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재킷, 셔츠,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태현) 셔츠, 데님 오버올,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범규) 레더 재킷, 셔츠, 쇼츠, 네크리스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휴닝카이) 저지 재킷, 스웨트셔츠, 데님 쇼츠 모두 가격 미정 구찌. (수빈) 재킷, 셔츠, 팬츠,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팬들이 ‘범규는 낮 3시와 새벽 3시가 공존하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장난기가 많아 보였는데 오늘 직접 보니까 굉장히 차분해요.
제가 자다 깬 지 얼마 안 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아침에 유독 다운 톤인 사람들이 있죠. 의사가 그러는데 저도 오전에는 저혈압인 편이래요.
아, 그런 게 있어요? 그럼 저도 그런 사람인가 봐요. 제가 원래도 저혈압이거든요
하하하. 낮 3시와 새벽 3시라는 간극이 혈압에서 비롯된 부분일 수도 있군요.
그럴 수도 있을 듯합니다. 지금은 새벽 3시 상태인 것 같고…(웃음) ‘낮 3시와 새벽 3시가 공존한다’는 그 표현은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팬들 말도 어느 정도 맞아요. 저는 멤버들과 있을 때랑 저 혼자 있을 때 아예 다른 사람이거든요. 혼자 있을 때는 분위기가 보통 이래요. 조용하고, 말도 느리고.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라이브 영상을 켜면 제가 그렇다는 걸 잘 모르는 분들은 ‘범규가 기분이 안 좋나’ 오해하기도 하죠.
예능이나 영상 콘텐츠에서는 먼저 나서서 특정한 상황이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편이잖아요. 그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팀 안에서 본인의 역할이 있다고 느끼는 걸까요?
둘 다 맞아요. 기본적으로 제가 신이 나서 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떨 때는 책임감이 바탕이 되기도 하죠. 언제부턴가 멤버들이 ‘예능 하면 범규’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제 그런 상황이 생기면 저절로 스스로를 내려놓고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느껴요.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걸 다 쏟아붓고 오자’ 하는 마음으로 나설 때도 있고요.
네. 제가 어릴 때부터 〈1박2일〉 애청자였거든요. 다른 건 다 놓쳐도 그것만큼은 무조건 본방 사수하는 아이였죠. 그때부터 그걸 보면서 예능에 대한 꿈을 키웠어요. 언젠가는 저런 예능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1박2일〉 같은 예능이라면 지금도 나가 보고 싶어요.
출연진과 멤버들의 케미가 정말 좋았잖아요. 누구 하나 몸을 사리지 않았고요. 의기투합해 ‘야 강물에 입수하자’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정말로 입수하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진짜’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케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군요. 생각해보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영상 콘텐츠도 늘 케미의 묘미가 있었던 것 같네요. 다들 성격이 다르고 캐릭터가 확실하니까.
워낙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고 부대끼며 지내다 보니 잘 맞는 부분이 있어요. 뭘 찍어야 한다 그러면 30분 해야 할 걸 1시간 넘게 하기도 하거든요. 저희끼리 너무 재미있어서.
보면서 한 번씩 경이롭기도 했어요. ‘다들 한가락 했을, 저렇게 잘생기고 훤칠한 친구 다섯 명을 모아놨는데 어쩜 저렇게 마찰 없이 잘 어울려 놀까’ 하고요.
(웃음) 물론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죠. 연예인을 하겠다고 온 친구들이니까, 주관도 뚜렷하고 각자 개성이 엄청나게 강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처음엔 진짜 안 맞았어요. 정말 많이 싸우고, 그러면서도 각자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고. 오랜 기간 조금씩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계속 중간 지점을 찾아온 것 같아요. 결국 이렇게 365일 붙어 있어도 잘 지내게 될 정도로요. 아마 다른 아이돌 팀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수빈&범규) 셔츠, 데님 오버올, 스니커즈, 타이, 토트백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멤버들이 가진 여린 면, 흔들리는 순간을 팬들에게 스스럼없이 내보이는 팀인 것 같아요. 팬들과 나누는 일기장이라는 요소만 봐도 그렇고, 범규 씨는 특히나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하는 것 같고요.
