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INFP에 A형인 배우 류경수가 촬영 회식 때 늘 마지막까지 남는 이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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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INFP에 A형인 배우 류경수가 촬영 회식 때 늘 마지막까지 남는 이유

A형에 INFP인 배우. 낯가림이 심하지만 늘 뒤풀이 제일 마지막까지 남는 배우. 연기는 내게 너무나 대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세상 모두의 직업이 대단하다고,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는 배우. 겨울 길목에서 만난 류경수의 진심들.

오성윤 BY 오성윤 2022.11.24
 
〈대무가〉 앞부분은 오래전에 한 연기잖아요. 배우 입장에서는 다시 찍고 싶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을 이어받으며) 다시 찍고 싶었어요.(웃음) 그런데 일단 감독님의 의지가 너무 강했어요. 감독님이 단편 결과물을 너무 좋아했거든요. 본인이 본인 작품을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하는데, 제가 연출도 아닌데 그걸 바꿀 수는 없죠. 그런데 사실 그 부분을 다시 찍었다면 좀 다른 느낌이 나왔을 것 같긴 해요. 제가 30대도 됐고, 그사이에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고, 확실히 좀 달라졌잖아요. 나아진 부분도 있겠지만 그때 제가 가지고 있던 ‘한’은 이제 안 느껴지겠죠.
장편이 되면서 영화에 새로운 하이라이트, 무당역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가 격돌하는 장면이 생겼죠. 그런 현장에서 아직도 새롭게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을까요?
그럼요. 일단 성장할 수 있는 건 시행착오에서 오는 부분이 크잖아요. 그때는 이렇게 했는데 뭔가 안 풀렸다, 그러면 이제 새롭게 습득을 하게 되는 거죠. 함께 촬영하는 배우들과 나누는 대화, 혹은 그냥 같이 보내는 시간들에서도 에너지를 많이 받고요. 제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는 편이라 〈대무가〉 찍으면서도 얘기를 많이 했죠. 박성웅 형이나 양현민 형이랑.
질문이 많은 배우군요.
상대 배우한테 되게 많은 걸 물어봐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일 궁금한 건 연기가 지금도 재미있는가 하는 거예요. ‘마스터라고 할 정도의 단계가 됐을 때에도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을까?’ 아마도 제 두려움 때문이겠죠. 혹시라도 나중에 연기가 재미없어질까 봐 무서우니까. 다행히 많은 배우가 계속 재미있다고 답하더라고요.
촬영 회식 자리에서도 연기 얘기만 하시나 보네요.(웃음)
저는 거의 끝까지 남아 있는 편이에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아서. 그런 회식이나 뒤풀이 자리에는 잘 몰랐던 선배님들도 오시거든요. 그러면 저는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데, 워낙 낯을 가리다 보니 그렇게 못해요. 편하게 술 드시고 싶은데 연기에 대한 얘기를 물어보는 게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작업하면서 만나는 분들에게 진짜 많이 물어보죠.
재킷, 팬츠, 셔츠, 슈즈 모두 구찌. 링 쿼르코어 x 아몬즈. 이어커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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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가〉를 함께 촬영한 박성웅 배우는 경수 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했어요. “나는 20대 때 너만큼 연기를 잘하지 못했어. 그런데 네가 내 나이가 됐을 때 나만큼 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야.”
그것도 술 마실 때 나온 얘기예요.
얼핏 들어도 취한 사람에게서 나온 말 같기는 했어요.(웃음)
(웃음) 요점은 네가 내 나이가 됐을 때 나만큼 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니까 항상 변하지 말아라, 그런 얘기였죠. “변하면 내가 찾아갈 거다” 하시고. 지금의 마음을 놓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하라는 얘기로 받아들였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자신 있어요?
사실 연기가 누구보다 잘하고 못한다는 개념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지금의 저보다는 잘할 것 같아요. 40대가 되면 확실히 다를 거예요. 30대가 됐을 때도 20대 때와는 달라졌다는 걸 느꼈으니까.
박성웅 씨가 한 이야기의 요점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는 얘기군요.
‘변하지 말고 성장해라.’ 네. 자신 있어요.
반면에 영화 〈인질〉을 함께 촬영했던 황정민 배우는 경수 씨의 얼굴에 대해서 얘기했다고 들었어요. 좋은 얼굴을 가졌다고.
제가 사실 20대 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내가 좀 더 잘생겼으면 일이 좀 들어왔을까?’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런 말씀을 해주셨고, 저도 지금은 제 얼굴이 좋아요. 평범하게 생겨서. 크게 두드러지는 것 없고 색깔 없는 얼굴이 캐릭터를 표현할 때 도움이 많이 되죠.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얼굴이 중요하거든요. 제가 관객의 입장에서 봐도 실제로 그러니까요. 때로는 연기보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게 더 많을 때도 있잖아요. 잘생기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한 느낌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인 거예요.
필모그래피에 악역이 많은 편이에요. 또 악역이 들어와도 맡을 생각이 있어요?
