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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박보검이 기다리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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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슈트, 셔츠, 네크리스 모두 셀린느 옴므.
예전에 가수가 꿈이라는 얘기를 여러 번 했죠. 이번에 공연을 보다 보니 아이돌 가수가 꿈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꿨어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치다 보니까 제가 만든 노래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행복의 감정을 전달하는 그런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었죠. 제가 오디션에 지원했을 때는 남자 지원자가 건반을 치면서 노래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았거든요.
맞아요. 무대에서 본인이 칠 정도로 하는 분들은 잘 없었죠. 보검 씨는 한 방송에서 이승철 씨의 노래 반주를 했을 정도의 실력이니까요. 지난 9월에 시작해 12월까지 공연이 이어지지요. 이 잡지가 발행될 즈음에는 벌써 10번이 넘게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변하는 건 없나요?
저도 시간이 지나면 뭔가 무뎌질 줄 알았는데 저희가 계속 캐스트를 바꿔가면서 하잖아요. 캐스트가 바뀔 때마다 상대방과 나의 케미스트리에서 새로운 매력이 생겨나고, 그때마다 처음 느낀 감정이 되살아나더라고요. 그만큼 작품이 좋고 극이 좋아서 그런 건가 싶어요. 어떻게 보면 똑같은 작품에서 똑같은 역할로 똑같은 대사를 계속 반복하는 건데도 그래요. ‘나 오늘은 감동을 못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어느 순간 몰입해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부여잡고 있게 되더라고요. 그게 너무 신기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고 있어요.

스트라이프 슈트, 셔츠, 부츠 모두 셀린느 옴므.
들어보니 재즈 즉흥 연주를 처음 한 클래식 연주자 같아요.
딱 그런 셈이에요. 재즈 연주를 할 때는 같은 코드 악보라도 드러머와 베이시스트가 서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대화하듯 만들어나가잖아요. 캐스트를 돌아가며 연기를 하는 데는 딱 그렇게 정해진 범위 안에서 잼을 하며 느끼는 듯한 희열이 있어요. 연주자들끼리 서로 세션이 ‘딱’ 들어맞았을 때 오는 희열을 뭐라고 하던데 갑자기 그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예를 들면 선배님들께서 애드리브를 했는데, 순간적으로 제가 잘 받아치거나 대처했을 때 내가 정말 이 순간에 제대로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난 기쁨이 몰려오거든요.
지금까지 녹음실 뮤지션으로 있다가 재즈 클럽 무대에 오른 레코딩 연주자라는 생각도 드네요.
(웃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보검 씨가 노래 잘하는 걸 왜 지금까지 더 많은 사람이 알지 못했을까요?
저 잘하지는 못해요. 아이고, 그렇게 말씀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좋아하고 같이 뮤지컬 하는 배우들이 많이 가르쳐주셔서 아주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뿐이죠.
지금 촬영하시는 드라마는 어떤 작품인가요?
넷플릭스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촬영하고 있어요.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을 쓰신 임상춘 작가님 작품이고,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님께서 연출을 맡으셨죠.
그 드라마에 대해선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없더라고요. 보검 씨 캐릭터는 어떤 분위기인가요?
많은 얘기는 할 수 없지만, 무쇠처럼 단단하고 고목처럼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재킷, 셔츠, 팬츠 모두 셀린느 옴므.
전 지금까지 박보검은 청춘 스타였다고 생각해요. <남자친구> <구르미 그린 달빛> <청춘기록>이 강조하는 박보검의 매력은 그 결이 비슷하죠. 그런데 이번 뮤지컬을 선택하면서 많이 확장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저도 이번에 이 작품을 하면서 저만의 커리어와 영역을 더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아직 제가 만나보지 못한 장르나 역할에 하나씩 도전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싹트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더랜드>도 아직 개봉을 기다리고 있죠? 전 벌써 한 3년째 기대작으로 항상 꼽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더랜드>는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에요. 소중한 가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영화였죠. 그런데 저도 아직 이 영화가 어떻게 조합됐는지 보진 못했어요. 아직 시사도 못 했거든요. 저도 기다려지고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근데 분명 재밌을 거예요. 촬영하면서도 재밌다고 느꼈거든요.
개인적으로 한 번도 웃지 않는 박보검의 캐릭터를 보고 싶기도 해요.
아! 무슨 말인지 잘 알아요. <서복>이 약간 그런 캐릭터였죠.
