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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웨스 앤더슨은 프라다의 필름을 감독했다

생로랑부터 프라다까지 패션 하우스의 영화적 소통법

프로필 by 성하영 2026.01.29

지난 24일 키드수퍼의 2026FW 컬렉션 쇼는 분노하는 뱅상카셀의 얼빡 영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이는 콜름 딜레인이 직접 디렉팅한 짧은 필름으로 매트릭스를 오마주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 안에 이토록 충격적이게, 또 이토록 선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또한 마리아노는 토마스 하디만이 감독한 필름 <마리아닉(MAGLIANIC)>으로 지난 2026SS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하위문화, 노동자 계급, 그리고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풀어낸 한 편의 로드무비에서는 마리아노의 정서와 의도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종합 예술이라고도 불리는 영화는 그래서인지 패션 하우스의 소통 창구로 자주 이용되곤 합니다. 필름에 진심인 브랜드를 소개할게요. 감성 충전에 도움 많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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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미우는 2011년부터 <우먼스 테일(Women's Tales)>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여성 감독들을 응원해왔습니다. 그들은 옷이나 가방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로지 인간으로서 한 여성의 이야기와 정체성, 관점에 집중하죠. ‘누벨바그의 어머니’라 불리는 아녜스 바르다부터 클로이 자오, 클로에 세비니, 조안나 호그 등 쟁쟁한 여성 감독들이 참여해 지금까지 공개된 시리즈만 해도 30편이 넘습니다. 그들의 눈으로 담은 여성의 모습은 다채롭습니다. 그들에겐 인종도, 나이도, 어떤 상황적 어려움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 모두의 주체적인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PRADA


프라다는 최근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갤러리아 백의 캠페인 필름 <리추얼 아이덴티티>를 선보였습니다. 감독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특유의 기묘한 분위기와 초현실적이고 영화적인 시선으로 가방을 재해석했죠. 프라다의 영화 사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웨스 앤더슨과 만든 <카스텔로 카발칸티>라는 8분짜리 코메디 단편 영화로 캠페인의 새 지평을 열었죠. 이외에 로만 폴란스키 감독, 헬레나 본햄 카터 주연의 <테라피> 또한 아주 짧은 영상이지만 프라다만의 도시적이고도 위트 있는 무드를 완벽하게 담고 있습니다.





GUCCI


구찌는 2006년부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복원 사업 ‘더 필름 파운데이션(The Film Foundation)’을 꾸준히 후원하며 고전 영화 복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늘 영화적 연출에 공을 들여왔죠. 2020년에는 ‘구찌페스트GucciFest’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헀는데요. 참여 브랜드의 컬렉션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7부작 단편 영화 시리즈 <오버추어 오브 썸띵 댓 네버 엔딩>을 통해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는 최근 뎀나의 <타이거> 캠페인까지 이어집니다. 오스카 수상 감독 스파이크 존즈와 할리나 레인이 공동 연출한 무려 30분이 넘는 단편 영화로, ‘라 파밀리아’ 컬렉션의 룩을 멋지게 차려 입고 생일 파티에 참석한 배우들을 조망하며 시작됩니다. 데미 무어, 에드워드 노튼, 엘리엇 페이지, 줄리안 니콜슨, 켄달 제너 등 화려한 출연진을 감상하다보면 뎀나가 보여주려는 새로운 구찌의 방향성이 명확해집니다.





SAINT LAURENT


현시점 영화 산업에 가장 진심인 하우스는 단연 생 로랑입니다.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영화 제작사를 설립한 브랜드는 럭셔리 브랜드 중 최초죠. 2023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에단 호크 주연의 <스트레인지 웨이 오브 라이프>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생 로랑 프로덕션’을 공식 출범했는데요. 퀴어 서부극이라는 독특한 장르에서 생 로랑의 관능적이고 대담한 미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죠. 바로 다음해 선보인 <에밀리아 페레즈>는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예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외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가스파 노에, 짐 자무쉬 등 색체가 뚜렷한 감독들과의 협업으로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Credit

  • VIDEO 각 브랜드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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