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스테인리스스틸이 떠오르는 금속성의 인테리어가 온전히 시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쇼룸 왼쪽 벽면에는 매 시즌 색다른 큐레이션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오른쪽에는 마니아들에게 롤렉스 헐크라고 불리는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Ref.116508처럼 좀체 보기 어려운 레어 피스를 전시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큐레이터가 상주해 본인에게 어울리는 시계를 추천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필름 부착, 세척, 라이트 폴리싱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VIVER SHOWROOM 위치: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7길 24, 1층
문의: 02-541-7999
인스타그램: @viver.co.kr
랩스를 방문한 뒤 ‘시계를 산다면 꼭 바이버를 이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위탁받은 시계를 검수부터 수리까지 모두 직접 진행하는 것, 모든 과정을 일일이 CCTV로 녹화하는 점, 스위스 워치 매뉴팩처에서 사용하는 등급의 장비를 갖춘 점 모두 좋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엔지니어의 감도’였다. 시계 본연의 매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으로 진행하는 폴리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시계를 판매하지 않는 고집스러움, 무엇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실력까지. 결국 명품은 작은 차이가 모여 완성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핀테크 기업 두나무가 시계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가상 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론칭한 경험으로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에 도전하고 싶었다. 다양한 분야 중에서 고객이 가치를 제대로 알고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한 카테고리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중고 시계를 선택했다.
바이버(Viver)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봤다.
바이버의 미션 ‘Make Value Flow Like River’를 한 단어로 줄인 것으로, 직역하면 ‘강물처럼 가치를 흐르게 한다’는 의미다. 세상에 숨겨진 가치를 찾아 세상 밖에서 빛나게 하자는 취지에서 지었다. 그 첫 번째 아이템이 고객의 서랍 속에 잠들어 있는 중고 시계다.
시계는 전문 플랫폼도 있고 번개장터나 당근마켓에서도 활발히 거래된다. 바이버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온라인 거래 플랫폼,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쇼룸과 랩스의 시너지가 아닐까? 고객은 바이버 어플로 시계를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직접 쇼룸을 방문해 시계를 차볼 수도 있고, 랩스에서 판매 전 시계를 진단할 수도 있다.
어플, 쇼룸, 랩스로 구성된 시계 플랫폼은 드문 것 같다.
바이버 어플은 플랫폼의 핵심으로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큐레이션으로 간편한 중고 시계 상거래를 제공한다. 판매 시에는 시세와 예상 평가 금액을 제공해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돕는다. 이때 가격은 매일 AI로 수집한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거래 시세를 기반으로 한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쇼룸은 다양한 롤렉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시계를 직접 착용하고 전문 큐레이터에게 잘 어울리는 시계를 추천받을 수 있다. 또 랩스는 검증된 엔지니어들로 구성해 확실한 정품 감정과 하이 퀄리티의 폴리싱 및 수리를 제공한다. 폴리싱에는 스위스 워치 매뉴팩처에서 사용하는 Crevoisier C5100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
바이버 쇼룸에서만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도 있을까?
착용을 원하는 모든 시계의 브레이슬릿을 고객의 손목 사이즈에 맞춰 조정한다. 시계를 헐렁하게 얹어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날 착용한 시계를 세척하거나 브레이슬릿 일부에 필름을 붙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물론 쇼룸에도 작은 랩스가 있어 간단한 수리나 오버홀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면 랩스에서는 주로 무슨 작업을 진행하나?
어플로 위탁받은 시계를 직접 받아 정품 여부를 판별하고 파츠 마모도, 교체 시기 등을 확인한 후 수리가 필요한 명세를 제시한다. 고객이 원하면 수리까지 제공한다. 이때 모든 과정은 혹시 모를 문제를 대비해 실시간 녹화된다. 수리를 마친 시계는 폴리싱을 비롯한 상품화 작업을 거쳐 판매하며, 이때 특수 제작한 케이스에 담아 바이버의 보증서도 함께 첨부한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랩스의 탄탄한 기술력. 이곳에서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모든 하이엔드 워치에 관한 진단 매뉴얼을 갖고 있다. 해당 매뉴얼을 바탕으로 롤렉스, 오데마피게 등 유수의 브랜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엔지니어가 상품을 직접 진단하고 있다. 검수 작업은 작은 스크래치나 1mm 단위의 부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장비로 이뤄진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계를 구매한 고객의 제품이 가품으로 판별 시 구매가의 300%를 보상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고가의 품목이기에 까다로운 고객이 많을 거 같다. 특별한 조율 전략이 있나?
구매자의 심정을 대변해 더욱 꼼꼼히 진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플로 고객 간에 거래가 체결됐을 때, 가품을 비롯해 상태가 좋지 않은 시계에 한해서는 진단 중에 ‘취소’ 조치를 내린다. 이때 판매자와 구매자에게는 진단 결과에 관한 상세한 안내를 제공한다. 거래가 취소된 상품의 경우 판매자가 동의할 시 소정의 비용을 받고 바이버 랩스의 상품화 작업을 거치며, 구매자의 경우에는 다른 상품 구매를 제안한다. 거래 취소로 인해 고객은 잠시 불편할 수 있지만, 반대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라는 신뢰를 얻기도 한다. 거래 취소가 됐던 판매자에게 ‘시계를 산다면 바이버에서 사겠다’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했으니까.
우선 시계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싶다. 미개봉 상품부터 일상생활에서 착용한 중고 상품, 부모님께 물려받은 빈티지 상품까지 모든 시계 거래에서 바이버가 떠오를 때까지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