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몰디브의 떠오르는 럭셔리 리조트 코모 코코아의 압도적 아름다움

방에서 바다로 바로 입수 가능한 방갈로에서 그림 같은 하루를 꿈꾸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6.02.23

MAKUNUFUSHI

생선 한 접시, 차갑게 식힌 와인, 그리고 노을. 단지 이것만으로도 ‘코모 코코아’가 자리한 마쿠누푸시라는 작은 섬은 몰디브 수중 세계의 보석 같은 곳이다. 바다와 함께 사는 이 섬에서는 바닷속 주민들을 마주친다. 길게 뻗은 덱 끝에서 내려다볼 때도, 스노클링을 할 때도 그리고 저녁 바비큐 자리에서도 말이다.

매혹적인 터키색

방갈로에서는 수평선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전망이 펼쳐진다. 섬 안쪽에는 수영장과 스파, 레스토랑이 자리해 있다.

넓은 객실과 작은 상어들

‘코모 코코아’에서는 말 그대로 ‘하우스 보트’처럼 물 위에 떠 있는 객실에서 지낸다. 테라스에서 바로 바다로 내려서면 물속으로 직행 가능하다. 섬 주변의 얕은 바다는 산호상어를 비롯해 수많은 어종이 태어나고 자라나는 생명의 산실이다.


수도 말레의 스카이라인을 스치듯 지나 스피드보트가 남말레 환초를 향해 쏜살같이 달린다. 날치들의 동행 속에서 작은 무인도들을 지나 산호초의 연푸른 여울 위를 가르면 수평선 끝에 마쿠누푸시가 모습을 드러낸다. 막 도착한 섬은 꽤 고요하다. 키 큰 야자수 아래를 지나 방갈로로 향하면 길은 거대한 나무 덱으로 이어진다. 덱에는 객실들이 전통 배인 ‘도니’처럼 나란히 정박해 있다. 파노라마 창 너머로 왼쪽엔 정글, 오른쪽엔 바다. 우리는 그저 입을 벌린 채 감탄할 수밖에 없다.

객실 앞에는 오리발과 마스크가 준비돼 있다. 테라스에서 바다로 내려서면 곧장 산호초 지대로 출발이다. 물이 차오른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 바다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참치, 유영하는 갑오징어를 만나고, 탁자 산호 아래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곰치도 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매 순간은 언제나 다른 세계로 떠나는 소풍처럼 느껴진다. 그 세계에서 인간은 그저 잠시 들른 손님일 뿐이다.

작은 섬을 여행할 때면 으레 섬을 한 바퀴 걸어본다. 마쿠누푸시에선 고작 15분이면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온다. 셀 수 없이 많은 소라 껍데기 속에 소라게들이 들어앉아 이리저리 기어다니고, 데굴데굴 굴러간다. 수천, 수만 마리의 소라게가 움직이는 해변을 보고 있으면 마치 땅에 아지랑이가 피는 듯하다. 게들은 낮에는 태양을 피해 깊은 구멍을 파고 숨어들지만, 어스름이 깔리면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손전등을 한 번 휙 돌리기만 해도 게들의 작은 눈 수십 개가 반짝이며 빛난다.

가는 길

말레에서 남말레 환초에 있는 코모 코코아까지는 스피드보트로 약 45분이 걸린다.


숙박

등급별로 구분된 수상 방갈로에 묵는다. 최상위 타입에는 작은 담수 풀장이 딸려 있다. 등급, 시즌별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1박 요금은 약 700유로부터 시작한다.


코모 코코아에는 레스토랑이 딱 하나뿐인데, 몰디브에서는 이런 단순함이 오히려 반갑다. 다른 호텔들에선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발을 모래에 묻은 채 수영장 옆 테이블에 앉는다. 그릴 앞에는 유난히 유쾌한 세 명의 청년이 서 있다. 알고 보니 오늘은 생선 바비큐가 있는 날이라 로브스터와 문어는 물론 리프 피시까지 식탁에 올라온다.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실려온 게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잡아 곧장 숯불 위에 올린 것들이다.

아침엔 해변에서 명상하고, 점심 무렵엔 느긋하게 낮잠을 즐긴다. 해가 기울면 가볍게 한잔. 잠시 머무는 곳일 뿐인데, 여기라면 영원히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모 코코아는 살아가는 데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낙원이다. 뭔가 활동적인 걸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나 문화체험에 진심인 사람에게 몰디브는 애초에 잘 맞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완전히 잠수해 버리는 기분을, 잠깐 세상 밖으로 빠져나온 듯한 감각을 즐기길 바란다. 스마트폰 따위는 제발 몸에서 멀리 놓길 권한다. 상사의 잔소리를 듣기 전에 아름다운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한 번 더 하는 편이 시간을 값지게 쓰는 현명한 방법이다.

섬에서 불과 50m 떨어진 앞바다에 블루홀 하나가 있다. 하우스리프 한가운데, 깊이 8m쯤 파여 있는 모래 구덩이다. 어린 바라쿠다 떼가 설치미술처럼 물속에 펼쳐져 있고, 산호 사이로는 흰동가리들이 춤추듯 오간다. 산호상어 한 마리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우리 주변을 계속 맴돈다. 바로 그 순간 이곳을 영영 떠나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밀려온다. ‘어쩌면 전생에 이곳에서 태어났던 건 아닐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까지 생각에 닿았다면, 마쿠누푸시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뜻이다.

Credit

  • PHOTO 포시즌스 쿠다 후라
  • 코모 코코아 아일랜드
  • 소네바 자니
  • Sandro Bruecklmeier
  • Aksham Abdul Ghadir
  • Dominik Schutt
  • TRANSLATOR 박윤혜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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