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NCT 정우가 노력형 천재가 될 수 밖에 없던 이유

정우는 슈퍼스타가 되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5.09.24
더블브레스티드 트렌치코트 가격 미정, 페블 디테일의 웨이브 백 422만원 모두 토즈.

더블브레스티드 트렌치코트 가격 미정, 페블 디테일의 웨이브 백 422만원 모두 토즈.

이번 화보 촬영을 밀라노에서 했더라고요. 사진으로만 봐도 굉장히 아름다워 보여요.

맞아요. 해외에서 화보 촬영을 하는 게 낯설어서 처음엔 살짝 떨렸는데, 막상 그 장소에 도착하니까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감탄만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선 뭘 찍어도 다 예쁘게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보 촬영 걱정을 좀 덜하게 된 것도 있어요.(웃음)

바다에서 수영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도 봤어요.

아, 거긴 밀라노가 아니고 카프리라는 섬이었어요. 이탈리아에서 토즈 일정이 끝나고 영국으로 넘어가는 스케줄이었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짧은 여행 겸 휴식을 갖기로 했거든요. 수영을 잘하지 못하는데도 굉장히 즐거웠어요.

밀라노엔 여러 번 갔잖아요. 2023년부터 토즈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이젠 좀 익숙해졌을 것 같아요.

뭔가 정겨운 느낌이 있어요. 토즈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님이랑도 여러 번 뵙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적으로 친숙해졌고요. 처음 토즈 컬렉션에 참석했을 때도 미리 알고 있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다들 저를 반갑게 환영해줬던 기억이 나요. 정말 감사하죠.

정우 씨한테 토즈는 어떤 이미지인가요?

기본적으로 헤리티지와 클래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격식 있는 자리가 아닌 일상생활 중에 착용하기 좋은 웨어러블한 아이템도 많고요. 드라이빙 슈즈로도 유명해서 쇼장이나 룩북에 자동차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차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클래식카는 한눈에 보기에도 예쁘더라고요. 언젠가 착장을 토즈의 옷과 슈즈로 맞추고 그런 멋진 클래식카를 운전해보는 상상도 하게 되더라고요.

토즈 앰배서더 활동 외에도 올해 월드 투어도 진행하고 있어 많이 바쁘겠어요.

해외에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저는 아직 우물 안 개구리라고 느껴요. 여전히 가보지 못한 나라와 도시가 정말 많거든요. 그곳에서 변함없이 저희를 응원해주는 시즈니(NCT 팬덤명)들을 전부 만나고 싶어요. 월드 투어를 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요.

예를 들면요?

무대 위에서 즉흥적으로 추는 춤을 보여준다든지요.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670만원, 셔츠 재킷 219만원, 터틀넥 니트 124만원, 팬츠 139만원, 카프스킨 앵클부츠 가격 미정 모두 토즈.

싱글브레스티드 코트 670만원, 셔츠 재킷 219만원, 터틀넥 니트 124만원, 팬츠 139만원, 카프스킨 앵클부츠 가격 미정 모두 토즈.

원래 무대 위에서 애드리브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원래는 계획대로 짜인 것에 집중하는 타입이었어요. 준비한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느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조금 더 즐겨도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이번 투어를 할 때 무대를 즐긴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팬들에게 어떤 새로운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을지 혼자 연구도 해보고 연습도 했어요. 물론 기본적인 흐름은 숙지하고 따르되 중간중간 약간의 변주를 주는 정도지만요. 정말 소소한 것들이에요.(웃음) 제 파트가 되었을 때 제스처나 표정을 다르게 하는 식으로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즈니들은 그런 디테일한 변화까지도 전부 캐치하고 좋아해주더라고요. 무대가 끝나고 난 후 모니터링도 꼼꼼히 하는 편인데, 애드리브를 했을 때 팬들 반응이 좋으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 변화를 주는 것도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부턴 수월하다는 걸 배웠어요.