혼자 있을 때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매해 다른 고민들이 저를 찾아오고, 때론 남들이 보기에 쓸데없는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하죠. 그런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모아(투모로우바이투게더 팬덤명)에게 묻고 싶은 게 생기기도 하고, 또 제 나름의 결론이 생기면 말해주고 싶기도 해요. 그래서 일기가 그렇게 나오는 것 같아요.
뮤지션에게는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창작의 출발점이 될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거울 속의 미로’도 제가 아주 힘들었을 때, 매일매일 새벽 3시의 텐션이 계속될 때 나온 음악이니까요. 그게 연습생 시절 때 쓴 곡인데 데뷔하고 발표한 거거든요.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사실 힘들 때 슬픈 노래, 서정적인 노래만 써요. 그런데 어느 날은 자꾸 가라앉고 싶지 않아서, 제가 느끼는 감정과 반대되는 지점을 써보자 하고 시도해본 거였죠. 태어나서 처음 써본 신나는 노래였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곡은 어떻게 들으면 신나는 것 같기도, 또 어떻게 들으면 절절한 곡이 많은 것 같아요.
되게 독특한 것 같아요. 새로운 장르를 많이 시도하는데, 또 그걸 그대로 풀어내는 게 아니라 늘 어느 정도 저희 색깔이 섞이니까요. 뭔가 항상 되게 많은 것이 합해지죠. 그래서 듣는 사람의 감정이 어떠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같은 곡을 보면 탁 튀는 비트를 가진 재미있는 노래지만 실제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마냥 신나게만 들리지 않을 거고요. 방금 얘기한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도 레트로 코드를 트렌디하게 풀어낸 신나는 노래지만 아픔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사가 먼저 와닿을 거고요. 다양한 관점에서 들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요.
곧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4주년이에요. 4년 전을 생각하면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바뀐 것 같아요?
앨범 작업에 대한 참여도요. 멤버들도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이 성숙해졌고…. 4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잖아요. 하나하나 짚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게 바뀌었어요.
하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작년에 시카고 롤라팔루자 무대에도 선 팀이니까요. 데뷔 무대를 앞두고 떨던 때를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일 것 같아요.
근데 그건 똑같아요, 저는. 몇 명이 기다리고 있든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늘 떨려요.
그래도 ‘우리의 팬이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드는 상황의 무대에서는 더 긴장되기도 하지 않나요?
그게 오히려 기분을 좋게 하죠. 내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그렇게 페스티벌이나 일반 대중이 더 많은 상황에서는 신이 나고요. 이 사람들을 우리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잖아요. 의욕도 더 생기고, 굉장히 기분 좋아요.
기저의 자신감이 느껴지네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무대를 보면 분명 팬이 될 거다’ 하는.
네. 저는 저희 멤버들 정말 자랑스럽거든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라는 팀에 속해 있다는 게 가장 감사하게 느껴지는 때가, 저한테는 함께 무대를 만들고 있을 때인 것 같아요.
재킷, 셔츠, 팬츠, 타이 모두 가격 미정 구찌.
얼마 전에 선배 그룹 카라에 대해 남긴 글이 화제가 됐어요. 2022 MAMA 어워즈 현장에서 무대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눈물 줄줄’이라고 쓰셨던데, 그게 실제로 울었다는 뜻인지 그런 심정이었다는 수사적 표현인지 궁금했어요.
눈물이 났죠. 멤버들이 얘기에 살을 덧붙이는 바람에 제가 3시간 동안 눈물을 흘렸다느니 하는 식으로 와전되기도 했는데요. 아니, 그런데 저는 사실 팬분들이 그게 농담이라는 걸 당연히 알 줄 알았거든요?(웃음) 그런데 실제로 그랬다고 믿는 분도 있더라고요. 실제로는 그냥 한 방울 두 방울 찔끔 났습니다. 한 1분 동안.
