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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패션

프로필 by ESQUIRE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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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뷰티의 첫 캠페인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정확히는 다운 신드롬 모델 엘리 골드스타인의 웃음과 다니 밀러의 뻐드렁니를. 누구나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주장하는 사진들을. 패션계가 추구해온 미적 기준에 대한 반성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좀 더 건강한 스탠더드를 세우려는 노력 또한 자연스레 뒤따랐다. 덕분에 이제는 런웨이에서도 동네 어귀에서 한 번쯤 만났을 법한 얼굴이나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런웨이를 벗어나도 상황은 같다. 플러스사이즈 모델이 캠페인에 등장하는 일은 더 이상 놀랍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졌으며, ‘도전 슈퍼모델’을 통해 데뷔한 백반증 모델 위니 할로는 1000만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인종과 키, 나이와 체형은 이제 걸림돌이 아니다. 사람은 각자의 색깔로, 각각의 방식으로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에. 장애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더블렛은 휠체어를 탄 모델과 소아마비 모델을, 마린 세르는 의족을 한 모델을 런웨이에 세웠고, 빅토리아 시크릿은 ‘언디파이너블’ 캠페인으로 패럴림픽 선수 페미타 아이안베쿠를 조명했다. 심지어 콜리나 스트라다 쇼에 꾸준히 서온 모델 아론 필립의 인스타그램에는 ‘사이버 펑크 시대의 쿨한 휴머노이드 같음’이라는 댓글까지 달린다. 일각에서는 패션계가 이들을 단순 이미지로 소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패션 신에서 소외되던 이들을 무대 위로 올리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아름다울 권리가 있으니까. 패션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니까.

Credit

  • EDITOR 성하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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