춤 이야기 하니까 정우 씨가 연습생 첫날에 배틀을 했다고 말했던 게 떠오르네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게 약간 신고식이나 연습생들 사이에 내려오는 전통 같은 거였어요. 어떤 걸 잘하냐고 물어보길래 할 줄 아는 게 춤밖에 없어서 춤이라고 대답했더니 순식간에 배틀로 이어지더라고요.(웃음) 얼떨결에 텐 형이랑 배틀을 하게 됐는데 형이 너무 잘 춰서 압도당했던 기억이 나요. 속으로 ‘와, 연습생의 세계는 역시 장난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죠.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뭐예요?

중학생 때 영화 <스텝 업>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 길로 댄스학원을 끊고 댄스 동아리에 들어갔죠. 그러다가 지역 대회에도 나가고 하면서 관심이 점점 커졌어요.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더 신났던 것 같기도 해요.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처음 캐스팅 명함을 받았을 땐 사기인 줄 알았어요. 연예인 시켜준다고 꼬셔서 돈만 뜯어내는 곳이 있다는 걸 뉴스로 봤거든요.

신중한 학생이었네요.

그런 면이 있긴 해요. 겁도 많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추가 오디션을 보자는 전화가 왔을 때도 발신 번호를 인터넷에 검색해봤어요. 비슷한 전화번호가 SM엔터테인먼트로 등록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했죠.

스스로를 노력형 인간이라고 소개한 걸 봤어요.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춤은 둘째치더라도 노래는 아예 배워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같이 연습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갈 때도 위기감이 들었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한번 시작했으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죠. 타고난 재능이 없는 저로선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하는 방법밖엔 없었어요.

에이,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요?

(웃음)진심입니다. 잘생기고 실력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유독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요?

무대에 서기 위한 실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인성이나 태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직업인 만큼 카메라 앞이 아니더라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려고 노력해요.

캐시미어 니트 219만원, 데님 팬츠 95만원, 스웨이드 벨트 가격 미정 모두 토즈.

캐시미어 니트 219만원, 데님 팬츠 95만원, 스웨이드 벨트 가격 미정 모두 토즈.

정우 씨만의 루틴이나 습관이 있나요?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커피를 한 잔 마셔요. 그래야 빠르게 잠이 깨더라고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엔 스트레칭을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만의 스트레칭 순서가 있어서 남들이 10분이면 충분할 때 저는 30분 이상 걸리기도 해요.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가면 다치거나 실수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버릴 것 같은데, 바쁜 와중에도 지키고 싶은 시간이나 활동이 있다면 뭘까요?

자기 계발이요. 더 나은 상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정체하는 게 아니라 뒤처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운동이 될 수도, 춤이나 보컬 레슨이 될 수도 있죠. 이동하는 차 안에서 틈틈이 패션이나 음악에 대해 디깅하는 것도 제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하려고 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잔다거나 하는 건 정우 씨 사전에 없군요.

하루 종일 가만히 있는 건 되도록 지양하는 편이에요. 휴식을 취하더라도 가볍게 몸을 움직이거나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규칙적인 시간을 보내요.

많은 아티스트가 공연 후 느껴지는 허무함 때문에 괴로워해요. 무대 위 함성이 클수록 방에 돌아왔을 때 허탈한 기분이 든다고요. 정우 씨도 그런 감정을 느낀 적 있나요?

한 번도 그런 외로움을 느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근데 그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중요한 건, 그런 순간이 닥쳤을 때 극복해내는 방법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죠. 앞서 쉬는 날에도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한다고 대답한 것도 그래서예요. 어디서 들었는데 꾸준히 운동을 하고 보컬 레슨을 받으면 신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 구조 자체가 건강하게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일이 없으면 ‘방콕’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일부러 집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요.

NCT의 N이 네오(Neo)잖아요.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독창적인 콘셉트와 분위기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오고 있고요. 이미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앞으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분야가 있을까요?

최근 F1에 빠졌어요. 당연히 영화도 봤고요. 꼭 음악적인 협업이 아니더라도 F1 관련해서 무언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멤버들이랑 했어요. 뮤직비디오를 서킷이나 F1 관련한 콘셉트로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파시미 스웨이드 보머 재킷 568만원, 셔츠 재킷 423만원, 하프 집업 니트 가격 미정, 팬츠 139만원, 카프스킨 앵클부츠 가격 미정 모두 토즈.

