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마이클 라이더가 그리는 셀린느의 여름

셀린느 여름 컬렉션.

프로필 by 김유진 2025.12.18

지난 10월, 마이클 라이더는 파리에서 차로 한 시간 떨어진 생클루 공원으로 향했다. 첫 쇼를 선보인 파리 비비엔 거리 16번지의 본사 아틀리에와 달리, 셀린느의 무대를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긴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도시의 메마른 풍경에서 벗어난 그곳엔 바람이 천천히 나부끼고 빛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이곳에 온 이유는 화려한 장식이나 도시의 긴장감 대신 셀린느가 추구하는 본질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마이클 라이더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패브릭이 어떻게 빛을 받아들이는지 관찰하며 옷의 근원을 다시 생각했을 것이다. 셀린느의 여름은 그렇게 도시의 소음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시작됐다.

마이클 라이더는 새로운 장식을 더하기보다, 셀린느가 지닌 본래의 구조와 균형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는 브랜드가 쌓아온 언어를 해체하지 않고, 그 안의 질서를 정교하게 다듬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컬렉션은 지난 봄 시즌의 연장선으로, 같은 언어지만 더 여유롭고 깊은 호흡으로 말했다. 구조는 여전히 명확했고, 실루엣은 절제되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 이전보다 한층 유연한 리듬을 목격할 수 있었다. 도시의 세련됨과 자연의 온기가 나란히 존재하듯.

남성적인 테일러링은 여전히 균형을 다룬다. 허리를 강조한 재킷의 라인은 긴장감과 여유로움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대비되는 스키니 진은 마이클이 추구하는 선명한 선을 따라갔다. 턱시도 구조는 더 가벼워졌고 실크로 만든 럭비 셔츠는 움직임에 따라 다른 빛을 냈다. 자유로운 형태로 완성한 우아함이었다. 여성복 역시 마찬가지다. 부클 소재의 미니드레스는 순수함과 고급스러움의 경계를 오갔고, 환각적인 플로럴 패턴은 여름의 열기와 몽환을 함께 품었다. 중간중간 모델의 손에 들린 헬멧은 도시와 움직임, 일상과 럭셔리의 공존을 상징하는 작은 장치처럼 보였다.

마이클 라이더는 셀린느를 더 이상 정적인 브랜드로 두지 않는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리듬 속으로 옮긴다. 옷은 움직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쇼가 끝나고 생클루의 공기에는 아직 여운이 남아 있었다. 마이클 라이더는 셀린느의 역사를 새로 쓰기보다, 그 기초를 한층 더 단단히 다져놓았다. 새로움보다 지속의 힘, 2026 Summer 컬렉션은 셀린느의 고요한 진화였다.

Credit

  • PHOTO 셀린느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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