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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전략판이라는 새로운 세상

한국 론칭 4주년을 맞이한 삼국지 전략판을 찐하게 즐기는 9명의 인물을 만났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제각각이지만 게임을 통해 그들은 금세 하나가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에요. 그 이상이죠.”

프로필 by 박호준 2025.02.26

*인터뷰이 표기는 닉네임(동맹이름) 순



삼국지 전락퍈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무명왕(무명)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금방 빠져들었어요. 초반엔 게임 속 일러스트가 멋있어서 마음을 뺏겼고요. 게임을 진행하면서는 다른 맹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끈끈한 전우애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神콩팥(신의) 예전엔 MMORPG 게임을 즐겼고, 대학생 때는 게임 대회에서 수상한 적도 있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이 살던 친구가 삼국지 전략판을 추천해줘서 시작했다가 빠지게 됐습니다.

여와(자연농원) 다른 모바일 게임은 과금 유도가 강하고 약자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만, 삼국지 전략판은 약자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어 매력적이었습니다. 소통이 많은 것도 저에겐 장점입니다. 어떨 땐 게임보다 채팅을 더 많이 할 때도 있을 정도로요.

還魂타잔(환혼) 어릴 때부터 삼국지를 워낙 좋아했어요.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죠. 다른 삼국지 게임도 여럿 해봤는데, 삼국지 전략판만큼 ‘진짜’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코에이에서 제공한 일러스트 덕에 처음부터 왠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요 플레이하는 시간이나 요일이 있다면요?

무명왕 그렇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저는 요일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게임에 접속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고 봐요. 휴대폰 전파가 터지지 않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지 않는 한 365일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플레이했던 것 같습니다.

서련비(농부) 최근 평균 접속시간을 봤더니 17.1시간이더라고요. 일하느라 플레이하지 못할 때도 많은데 어떻게 이런 기록이 나왔는지 신기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시도 때도 없이 접속한다는 뜻이겠죠.

勇士재경아빠(용사단) 외근직이다 보니 스케줄 조절이 비교적 유동적인 편입니다. 일반적으론 퇴근 후 저녁에 접속하고요. 여담이지만,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어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게 익숙합니다.

유저들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삼국지 인물을 꼽았다. (왼쪽부터) 민초맛캉, 서련비, 超대기장, 勇士재경아빠.

유저들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삼국지 인물을 꼽았다. (왼쪽부터) 민초맛캉, 서련비, 超대기장, 勇士재경아빠.

4년 동안 플레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서련비 적벽대전 시즌을 빼놓을 수 없죠. 저희 맹의 전성기였던 시기라고 생각해요. 부랴부랴 전략을 짜고 맹원들에게 임무를 부여해 약 2000개의 부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의 쾌감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맹원들이 작전을 숙지하는 데에만 4일이 걸렸고 작전 전날에는 지휘부가 맹원에게 일일이 귓속말을 걸어서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밤이고 새벽이고 오직 게임에 몰두했죠. 치밀한 작전과 적극적으로 따라준 맹원이 얻어낸 값진 결과였어요.

十예수(십자가) 19개 시즌을 겪으면서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만, 글로벌 시즌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만났던 상대 중 가장 강력했던 ‘제천’ 동맹을 상대하며 무기력함을 느꼈거든요. 저희 동맹도 나름 전국 서버에서 점수가 제일 높았던 연맹이라 자신 있었는데 가지고 있는 장수 조합도 뛰어났지만, 초 단위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부대를 보며 그들의 게임 숙련도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어요. 한 번 더 만날 기회가 있다면 또 재미있게 시즌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還魂타잔 처음 ‘환혼’ 맹을 만들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4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미약한 수준이었지만 똘똘 뭉쳐 성장해 지금은 다른 강한 맹들과도 견줄 만한 맹이 됐으니까요. 이렇게 멋진 맹의 맹주를 맡을 수 있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민초맛캉(무림) 시즌 14 낙양 공방전이 떠오릅니다.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일격을 가해 상대를 무찌를 수 있었습니다. 이길 줄 몰랐던 상황이라 더욱 짜릿했죠. 저는 당시 부맹주 역을 수행하며 공성전이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공지나 지시사항을 전달했습니다.

게임이 현실로 이어지는 경험도 있나요?

超대기장(초월) 회사에서 경영진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거든요.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해 조직에 공유하는 게 주 업무죠. 이러한 경험이 게임에서도 빛을 발했던 것 같아요. 전황을 분석하고 작전을 설명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개인적인 사정으로 게임을 잠시 그만둔 적이 있었어요. 게임 관련 단톡방에서도 전부 나왔고요. 매일같이 수백 개의 연락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니 기분이 묘했어요. 매 시즌 맹원들과 만나 술 한잔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삼국지 전략판이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어렵게 됐어요.

