의 친구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다. 아무 편견 없이 입에 넣으면 누구나 ‘어른의 디저트다!’ 생각할 만한 맛이니까.
- 김보선 (푸드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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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정우영
    FOOD STYLIST 김보선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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