제가 어릴 때부터 카라 선배님들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사실 카라의 전성기에는 제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제 또래가 흔히 좋아하는 아이돌은 아니었어요. 저희 누나가 또 아이돌 팬이었기 때문에, 누나가 음악 방송 계속 틀어놓고 하다 보니 저도 자연스레 좋아하게 된 거죠.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저 혼자 카라 팬이었어요. 이번 무대를 손꼽아 기다렸고, 꼭 봐야 할 것 같아 대기실에서 헤어 메이크업 수정하다가 뛰쳐나가 복도에서 TV로 봤는데요. 첫 무대 시작하는데 그냥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한테는 첫사랑이었으니까요. 처음으로 좋아한 아이돌이었으니까.
수빈 씨는 카라 팬이었던 걸로도, BTS 진 씨의 팬이었던 걸로도 유명하죠. 누군가의 열렬한 팬이었던 전력이 수빈 씨가 팬을 대하는 마음 측면에서 남다른 부분을 만들기도 할까요?
저는 사실 가수 생활을 하면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어요. 정성스럽게 써온 편지를 읽을 때나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해주시는 것을 볼 때나.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주시나’ 하고 황송함에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 카라 선배님들 컴백하고 음원 순위가 한 계단씩 오르는 걸 보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신곡을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고, 뭔가 이벤트라도 해드리고 싶고, 그래서 실제로 카라 선배님들께 편지도 썼고요. 편지를 쓰면서도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팬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죠. 미안한 마음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더 크게 갖고, 그걸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다고. 제가 느낀 행복을 저도 지금 누군가에게 주고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행복을 주는 사람. 당연한 표현이지만, 그렇게 이해하는 것과 가슴으로 절실히 느끼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 순간 K팝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큰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팬 플랫폼에 그렇게 쓰기도 했어요. 저는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고. ‘박수 칠 때 떠나라’는 경구도 있지만, 저는 이제 그런 멋보다 저를 위해 박수를 쳐주는 그 사람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나를 진심으로 기다려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이번 카라 선배님들 활동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수빈 씨는 데뷔 초기에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이제는 어느 정도 확신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제가 아이돌을 하기에 그렇게 적합한 사람은 아니라고 느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다면 다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런 마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뭐든 감내할 수 있다고요.
저는 수빈 씨의 성격이 참 신기해요. 소심하다고 하는데 어떤 때 보면 놀랄 만큼 강단이 있기도 하고, 이렇게 자신의 연약한 마음을 직시하고 가감 없이 내보이기도 하고요.
활동을 하면서 바뀐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정말 엄청 소심하고 소극적인 사람이었는데, 리더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니 또 할 말은 해야 하잖아요. 그러면서 약간… 대장부?(웃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수빈 & 휴닝카이) 재킷,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팀의 리더로서 수빈 씨의 가장 큰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음. 저는 사실 단단하고, 확신이 강하고, 모든 것을 머릿속에 그려놓는 그런 완벽한 리더 스타일은 아닌 듯해요. 제가 최근에 BTS의 RM 형을 존경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형이 정말 그렇거든요. 모든 분야에 생각의 폭이 엄청나게 깊고, 자신의 취향이나 방향에 대해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어요. 저는 그런 리더는 못 될 것 같아요. 대신 하나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저는 편안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멤버들에게만큼은 제가 같이 있을 때 제일 편하고 대화만 나눠도 마음이 무장해제 되는 형, 동생일 거라고 생각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후에 팬데믹 여파를 거의 직격으로 맞은 그룹이잖아요. 그래서 작년 한 해가 의미 깊게 남았을 것 같아요. 첫 월드 투어도 하고 롤라팔루자, 서머소닉 같은 세계적 무대에도 섰으니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회사와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 덕분에 손쉽게 성취를 이룬 팀이라고요. 어떤 맥락의 이야기인지는 이해하고, 출발점이 비교적 유리했다는 점은 동의해요. 하지만 저는 저희가 쉬운 길을 걸었다고는 생각 안 하거든요. 말씀하셨듯이 다사다난했고,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 코로나19가 터졌고, 팬들과 관계를 쌓아야 할 시기에 데면데면하게 됐고… 그러다가 작년에 상황이 풀리면서 월드 투어도 하고 큰 무대에도 서게 된 거죠. 다른 멤버들은 정말 행복해했는데, 저는 그것도 적응이 좀 안 됐어요. ‘우리가 이렇게 큰 무대에 선다고?’ 하면서 온몸이 불편했고요.(웃음) 되게 오랜 시간 끊겨 있다가 갑자기 이렇게 큰 규모로 대면하게 되니까 정신을 못 차렸던 거죠. 그러다 투어까지 끝나고 나니까 정작 무대에서는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던 해외 팬들의 사랑을 곱씹게 되더라고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데 다 같이 모여 그렇게 즐겁게 놀아주셨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늦었지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럼 지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목표는 뭘까요?
