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이 생각하는 정신력이 진짜 강한 사람

의도적으로 사이즈를 좀 줄이는 중이에요.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갔을 때랑 비교하면 한 5~6kg 빠져서 85kg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 기억나요. 그때 여름이 아닌데도 무척 더웠죠.(웃음)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닌데 첫인상이 좀 사나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옷을 입을 때도 사이즈가 잘 맞지 않아 수선을 해야 했고요. 솔직히 예전엔 유산소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러닝을 시작해서 그런 것도 있고요. 혼자 뛰는 것보단 여럿이 같이 뛰는 걸 선호해요.

10km 정도 뛰는 것 같아요. 같이 뛰는 지인들이랑 ‘우리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뛰자’고 약속을 했거든요. 가끔 혼자 뛸 때도 있는데 그럴 땐 7km 정도 뛰어요. 아무래도 혼자 뛰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서요. 대신 페이스를 확 올려요. 평소보다 짧고 굵게 뛰는 셈이죠.

풀마라톤이요? 지금으로선 아직 없습니다. 제 신체 구조상 그렇게 긴 거리를 뛰는 게 쉽지 않아요.(웃음) 지금은 뛰면서 몸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걸 즐기는 정도에요.

자동차 타이어를 배 위에 올려놓고 찍은 컷이 있었는데 꽤 신선했어요. 저는 화보 촬영에 대해선 전혀 모르기 때문에 포토그래퍼님이랑 에디터님이 이끌어주는 대로 잘 따라가기만 했던 것 같아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귀찮다고 아예 바르지 않거나 로션 하나만 바르는 지인들이 많던데 저는 여러 가지 제품을 순서대로 꼼꼼하게 발라요.

그쵸. 사실 제가 어릴 때 ‘내돈내산’ 한 첫 제품이 비오템이었어요. 선수 시절, 해외 훈련을 나갈 때였는데 면세점에 비오템이 있길래 샀던 기억이 나요. 발랐을 때 시원한 느낌이 나는 향을 좋아하는데 비오템이 딱 그랬죠. 보디샤워나 보디로션을 고를 때도 ‘나 방금 씻고 나왔다’라고 바로 느껴지는 그런 향을 선호해요.

선수 생활 중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은퇴 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가끔은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확실히 관리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차이가 크더라고요. 평소 저만의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어서 이젠 피부 관리도 루틴화된 것 같아요.

가끔 다른 지역으로 운동 갈 때 깜빡하고 스킨과 로션을 챙기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 걸 빌려서 쓰더라도 집에 돌아오면 세안 후 다시 제가 쓰던 걸 발라요. 제가 생각해도 좀 유난스럽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강박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나?’라는 의문이 있어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시간이 아닐까요? 스트레스 받을 땐 운동을 더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건 해소라기보단 잠시 다른 것에 몰두해 스트레스를 잊게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운동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제대로 할 게 아니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다’는 게 제 기본 마인드거든요. 근데 유일하게 꾸준히 하고 있는 종목이 골프예요. 물론 골프로 프로가 된다거나 업으로 삼을 생각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더라도 꾸준히 하고 싶은 취미예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긴 하죠.(웃음) 그래서 저도 처음엔 많이 헤맸어요. 드라이버가 잘 맞아서 기분이 좋다가도 아이언이 안 맞고 그랬거든요. 골프를 시작한 지 이제 3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노력의 결실을 보고 있어요.

(웃음)알죠 알죠. 근데 괜찮아요. 드라이버는 270~280 정도 나와요. 예전엔 드라이브 거리도 오락가락했는데 이젠 편차가 많이 줄었어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믿어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멘털도 유지할 수 있겠죠. 근데 저 스스로는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질 않아서 제가 드리는 조언이 의미가 있을진 모르겠네요.

홈 트레이닝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요.(웃음) 저는 집에서 절대 운동을 못 해요. 체육관에선 10개를 들 수 있었는데 집에서 하면 자꾸 눕고 싶고 쉬고 싶어서 7~8개만 하고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나태해지지 않고 일정한 주기로 홈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신력이 보통이 아닐 것 같아요.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고요.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정반대입니다. 저희 집은 미니멀한 걸 넘어서 약간 휑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물건이 별로 없어요. 딱히 뭘 모으거나 소유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 편이고요.

운동에 대한 것 외에 다른 건 전혀 철저하지 않습니다.(웃음) 집 고를 때 유일하게 고려하는 건 햇빛이 잘 들고 뷰가 답답하지 않은 것 정도예요.

노후 준비요. 영상 인터뷰에서도 농담처럼 말하긴 했는데, 정말로 20~30년 후에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해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후 준비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거나 부동산에 빠삭해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타입은 또 아니고요.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냥 차곡차곡 저금만 하고 있어요.(웃음)

30대라고 못 박고 싶진 않지만 주변에 하나둘 결혼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더라고요. 원래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친한 친구들이 결혼을 하니까 갑자기 뭔가 훅 느껴졌어요. 저랑 같이 장난치고 농담하면서 놀던 친구들이 갑자기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예전에 선배들이나 형들이 ‘너도 나이 먹어봐’라는 말을 할 땐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알 것 같아요.

마음은 있죠.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는 건 매력적이니까요. 미국 서부 쪽도 좋더라고요. 언젠가 남미에도 가보고 싶긴 해요.

일 때문이 아니면 해외에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에너지 소모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정말 휴식이 필요할 땐 그냥 집에 머무는 게 제일 좋습니다. 막상 가면 또 즐겁긴 한데 가기 전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죠.

20대 초반에 한 거예요. 10대 질풍노도 같은 시기를 보냈고 20대는 끊임없이 목표만 쫓는 삶을 살았거든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타투를 할 때 저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편인데 당시엔 헤라클레스처럼 강한 이미지에 끌렸던 것 같아요. 팔에 있는 올림픽 오륜기 타투는 메달을 딴 후에 새긴 거고요. 살면서 또 뭔가 의미 있는 일이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타투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