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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 앨범과 솔로 투어로 돌아오는 카이의 생각들, 첫번째 이야기

복귀와 동시에 다방면에서 활동 계획을 쏟아놓은 카이는 ‘짝사랑’에 대해 말했다. 그것이 지난 2년 동안 카이가 성취한 가장 큰 힘이라고 했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5.03.18
스트레치 치노 재킷 70만원대, 케이블 코튼 스웨터 가격 미정, 셔츠 가격 미정, 스트레치 치노 팬츠 40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스트레치 치노 재킷 70만원대, 케이블 코튼 스웨터 가격 미정, 셔츠 가격 미정, 스트레치 치노 팬츠 40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순간 몰입도가 좋으신 것 같아요.

아, 제가요? 어떤 면에서 그럴까요?

지난번 에스콰이어 표지 촬영했을 때 결과물 보고 연기력, 표현력 같은 게 굉장히 좋은 분이구나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촬영 현장까지 직접 보니까 그런 느낌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더라고요. 중간중간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고, 춤 연습도 하다가.

그동안 촬영을 많이 해보며 찾은 저만의 방법인 것 같아요. 계속 콘셉트에 집중하고 ‘다음에는 어떤 동작을 할까’ 하는 식으로 너무 몰두하다 보면 힘이 들어가서 오히려 어색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제 의도가 울타리가 되어 어떤 한계를 벗어나지도 못하게 되고요. 제가 추구하는 것도 좀 힘을 뺀 자유로운 느낌이라, 긴장을 완전히 풀었다가 촬영할 때만 온전히 집중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코튼 리넨 재킷 90만원대, 셔츠 23만원대, 디스트레스드 데님 오버 올 50만원대, 행커치프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코튼 리넨 재킷 90만원대, 셔츠 23만원대, 디스트레스드 데님 오버 올 50만원대, 행커치프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저는 주로 화보나 무대 영상으로 카이 씨를 접해왔기 때문에 몰랐는데, 오늘 보니 활짝 웃는 얼굴이 거의 디폴트 표정인 사람 같기도 했고요.

맞아요. 오늘 유독 마음이 평화로운 부분도 있고요. 사실 제가 화보 촬영을 굉장히 오랜만에 하는 거잖아요. 소집해제 이후에 처음 하는 거니까. 오늘 제 자신이 어떨지 저도 궁금했죠. ‘떨릴까?’ ‘잘될까?’ 그런데 와보니까 너무 평화롭고 지극히 일상적인 느낌인 거예요. 얼마 전에 예능 촬영 스케줄이 몇 개 있었는데 그때는 약간 긴장을 했거든요. 그런데 화보는 아니더라고요. 제가 화보 촬영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냥 해오던 것을 계속 하는 느낌이었어요. ‘이 일이 내게는 오히려 심신에 안정을 주고 편안한 상태가 되게끔 하는구나’ 느꼈죠.

하긴, 제가 오늘 하루 몇 시간 봐놓고 ‘카이는 이런 사람이구나’ 할 수는 없겠죠.

그렇게 판단해주셔도 저는 좋아요.

단편적인 느낌만으로 ‘카이는 이런 사람이구나’ 해도요?

네. 사실 제가 활동하면서 그런 종류의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스스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럴 때마다 대답을 위한 답을 했는데, 그러고 나서 혼자 고민을 해보면 저도 잘 모르겠는 거예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멋있고 싶은 건지, 편안한 사람이고 싶은 건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그냥 그때그때 너무 다른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이 말해주는 것도 다 너무 재미있어요. 다양한 얘기가 나올수록 흥미롭고요.


스트라이프 재킷 150만원대, 셔츠 가격 미정, 디스트레스드 데님 팬츠 40만원대, 슈즈 가격 미정, 타이 가격 미정, 행커치프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스트라이프 재킷 150만원대, 셔츠 가격 미정, 디스트레스드 데님 팬츠 40만원대, 슈즈 가격 미정, 타이 가격 미정, 행커치프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필드 재킷 39만원대,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가격 미정, 타이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필드 재킷 39만원대, 스트라이프 포플린 셔츠 가격 미정, 타이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톤이 달라진다고도 하셨죠.

맞아요. 팬들을 봤을 때 온도가 다르고, 친구들과 있을 때 다르고, 저 혼자 있을 때도 너무 달라요. 흔히 ‘스위치를 바꾼다’는 표현을 쓰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저한테는 그렇게 달라지는 게 뭘 켜고 끈다는 느낌도 없이 오히려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된 것 같아요. 옛날에는 그래도 대외적인 자리에서는 좀 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든가, 그런 노력의 요소가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 모든 게 딱히 뇌를 거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나와요. 그러니까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달라져도 그게 다 저인 거죠.

복귀를 알린 라이브 방송 ‘Happily Ever After’에서 처음 등장할 때부터 엄청나게 행복해 하셨잖아요. 보면서 저는 ‘아 저 현장에 반가운 스태프들이 많나 보다’ 했어요.

