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는 올해도 ‘워치스앤원더스’가 열린 팔렉스포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단일 메종으로 87점에 달하는 가장 많은 노벨티를 선보여 그 공간이 꽉 차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제품 하나하나의 면면이 압도적이었다. 수많은 노벨티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모두 일관되게 담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과거 유산이 오늘날의 노벨티로 재탄생되고 이것이 다시 까르띠에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 최초의 탱크를 소환한 까르띠에 프리베인 탱크 노말, 브랜드의 디자인 코드인 스켈레톤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산토스 뒤몽 스켈레톤 마이크로 로터 워치를 보고 있으면 디자인과 기술의 이상적인 조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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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OS-DUMONT SKELETON MICRO-ROTOR
산토스 뒤몽 컬렉션 최초로 스켈레톤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 브랜드는 2년의 시간을 들여 시계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 수 있는 마이크로로터 방식의 9629 MC 무브먼트를 개발했다. 그 결과 기술적 성취와 브랜드의 스토리 그리고 디자인까지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마이크로로터가 탄생했다. 8시 방향에 자리한 마이크로로터는 글로브 위에 루이 까르띠에의 친구이자 산토스 시계의 주인공인 산토스 뒤몽이 1907년에 디자인한 드모아젤 비행기를 조각해 완성했다. 마이크로로터를 시계 전면에 과감하게 드러내고, 산토스 뒤몽 고유의 미학적 코드를 유지한 점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을 위한 기술’이라는 철학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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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HA DE CARTIER SKELETON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 워치의 핑크 골드 버전이 등장했다. 탑재한 무브먼트는 9624 MC 셀프와인딩 칼리버로, 까르띠에의 장기를 살려 아라비아숫자 인덱스를 포함한 아워 마커와 다이얼 중앙의 사각형 미니트 트랙을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일부로 삼았다. 거기에 야광 도료를 채워 밤에도 독특한 시인성을 확보한 점에서 브랜드의 미학적 코드가 드러난다. 새로운 소재의 파샤 드 까르띠에 스켈레톤은 핑크 골드와 잘 어울리는 그레이 컬러 스트랩을 매치했으며, 퀵스위치 시스템을 적용해 다른 스트랩으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시계 부품을 지지하는 브리지를 아라비아숫자 인덱스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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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PRIVÉ –TANK NORMALE
까르띠에 프리베의 백미는 재해석이다. 프리베의 클래식을 담당한 탱크 노말 워치는 브레이슬릿을 새롭게 장착했다. 브러시드 마감한 직사각의 작은 링크를 7연으로 촘촘하게 연결해 평행 베젤에서 연장된 듯 시각적 통일감이 뛰어나다. 소재는 1917년의 전통에 따라 플래티넘과 옐로 골드 두 가지로 구성했다. 브레이슬릿 외에도 가죽 스트랩을 장착해 오리지널에 가장 가까운 버전도 만날 수 있다. 브레이슬릿 모델은 각각 100점, 가죽 스트랩 모델은 각각 200점 한정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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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PRIVÉ – TANK NORMALE SKELETON
까르띠에 프리베는 매년 브랜드 아카이브에서 독특하고 희귀한 시계를 부활시켜 한정판으로 소개하는 컬렉션이다. 올해의 주인공은 탱크 노말 워치. 까르띠에 손목시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이 까르띠에가 산토스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한 손목시계이자 사각형 시계의 아이콘이 된 탱크의 초창기 모델이다.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은 그저 복각 한정판의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의미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에 있다. 탱크 노말 스켈레톤 워치는 그 모범 답안이다. 일반 시계와 달리, 시침이 다이얼 위를 하루에 한 바퀴만 회전하는 24시간 디스플레이 방식을 선택했다. 스켈레톤 무브먼트는 위아래로 반을 나누어 해와 달을 세공하고 컬러 그러데이션 코팅으로 마무리했다. 시침이 낮에는 윗부분을, 밤에는 아랫부분을 지나며 하루의 흐름을 손목 위에 압축한 듯 극적인 효과를 선사한다. 플래티넘과 옐로 골드 모델은 각각 50점, 다이아몬드 세팅 모델은 20점 한정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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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OS-DUMONT (HARD STONE)
산토스 뒤몽 컬렉션에 다시 한번 다양한 컬러를 테마로 한 한정판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푸른색의 듀모티어라이트(석영), 붉은색의 재스퍼(벽옥), 녹색의 제이드(옥)를 깎아 로마숫자 인덱스로 삼았다. 컬러 스톤 다이얼이라는 쉬운 방법 대신, 좀 더 까다로운 길을 선택한 덕분에 아르데코 사조가 떠오르는 우아한 매력과 하드 스톤의 독특한 패턴이 한층 시너지를 낸다. 옐로 골드, 핑크 골드, 스틸 세 가지 케이스 소재 그리고 스트랩 및 크라운 카보숑 컬러도 하드 스톤과 어울리도록 맞췄다. 무브먼트는 핸드와인딩 430 MC를 탑재했다.
멋진 소재와 컬러의 믹스매치는 산토스 뒤몽 워치의 전매특허다. 하드 스톤 한정판 외에도 네이비 컬러 다이얼의 옐로 골드 모델과 그레이 컬러 다이얼의 투 톤 베젤 모델이 새롭게 합류했다.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한 엑스라지 사이즈의 하드 스톤 에디션과 달리, 두 모델 모두 쿼츠 방식의 라지 사이즈다.
현대적인 남성 워치 컬렉션 산토스는 자신의 성격에 맞게 컬러를 활용하는 기조를 이어나갔다. 특히 작년의 산토스가 다크 블루 컬러의 다이얼과 PVD 코팅 베젤 그리고 러버 스트랩으로 역동성을 한껏 강조했다면, 올해는 선레이 다이얼에 선택지를 추가해 보다 대중적인 취향을 공략한다. 이제 고급스러운 딥 그린 컬러의 선레이 다이얼을 라지와 미디엄 모델로 만날 수 있으며, 라지 모델에만 존재했던 블루 선레이 다이얼은 미디엄 모델로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