목표요? 음… (오래 고민하다가) 너무 큰 목표이긴 한데, 제 생각에는 대상이요.
(웃음) 수빈 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네요. 최근에 나온 2023년 시즌 그리팅만 해도 ‘긍정긍정! 오늘도 파이팅ㅎㅎ’ 이렇게 마냥 해맑은 사람처럼 썼던데, 목표를 물으니 대뜸 대상이라고 답하기도 하고요.
사실 제가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질문 받으면 ‘행복’ ‘건강’ 이런 답을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우리 멤버들이 진짜 열심히 해요. 작년부터 야망이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야 우리 이제 무조건 대상 가수가 되자’ ‘정말로 BTS를 이을 수 있는 그룹이 되자’ 이런 의욕이 넘쳐나거든요. 되게 뿌듯하고,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는 분위기가 있죠.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게 됐나 봐요. ‘그래, 같이 대상을 타야겠다. 그래야 애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지겠다’ 하고요.
저지 재킷, 스웨트셔츠, 데님 쇼츠, 스니커즈, 삭스 모두 가격 미정 구찌.
휴닝, 카이, 휴닝카이 중 듣기 제일 편한 호칭을 고른다면 뭐예요?
제일 익숙한 건 당연히 카이죠. 휴닝은 성이고 카이가 이름이니까요. 근데 카이 선배님이랑 이름이 겹치는 경우가 좀 있고 휴닝이라는 단어도 발음하기 편해서 ‘휴닝아’ 이렇게 부르는 분도 많아요. 멤버들도 그때그때 다르게 부르는 편이고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들 다 함께 찍는 매거진 화보는 오랜만이죠? 촬영 어땠어요?
오늘 입은 게 구찌 2023 S/S 컬렉션이잖아요. 촬영 컨셉트를 슬쩍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특히 수빈이 형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옷을 입고 데칼코마니처럼 찍은 컷이 기억에 남아요. 찍을 땐 살짝 어색했는데 모니터로 보니까 완전 멋있더라고요. 잡지 화보 촬영은 음악 활동이랑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어서 재미있어요.
단체 컷이랑 개인 컷 중 어느 쪽이 더 신경 쓰이나요?
혼자 찍을 때 생각이 좀 더 많아져요. 수십 명이 저만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조금 어색하고요. 그러다 보면 가끔 뚝딱거리기도 하는데(웃음), 오늘은 다행히 수월했던 것 같아요. 반대로 형들이랑 같이 찍을 땐 마음이 편하고 든든해요. 그래서 표정도 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다른 멤버가 입은 착장 중 예뻐 보였던 것 있어요? 원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잖아요.
