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LACE
이번 셀린느 옴므 2023 겨울 컬렉션 또한 그랬다. 2023 F/W 파리 남성 패션 위크가 거의 끝날 때쯤인 1월 넷째 주, 에디 슬리먼은 갑자기 2주 후인 2월 10일에 남성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그러곤 쇼 시작 3일 전에 공개된 컬렉션 장소가 바로 파리 나이트 라이프의 성지 ‘르 팰리스(Le Palace)’였다. 17세기에 극장으로 지어진 이곳은 1970년대 후반부터 파리 클럽 신에서 가장 핫한 장소로 유명세를 떨쳤다. 아르데코풍의 내부 인테리어, 네온 조명과 화려한 샹들리에로 꾸며진 이곳은 1970년대 뉴욕 맨해튼의 유명한 디스코 클럽 ‘스튜디오 54’의 프랑스 버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브 생 로랑, 프린스, 칼 라거펠트, 앤디 워홀, 세르주 갱스부르, 믹 재거 등 당대의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애정했던 이곳은 에디 슬리먼에게도 특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열여섯 살때부터 이곳을 자주 찾은 에디 슬리먼은 르 팰리스에서 받은 여러 가지 자극과 영감이 훗날 자신이 쿠튀리에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르 팰리스와 상징적인 화살표 표시 그리고 셀린느 네온사인으로 장식된 클럽 입구를 통과해 들어오면 느껴지는 분위기 역시 일반적인 패션쇼 무대와는 달랐다. 빽빽하게 놓인 의자들, 클럽 내부에서 외부까지 연결된 무대, 굉장히 어두운 분위기와 자극적인 핀 조명 등. 1970년대 나이트 클럽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캣워크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분위기만으로도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와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을 정도였다.


LEATHER
Yeah, you know how
Oh, touch me soft
Oh, girl turn me on
1970년대 뉴욕 스트리트에서 탄생한 듀오 밴드 ‘수어사이드(Suicide)’의 노래 ‘Girl’의 끈적하고 농염한 가사와 사운드가 르 팰리스를 가득 채우자 모델들의 캣워크가 시작되었다. 블랙, 스키니, 선글라스, 스터드, 바이커 점퍼, 크롭트 재킷, 내로 라펠 등 익숙한 이미지가 소개되었다. 낯익은 스타일과 친숙한 아이템임에도 여전히 멋져 보이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많은 이들이 에디 슬리먼의 컬렉션에 하는 가장 흔한 비평 중 하나인 ‘늘 같은 스타일, 예전에 봤던 콘셉트’. 하지만 에디 슬리먼의 매직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 친숙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 에디 슬리먼이 따르는 것은 순식간에 바뀌는 시즌 트렌드가 아닌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본인이 추구하는 고유한 문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늘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섬세한 변주가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에디 슬리먼의 컬렉션을 계속해서 찾고 모은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변주는 바로 올 레더 스타일. 피날레 착장을 모두 다른 블랙 올 레더 스타일로 완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키니한 블랙 레더 팬츠와 다양한 블랙 레더 아우터를 매치해 강렬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수많은 스터드와 큐빅, 캐시미어 또는 잉글리시 트위드 소재를 사용한 오버사이즈 코트, 플레어 라인 팬츠를 선택한 스리피스 슈트, 포인트로 사용된 레오퍼드 패턴 등이 블랙 레더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여전히 매력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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