파시미 스웨이드 보머 재킷 568만원, 셔츠 재킷 423만원, 하프 집업 니트 가격 미정, 팬츠 139만원, 카프스킨 앵클부츠 가격 미정 모두 토즈.

이미 작업한 것 중에선 어떤 뮤직비디오를 정우 씨의 최애로 꼽고 싶어요?

이건 고민하지 않고 바로 대답할 수 있어요. ‘영웅’이요. 음악, 콘셉트, 의상, 연출, 헤어랑 메이크업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고나 할까요? 촬영 후에 보면서도 멤버들이랑 ‘우아, 이걸 우리가 했다고?’라면서 감탄할 정도였죠. 그 후로도 뮤직비디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때 ‘영웅’을 자주 언급하곤 해요.

멤버들이랑 팀의 미래나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누는 편인가요?

날을 정해놓고 ‘우리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식은 아니고요. 그냥 일상 이야기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자연스럽게 팀의 미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는 편이에요.

그럴 때 정우 씨는 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쪽인가요?

굳이 고르자면 듣는 쪽에 더 가까워요. 보통 ‘형들 라인’이 대화를 이끌어나가긴 해요. 저는 다 듣고 나서 간단하게 제 의견을 남기고요. 대체로 회사나 형들 의견을 믿고 따라가곤 해요. 예를 들면 타이틀 후보 곡을 골라야 할 때 멤버들이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타이틀곡을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해요. 작년 7월에 발매된 NCT 127의 6번째 정규 앨범 <WALK>의 타이틀곡이 ‘삐그덕’으로 정해진 것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결과예요.

저는 사실 서울의 경도가 동경 127도라는 걸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알았어요. 서울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그룹명을 NCT 127로 정했다는 것도요. 정우 씨가 생각하는 서울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공감하지 못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서울의 야경을 꼽고 싶어요. 퇴근하는 길에 올림픽대로를 따라 달리며 보이는 풍경이요. 제가 한강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한강 주변을 거닐며 야경을 보면 마음이 정돈되면서 힘을 얻어요. 서울 같은 대도시 한가운데 한강같이 큰 강이 흐른다는 게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큰 메리트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앞서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라고 표현했던 게 계속 마음에 남네요. 정우는 언제쯤 우물을 벗어난 개구리가 될 수 있을까요?

무언가 하나만 콕 집어 말하기 쉽지 않은데요. 지금 딱 떠오르는 건 코첼라 페스티벌이에요. 해외 투어를 여러 번 경험해보긴 했지만 코첼라는 꿈의 무대 같은 느낌이거든요. 언젠가 꼭 그 무대에 올라가보고 싶어요.

카디건 가격 미정, 캐시미어 니트 219만원, 팬츠 139만원 모두 토즈.

카디건 가격 미정, 캐시미어 니트 219만원, 팬츠 139만원 모두 토즈.

다른 인터뷰에서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걸 봤어요. 제가 보기에 이미 슈퍼스타인 것 같은데, 정우 씨가 생각하는 슈퍼스타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슈퍼스타는 팔로워나 인기가 많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에요.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하겠죠.

슈퍼스타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나오기도 하죠. 만약 정우 씨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상상해본다면 그 영화의 시작은 어떤 장면일 것 같아요?

오,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는데요.(웃음) 고민이 많이 되네요. 음, 아마도 어릴 적 영화 <스텝 업>을 보던 순간이지 싶어요. 어린 나이긴 했지만 처음으로 강렬하게 ‘그래!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거든요. 지금의 저를 만든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고요.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정우 씨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 궁금해요.

인터뷰가 나갈 때면 이미 갔다 왔을 것 같은데요. LA에서 열리는 케이콘에 참여한 후에 멤버들끼리 하와이로 휴가를 가기로 했어요. 멤버들이랑 가는 첫 휴가이기도 해서 더 기대가 돼요. 이미 형들이 계획도 다 짜놓은 상태라 저는 열심히 따라다니기만 할 예정입니다.(웃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죠


Credit

  • FASHION EDITOR 김유진
  • FEATURE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고원태
  • STYLIST 김영진
  • HAIR 이혜인
  • MAKEUP 김세은
  • PRODUCTION 스튜디오 알토(Studio Alto)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