‘현장 그 자체’에 대한 감동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제가 현장을 되게 사랑했더라고요. 사실 그 방송 촬영을 할 때도 뭐 대단한 마음가짐 같은 것 없이 자연스럽게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촬영장으로 딱 들어서는데, 저도 몰랐지만 제 안에는 그 정도의 도파민과 텐션이 있었던 거죠. ‘아, 촬영 현장에서 보낸 시간들이 그렇게 소중하고 값진 시간들이었구나’를 그제야 느꼈던 거예요.

거의 ‘오프라 윈프리 쇼의 톰 크루즈’ 수준으로 행복해하시다가, 팬들의 편지를 읽을 때는 또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어요.

(웃음) 제가 원래는 진짜 눈물이 없거든요. 그런데 팬들이 관련된 건 늘 예외인 것 같아요. 그동안 쌓아온 시간 때문이겠죠. 10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하면서 생긴 다양한 추억들이 있잖아요. 행복하고, 슬프고, 웃고, 울고, 즐기고, 감격하고, 다양한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제 20대를 온전히 함께 보낸 사람들이니까요. 가수라는 일이 어쨌든 사람의 감정에 대해 탐구하는 종류의 직업이잖아요. ‘내게 가장 섬세한 영감을 주는 존재가 뭘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결국 저한테는 ‘우리’인 것 같더라고요. 아이돌한테는 ‘우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 ‘우리’ 안에 지금 나와 팬들의 관계, 함께 쌓아온 추억, 사랑, 우정, 그 모든 게 다 들어 있으니까.

저는 아이돌 인터뷰를 계속할수록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 그 둘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제가 평생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겠다 하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요? 저는 충분히 상상해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족한테 느끼는 마음, 친구에게 느끼는 마음, 연인에게 느끼는 마음, 직장 동료에게 느끼는 마음, 그 모든 게 겹쳐진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조금 다를 수는 있겠죠. 그래도 그 마음들로 빗대어서 상상해보면 어렴풋이 느낌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함께 어떤 성과를 냈을 때의 연대감은 직장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얻을 수 있을 테고, 보고 싶은 마음이나 간질간질한 마음은 연인에게서 느낄 수 있을 테고, 애틋하고 절절한 마음은 가족에게서 느낄 수 있을 것 같고요.

말로만 들어도 단순히 덧셈이 아닐 것 같은데요. 거기다 그걸 섞으면 폭발하지 않나요? 콜라에 멘토스 넣은 것처럼?

하하하. (박수를 치고 웃으면서) 맞아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뭐랄까, 제가 유독 이 감정에 깊이 빠져든 것 같긴 하거든요. 지금 느끼는 이 마음이 뭔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 하고, 그래서 좀 더 충실하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스트라이프 코튼 리넨 스웨터 40만원대, 셔츠 가격 미정, 카고 팬츠 34만원대,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스트라이프 코튼 리넨 스웨터 40만원대, 셔츠 가격 미정, 카고 팬츠 34만원대,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스리피스 슈트에 꽃다발을 들고 나와서 감정을 아낌없이 표현했던 ‘Happily Ever After’와 달리, 인스타그램에는 아무 코멘트도 없이 연습실에서 춤추는 영상을 두 편 올렸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예전에는 ‘챌린지’ 같은 게 유행했다면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는 가볍게 춤을 춰서 올리는 흐름이 생겼더라고요. 그냥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 같은 것을 가볍게 만들어서 팬들에게 보내주는 거죠. 그래서 저도 예전에 해오던 것보다 더 많이 뭔가를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가볍게 찍어서 올려본 거예요.

출사표 같은 비장미를 느꼈는데, 오히려 가벼운 콘텐츠였군요.

그게 신기한 게, 사실 저는 춤에 대해서는 좀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거든요. 제가 완성됐다고 느끼지 않는 뭔가를 남에게 보여주는 걸 싫어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렇게 연습실에서 뭘 가볍게 찍어서 올린다는 게 저한테도 친숙한 느낌은 아닌 거죠. 그런데 요즘 제가 그런 태도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해야 돼’ ‘이건 안 해야 돼’ 하는 거.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지워버리고 싶은 거군요.

제가 어릴 때는 20대가 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나한테는 이런 게 맞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이런 거야’ ‘난 이게 싫고 저게 좋아’ 하고 하나씩 판단하고 쌓아가는 과정이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그게 일종의 고집처럼, 선입견처럼 작용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고가 갇히는 느낌이 드는 거죠. 그래서 요즘은 다 열어두고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들어왔을 때 혼자 좀 고민했을 성격의 스케줄도 요즘은 그냥 다 해보자 싶기도 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고 노력도 하고요.

카이와 뭘 해보고 싶었던 브랜드나 매체가 있다면, 기회는 바로 지금이군요.

너무 좋습니다. 새로운 작업이라면 다 너무 좋죠.


데님 유틸리티 재킷 50만원대, 인디고 패치워크 셔츠 40만원대, 데님 트러커 캡 11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데님 유틸리티 재킷 50만원대, 인디고 패치워크 셔츠 40만원대, 데님 트러커 캡 11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성하영
  • FEATURE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윤지용
  • STYLIST 신상철
  • HAIR 박내주
  • MAKEUP 현윤수
  • ASSISTANT 송정현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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