앞에서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예요. 저는 그냥 재미있으면 돼요. 새롭게 재미있으면. 제가 전에 했던 캐릭터랑 비슷한 톤과 매너를 갖고 있는 캐릭터면 뭐가 됐든 안 하겠죠. 흥미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누가 저한테 서핑 하자고 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인 거예요. 추울 것 같고, 재미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 듯한 새로운 느낌이 있다면 일단 끌리는 거죠. 그렇게 되면 악역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늘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작업을 추구한다고 했던 것 같아서 그런 필모그래피를 제약처럼 느끼려나 했어요. 아무래도 악역 이미지가 굳어지면 비슷한 작품만 들어오는 경향이 있으니까.
제가 인터뷰에서 일부러 그런 말을 많이 해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새로운 걸 하고 싶다고요. 뱉은 말이 있으니 의식하게 될 것 아니에요.
(웃음) 스스로에게 씌우는 긴고아(손오공의 머리를 결박하는 금관) 같은 거군요.
물론 그런 말을 안 했어도 열심히 했겠죠. 그래도 말을 뱉어놓으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마치 누가 계속 옆에 따라다니면서 쿡쿡 찌르고 일어나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함께 촬영한 이주영 배우는 첫 연출작 〈문 앞에 두고 벨 X〉의 주연을 경수 씨에게 맡겼어요. 작가였던 광진 작가도 첫 장편 연출작 〈카브리올레〉 주연을 경수 씨에게 맡겼고요. 어떤 이유였을까요?
글쎄요. 그런 건 안 물어봐서… 모르겠어요.
그런 걸 묻는 스타일은 아니군요.  
네. 주영 누나 같은 경우에도 “이런 거 있는데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냥 “알았어, 할게” 했죠. 제가 주영 누나의 행보나 생각을 되게 궁금해했고, 누나가 하는 작품들은 늘 되게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으니까.
브라운 레더 재킷 벨앤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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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도 〈지옥〉에 이어서 〈정이〉 〈선산〉까지 차기작에 모두 경수 씨를 캐스팅했어요. 이 정도면 ‘연상호 사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상호 감독님이 그런 표현을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떤 ‘권력’ 같은 느낌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는 여러 사람들이랑 작업해보고 싶은데 그런 말이 나오면 계속 같은 사람들과 작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고. 저는 연상호 감독님이랑 있으면 늘 재미있어서 좋아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둘이서 말도 안 되는 장난을 계속 치거든요. 감독님 개그 실력은 제가 지금껏 만난 사람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 같아요. 유머의 바운더리도 넓고 진짜 웃긴데, 또 저랑 잘 맞는 부분이 있어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연상호 감독님은 경수 씨만 만나면 중학생 어린애가 되는 것 같다”고.
그 정도면 ‘연상호 감독의 뮤즈’라고 해도 되겠는데요.
저야 너무 좋죠. 사단의 일원이든 뮤즈든. 감독님이 싫어하는 거지 저는 아니니까요.(웃음) 그냥 특정한 뭔가에 갇히는 걸 싫어하시는 것 같아요.
경수 씨는 오늘 보니 의외로 낯가림이 꽤 심한 것 같은데, 또 의외로 장난이 심하군요.
제가 낯가림도 심하고 좀 소심해요. A형인 데다가 INFP거든요. 그런데 또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편이라서 누가 먼저 말 걸어주면 좋아하죠. 밥 먹자고 해주면 제일 좋고. 같이 일하다 보면 점점 풀리니까 그때부터는 농담도 많이 하고요. 제가 또 농담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웃긴 편인가요?
웃기고 싶어 하는 편이죠. 상대를 웃기고 싶은 욕구가 되게 큰 스타일.
철저한 자기객관화인지 겸양의 표현인지 가늠이 잘 안 되네요. 경수 씨가 무슨 말만 하면 자지러지는 사람들이 있나요?
뭐… 더러 있죠.(웃음) 그런데 그게 또 코드가 맞아야 하는 거잖아요. 어떤 자리에서나 재미있다기보다는 유머 코드가 맞는 친구들이 많이 찾아주는 편인 것 같아요.
경수 씨와 친해지려면 코드가 중요하군요.
어쨌든 그게 제일 중요하죠. 제가 워낙 낯을 가리다 보니 시간이 좀 필요한 편인데, 코드가 잘 맞으면 어떤 때는 확 다가오기도 하거든요. 최근에는 그게 〈청춘MT〉(TvN 예능)에서 만난 곽동연이었어요. 3일 만에 가까워졌죠. 그래서 동연 씨가 라디오 스페셜 DJ 할 때도 나갔는데, 그때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촬영 현장에서 쉬는 시간에도 계속 배역에 집중하는 배우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편은 아닌가 봐요.
저는 무조건 재미있게 하는 게 좋아요.
재미있게.
과정도 결과만큼 중요하니까요. 안 그래도 피곤한 삶인데, 캐릭터를 소화하고 촬영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 ‘컷’ 하면 그건 말 그대로 컷이잖아요. 그러면 농담도 하고, 같이 떠들고, 끝나고 같이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는 거죠.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한테는 과정이 행복한 작품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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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김형상
    STYLIST 박선용
    HAIR & MAKEUP 김환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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