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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앤원더스 2022에서 만난 불가리
지난 2년간 디지털로만 개최된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가 드디어 피지컬 이벤트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더 커진 규모, 방대해진 볼거리와 함께. 그간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수많은 브랜드가 풍성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워치메이킹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증명했다. <에스콰이어>가 직접 취재한 13개 브랜드의 시계를 여기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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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VLGARI


두께 1.8mm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의 측면.
옥토 컬렉션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불가리의 역작. 초박형 케이스를 특징으로 하는 옥토 피니씨모의 특징을 극적으로 진화시킨 모델이다. 이 시계의 두께는 불과 1.8mm. 이는 현존하는 기계식 시계 중 가장 얇은 두께이며, 불가리는 이 시계로 울트라 신 분야에서 여덟 번째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록적인 두께를 성취하기 위해 불가리의 연구개발팀은 케이스, 케이스백, 다이얼과 무브먼트 등 모든 부품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케이스백은 부품을 조립하는 메인 플레이트로 활용되었고, 시·분·초 디스플레이는 각기 다른 인디케이터로 보여주는 레귤레이터 방식이 적용되었으며, 크라운도 기존 형태가 아닌 톱니의 노브(knob) 형태로 바꿨다. 레이어를 줄여 두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도 극도로 얇게 제작하고, 브레이슬릿도 케이스 두께에 맞춰 볼륨을 조정했다. 시계의 모든 세부가 두께를 줄이기 위해 재설계, 재배열된 셈이다. 10시 방향의 배럴 래칫 휠에 QR 코드를 새겨 디지털 경험을 선사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소재는 샌드블라스트 티타늄, 사이즈는 40mm. 1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했다.

앙투안 핀
불가리 매니징 디렉터
옥토가 탄생한 지 올해로 딱 10주년이 되었다. 그리고 불가리는 이를 자축하듯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를 선보였다. 이 시계를 만드는 데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이전의 방식을 답습하면서 각각의 파트를 작게 만드는 것. 상대적으로 쉬운 방식이지만 이것은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운 길을 가기로 했다. 부품 제작에서부터 전반적인 구조 설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과제가 되었다. 기존의 크라운조차도 너무 커서 그대로 쓸 수 없었으니까. 결국 익숙한 것들을 재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 처음부터 개척해야 했다. 우리는 거의 모든 부품과 생산 과정을 압축했고, 구조와 관련된 세부 사항이 다른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지 확인했으며, 세심하게 디자인을 조정했다. 돌이켜보면 이번 프로젝트는 울트라 신과 미니어처 세계의 모든 패턴을 탐색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케이스와 베젤에 텅스텐 탄화물을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모든 파트를 얇게 만들었기 때문에 견고한 소재를 사용해야 했다. 텅스텐 탄화물은 무척 단단하고 스크래치에 강한 소재다. 텅스텐의 모스경도는 9. 다이아몬드의 경도가 10이고, 사파이어가 9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단단한지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사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를 처음 봤을 때 걱정이 앞섰다. 케이스가 너무 얇아서 깨지거나 부러지진 않을까 하고. 시계의 견고함과 안정성을 체크하기 위해 어떤 테스트를 거쳤나?
물론이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불가리의 다른 시계들이 거치는 것과 동일한 테스트를 통과했으니까. 단 한 가지 차이는 방수다. 이 부분만큼은 얇은 두께를 위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얇아진 브레이슬릿도 꽤 인상적이다. 케이스와 두께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알아봐줘서 고맙다. 초박형 시계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브레이슬릿 두께를 줄이는 것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였다. 솔직히 케이스 구조를 보는 순간부터 브레이슬릿 두께를 고민했으니까.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에 걸맞은 브레이슬릿을 만들려면 두께를 절반으로 줄여야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결국 우리는 다른 파트너와 협업해 얇은 티타늄 브레이슬릿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또 버클도 다시 디자인했다. 브레이슬릿 두께 안에 버클을 통합하기 위해서다.
배럴 래칫 휠에 QR코드를 인그레이빙한 디테일도 굉장히 흥미롭다. 이 QR코드로 어떤 것을 경험할 수 있나?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일단 QR코드를 스캔하면 미니 웹사이트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시계의 구조와 제작 과정, 개발자 인터뷰, 파브리지오의 예술적 디자인, 피니씨모를 표현한 디지털 아티스트 작품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의 콘셉트와 형태, 불가리 시계의 세계관을 다양한 디지털 방식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한편 이 QR코드는 두 개의 블록체인 인증과도 연결되어 있다. 하나는 시계의 소유권에 대한 인증이고 다른 하나는 영상, 즉 NFT 소유권에 대한 인증이다. QR코드는 실제로 이 두 가지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한다. 불가리가 두 개의 블록체인 코드 사이의 연결고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트라 신 분야에 더 남은 과제가 있나?
이 자리에서 우리의 비밀을 전부 털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깊이 파 내려갈수록 더 많은 전문성을 얻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질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다음 과제는 미니어처 무브먼트가 아닐까 하는 예상도 해봤다. 최근 불가리의 여성 워치를 보면 이러한 경향이 꽤 또렷하게 드러나니까.
피콜리씨모를 보면 알겠지만, 미니어처 무브먼트 제작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확실히 남다르다. 하지만 불가리의 워치메이킹을 단순히 울트라 신이나 미니어처로 한정 짓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두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무조건 얇거나 작은 것이 좋은 시계라고 단순히 정의 내릴 순 없다. 중요한 것은 볼륨과 성능 사이에서 최적화를 꾀하는 것이다. 울트라 신과 미니어처는 그 최적화의 가능성을 훨씬 넓게 만들어준다.
이번엔 옥토 10주년 기념 워치 얘기를 해보자. 이 시계엔 파브리지오 부오나마싸-스티글리아니가 구상한 최초의 옥토 스케치를 넣었다. 특별한 이유나 스토리가 있었나?
불가리의 핵심 컬렉션인 만큼 옥토의 10주년을 특별하게 기념하고 싶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일단 옥토의 시작점을 돌이켜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시작점이 바로 파브리지오의 드로잉이었다. 개인적으론 이 시계가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시계가 존재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으며, 불가리의 섬세한 창의성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Credit
- EDITOR 윤웅희/박찬용/이현상
- ART DESIGNER 김동희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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