그보다 조금 더 차갑고 무서운 역할이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으로 영역을 많이 넓혀가고 싶어요. 역할도 역할이지만 ‘이 작품 진짜 재밌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제 자식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는 작품으로 커리어를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고 싶어요. “박보검이 출연한 작품들은 봐도 돼”라는 신뢰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와! 배우 필모그래피로 그런 신뢰를 주는 배우는 정말 없어요.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작품 고르는 것까진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앞으로 제가 그리는 그림들이 그렇다는, 일종의 바람인 거죠.

코트, 재킷, 셔츠, 레더 팬츠, 부츠 모두 셀린느 옴므.
사람 박보검에 대해서도 좀 궁금한 게 있어요. 항상 바르고 착하고 남을 배려하는 배역을 맡잖아요. 실제 삶에 대한 관계자들의 증언도 대부분 그렇고요. 진짜 보검 씨의 마음 깊은 곳에도 어떤 욕망이 있나요?
먹는 거요.
오! 다행이다. ‘연기를 향한 열망’ 같은 대답이 나올까 봐 걱정했거든요.
제가 의외로 먹는 걸 좋아해요. 세상엔 정말 먹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전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종종 촬영을 하다 보면 식사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집에 가서 늦은 시간에 먹지 말고 자야 하는데… 그걸 참지 못하고 먹어버리는 경우가 있지요.
전 매일 10시만 넘으면 탄수화물이 당기던데요. 짜파게티라든지요.
그러니까요. 그런 걸 잘 참고 지켜야 하는데 세상엔 먹고 싶은 게 너무 많단 말이죠. 그리고 운동하는 분들은 다들 잘 아시겠지만 단백질이 그렇게 당겨요. 돼지고기, 소고기 할 것 없이 그날그날 다른 단백질이 계속 당겨요. 저희 매니저님도 운동 좋아하셔서 같이 단백질을 먹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매니저님이랑 누룽지 삼계탕을 먹었는데, 그게 정말 히트였습니다.
누룽지 삼계탕은 완전식품이지요. 의외네요. 보검 씨의 이런 수수한 면이요.
최근에 맛있게 먹은 게 많은데 그게 마침 떠올랐네요. 촬영 전날 밤에 뭔가 먹었다가 얼굴 붓는 경험을 다들 하거든요. 배우라 그런 날이면 엄청 후회해요.
술 안 마시는 게 어딘가요. 술 안 드시잖아요?
평소에 술은 안 마시지만, 몇몇 술을 마셔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저는 소주는 아직 태어나서 한 번도 안 마셔봤어요.
예? 살면서 한 번도요?
맞아요. 소주는 안 마셔봤어요. 달콤한 술들은 맛있겠다 싶어 마셔본 적도 있는데, 소주는 이해가 잘 안 돼요. 그걸 몇 병 드시는 분들을 보면 좀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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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하는 게 뭐예요? 일 말고요.
요즘에는 노래 연습인 것 같아요.
노래도 넓게 보면 일이잖아요.
그렇기는 한데요, 전 뮤지컬, 영화, 드라마, 해외 출장 등을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자꾸 그렇게 너무 완벽한 남자가 되지 말아요.(웃음)
일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걸 정말 일찍 깨달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큰 축복이니까요. 이번에 뮤지컬을 선택하고 나서도 노래들이 너무 좋아서 ‘와, 이 좋은 노래를 내가 진짜 잘 불러야겠다’는 마음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제겐 일로 느껴지지 않아요.
지금 얘기하는 표정이 진심으로 행복하고 신나 보여서 직업인으로서 부럽네요.
그래요? 요새는 정말 음악도 <렛미플라이>의 넘버들만 듣거든요.
셀린느와 함께한 이번 촬영은 어땠나요?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들을 셀린느, <에스콰이어>와 함께한 화보를 통해 보여드릴 수 있어서 무척 기뻤어요. 재미도 있었고요. 화보 작업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날의 헤어, 메이크업, 의상 그리고 제 표정과 제스처가 어우러져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인 거죠. 정말 재밌었어요. 또 이번 F/W 시즌 옷들이 정말 예뻤고요.
기억에 남는 착장이 있어요?
코트들이 다 좋았어요. 특히 셀린느 고유의 패턴이 들어간 코트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체크 코트, 셔츠, 타이 모두 셀린느 옴므.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
- FEATURES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목정욱
- STYLIST 김이주
- HAIR 지경미
- MAKEUP 이영
- PRODUCTION 장호민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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