서련비 학원 강사로 일하다 보면 다양한 학생을 만나요. 이해력이 좋은 학생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죠. 그럴 때 글, 그림, 표 등 여러 방법으로 설명해왔습니다. 그 경험이 게임으로도 이어져서 전황을 브리핑하거나 작전을 공지할 때 ‘이해하기 쉽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15년 전에 다른 게임에서 알게 된 사람이 있는데, 삼국지 전략판에서 다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같은 아이디를 쓰고 있어서 혹시나 하고 귓속말을 걸었다고 하더라고요. 잃어버린 친구를 찾은 기분이라 굉장히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神콩팥 너무 많습니다. 은행권에서 일하는 분에겐 아파트 구매할 때 필요한 대출 정보를, 동대문 상가에서 신발 장사를 하는 분에겐 매 분기 신발을 얻곤 했어요. 그 밖에도 중식당을 운영하는 분이 있어 회식을 그곳에서 하기도 했고요. 게임 덕에 제 삶이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회사 점심시간에 삼국지 전략판을 즐기고 있는 후배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게임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져서 요즘은 업무 정보랑 게임 정보를 자주 공유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十예수 예전에는 게임에서 알게 된 사람을 실제로 만난다는 게 어색했어요. 그런데 삼국지 전략판덕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려서 주로 형님들이 많은데, 인생 조언도 듣고 인맥이 넓어지는 것 같아 즐거워요. 지금은 제 원래 친구들보다 연락을 더 자주하고 지내요.

勇士재경아빠 게임에서 알게 된 동생이 통증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 부모님이 무릎이랑 허리가 불편하셔서 그 친구에게 진찰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요. 이런 식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경험은 삼국지 전략판을 오랫동안 즐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와 시즌 17 때 동맹연회를 위해 뮤직비디오를 찍은 적이 있어요. 난생처음 스튜디오에서 녹음도 해보고 영상에도 출연하며 생경한 경험을 했죠. 정모도 있던 날이라 더욱 뜻깊은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길수록 게임과 일상이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還魂타잔 광고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게임을 통해 알게 된 분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 적도 있어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만큼은 자신 있거든요. 이런 점이 외교전을 펼칠 때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게임 초반에는 2개의 연맹을 상대해야 했는데, 한 연맹을 빠르게 녹다운 시켜 시간을 벌고, 협상을 맺어 시간을 벌었던 적도 있어요. 실제 삼국지와 같이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죠.

(왼쪽부터) 還魂타잔, 무명왕, 여와, 十예수, 神콩팥.

(왼쪽부터) 還魂타잔, 무명왕, 여와, 十예수, 神콩팥.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超대기장 게임을 시작할 땐 신혼이었는데, 지금은 아이 둘의 아버지가 됐습니다. 회사에서의 위치도 달라졌고요. 예전만큼 게임에 시간을 많이 쏟기 어렵다는 뜻이죠. 맹주 자리를 그만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열정은 변함없이 크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무명왕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현실에서의 상황이 안정적이어야 하겠더라고요. 그동안엔 정말 게임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게임이 제 삶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神콩팥 올해 글로벌 시즌이 예고되어 있는데요. 1차 글로벌 시즌에는 정보 부족과 실력 차이로 패배를 맛보았지만 이번에는 국내 여러 맹들과 단합해 꼭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습니다.

삼국지 전략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뭐가 좋을까요?

무명왕 ‘끝판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싱글플레이로는 경험할 수 없는 압도적인 몰입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죠. 학창 시절 삼국지를 좋아했던 사람이면 반드시 한 번쯤 경험해보길 권합니다.

여와 제가 좋아하는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명대사를 빌려 표현할 수 있겠네요. “What is 삼국지? Nothing and Everything.”

민초맛캉 총력전이요. 시즌을 시작하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없어요.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전념해야 하죠. 일례로 저는 20시간 동안 접속해서 전쟁을 이끌었던 적도 있어요.

다들 ‘삼국지 전략판은 사람이 중요하다’라고 말해요. 그 이유를 조금만 설명한다면요?

超대기장 삼국지 전략판은 시즌제이기 때문에 3개월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합을 맞춰야 하죠. 어떨 땐 하루에 2~3시간씩 다른 맹주와 통화하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갔던 적도 있습니다. 수십, 수백 명의 맹원을 대표해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여와 4년 동안 게임을 하면서 슬럼프를 겪었어요. 그럴 때마다 맹원들의 격려와 응원,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었죠. 제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족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고요. 삼국지 전략판의 매력은 소통하고 상생하며 함께 난관을 극복하는 것에 있습니다.

勇士재경아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 수 있는 게임입니다. 상대 연합으로 만났던 사람을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나 친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렇게 게임에서 얻은 인연이 하나둘 늘어가다 보니 플레이하는 재미도 한층 깊어지고 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민초맛캉 합이 잘 맞아야만 이길 수 있어요. 서로 믿는 것도 중요하고요.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대에서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는 것처럼 희생 정신이 필요해요. 특히 저희 맹은 같은 지역에 사는 유저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권장해요.

Qookka Games에서 개발하고 운영중인 삼국지 전략판은 코에이 테크모의 삼국지 13 IP를 이용한 시즌제 전략 게임이다. 삼국지 원작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유료 과금 없이 전략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공정한 운영이 특징이다. 또한 시즌마다 새로운 시나리오가 추가되어 게이머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Qookka Games에서 개발하고 운영중인 삼국지 전략판은 코에이 테크모의 삼국지 13 IP를 이용한 시즌제 전략 게임이다. 삼국지 원작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유료 과금 없이 전략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공정한 운영이 특징이다. 또한 시즌마다 새로운 시나리오가 추가되어 게이머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임한수
  • PHOTO 코에이 테크모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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