태현이가 입은 착장이 귀여웠어요. 반바지에 재킷을 매치한 착장이요. 저는 평소엔 좀 헐렁하게 입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후디에 청바지 정도? 연준 형이 옷에 관심이 많아서 옷 살 일이 있으면 항상 조언을 구하죠. 자주 빌려 입기도 하고요.(웃음)
지난해 첫 월드 투어를 했어요. 투어를 떠나기 전 어느 인터뷰에서 ‘투어에서 팬들을 마주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던데, 실제로 만나보니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
거의 매번 울컥했던 것 같아요. 슬프거나 아쉬워서가 아니라 감격에 벅차서요. 특히 오프닝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백스테이지에 서 있는데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들릴 때 가장 뭉클했어요. 사람들이 그랬거든요. 투어를 한 번 해보면 배우는 게 정말 많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 것 같아요. 확실히 무대 경험치를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여러 나라를 다니며 멤버들과 쌓은 소소한 추억도 많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자고 멤버들과 딱히 얘기한 적도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맛있는 걸 왕창 먹게 됐어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밥을 든든하게 먹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텐션이 더 오르기도 하고, 에너지도 다르고. 노래를 부를 때도 왠지 성량이 더 풍부한 느낌이 듭니다.(웃음) 시카고에서 먹은 피자가 참 맛있었어요.
곧 데뷔 4주년을 앞두고 있어요. 4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요?
연습생이었을 때랑 비교하면 키가 20cm 정도 자랐죠. 성격도 좀 차분해졌고요. 예전엔 수동적인 편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능동적으로 변했어요. 무엇보다 가장 달라진 점을 꼽자면, 간절함인 것 같아요. 데뷔를 하기 위해 간절했던 것보다 지금 간절함이 더 커요.
저희 노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행복을 느꼈으면 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더 열심히 활동하는 수밖에 없겠죠. 같은 맥락에서 제 곡을 좀 더 써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온전히 ‘이건 내 노래다’ 싶은 곡은 아직 없었으니까요.
저는 악기 소리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젠가 곡 작업을 한다면 분명 밴드 음악일 것 같아요. 어릴 때 밴드 뮤지션의 음악을 많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어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중독성 있고 강렬한 노래보단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예를 들면, BTS 선배님들의 ‘봄날’이나 ‘버터플라이’ 같은 곡이요. 올해는 그간 놓았던 악기 연주를 차근차근 다시 해볼 예정이에요. ‘개러지 밴드’ 같은 앱으로 작업도 다시 해보고요. 예전에 ‘디어 스푸트니크’라는 곡을 프로듀싱했을 때도 개러지 밴드의 도움이 컸거든요.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자랐어요. 가족과의 기억이 본인의 음악적 성향에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요?
어머니랑 아버지 두 분 다 악기를 능숙하게 다뤄요. 저도 아버지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죠. 어린 마음에 ‘저기서 노래하는 사람이 우리 아빠예요!’라고 자랑하고 싶었던 게 지금도 기억이 나거든요. 요샌 아버지가 저를 자랑스러워해요. ‘잘하고 있어’ 같은 짧은 한 마디가 제게 큰 힘이 되죠.
여동생도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어요. 유튜브에 보면 ‘찐남매’라는 태그를 단 휴닝카이와 휴닝바히에의 영상들이 많던데, 그런 걸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실제 모습은 어떤가요?
집에서만 보다가 방송국에서 마주치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래요. 아마 동생도 저를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동생이 막 귀여운 표정 짓고 예쁜 척하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몸이 뒤틀리기도 하죠.(웃음) 그래도 항상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동생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팬들이나 멤버들에게 들었을 때 제일 기분 좋은 말은 뭔가요?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듣는 걸 좋아해요. 노래는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목소리가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멤버들에게는 ‘많이 늘었다’라는 말을 들을 때 제일 뿌듯해요. 저를 예전부터 봐왔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이 달리고 있는 멤버들이 인정해주면 정말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죠. ‘괜찮아 괜찮아’나 ‘한번 열심히 해보자’ 같은 말도 들을 때마다 기분 좋고요.
이번 앨범의 트레일러 내레이션에 〈피터팬〉과 관련한 언급이 나오잖아요.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피터팬의 이미지에 카이 씨가 겹쳐진 부분이 있었어요.
이번 앨범은 콘셉트 클립이나 티저, 트레일러에서 전체적으로 동화적인 분위기가 강해요. 트레일러에 등장한 내레이션은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 ‘웬디’고요. 이전 시리즈에서 소년의 성장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소년에 대한 이야기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문득 깨달았는데, 제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웃음) 누구나 한번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라고 느낀 순간이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더 많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