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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의 ‘헬로루키’가 돌아온다

장기하와 얼굴들, 실리카겔, 국카스텐,... 이 익숙한 이름들이 사실 전부 ‘헬로루키’ 출신이다. 오랫동안 인디 신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헬로루키’를 모를 수 없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음악에 흥미를 갖게 된 이들도 적지 않을 터. 여러분을 위해 올해 다시 시작되는, 놓쳐서는 안 될 특별한 존재 ‘헬로루키’를 소개한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2.19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실리카겔, 국카스텐을 배출한 인디 등용문 ‘헬로루키’가 4년 만에 부활한다.
  • 2월 23일부터 신인 뮤지션 접수를 시작한다.
  • 독보적인 음악성을 지닌 차세대 밴드의 탄생을 가장 먼저 목격할 기회.

인디 신의 다양한 장르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EBS의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 그리고 그 안의 ‘헬로루키’ 프로젝트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시작된 ‘밴드 붐’과 팬데믹 이후 다시 활성화된 페스티벌 문화 속에서 여러 음악을 접하며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라면, 그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을 것. 그래도 지금 알게 되는 건 절대 늦지 않았고, 오히려 다행인 일이다. ‘헬로루키’는 4년 간의 공백을 지나 올해 드디어 돌아오니까.


‘헬로루키’란?

인디 신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헬로루키는 15년간 총 173팀의 신인 뮤지션들을 배출했다. / 출처: EBS 스페이스 공감

인디 신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헬로루키는 15년간 총 173팀의 신인 뮤지션들을 배출했다. / 출처: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는 EBS의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 2007년부터 시작한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다. 15년간 총 173팀의 실력 있는 신인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인디 신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자리해 왔다. 프로젝트는 매월 음원과 라이브 심사를 거쳐 루키를 선정하고, 연말에 '올해의 헬로루키' 결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 비해 방송 출연 기회가 현저히 적은 인디 뮤지션들이 공중파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고, 오직 음악성 하나만으로 겨룬다는 점 때문에 더욱 음악 팬들의 각광을 받기도 한다.



‘헬로루키’의 역사

인기상을 없앰으로써 대중적인 반응보다 장르의 다양성과 실험성, 창의성을 중심으로 심사하겠다는 취지를 명확히 했다. / 출처: 최용환 제공

인기상을 없앰으로써 대중적인 반응보다 장르의 다양성과 실험성, 창의성을 중심으로 심사하겠다는 취지를 명확히 했다. / 출처: 최용환 제공

지난 20년간 인디 음악 신과 방송국의 상황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사이, ‘헬로루키’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첫 해인 2007년 신인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무대로 시작된 ‘헬로루키’는 이듬해부터 월별 리그전과 연말 결선이라는 포맷을 갖추기 시작했다. 뮤지션, 평론가, 기획자 및 PD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대상과 특별상과 별개로 관객 투표를 바탕으로 한 인기상이 존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12년부터는 인기상을 없애고 대상, 우수상, 심사위원 특별상으로만 수상을 진행하여, 대중적인 반응보다 장르의 다양성과 실험성, 창의성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취지를 명확히 했다. 이후 많은 음악가들이 대중에게 소개됐고, ‘헬로루키’ 자체의 입지도 공고해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19년 이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방송사 예산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2년간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되는 안타까운 시기를 겪게 됐다. 2022년, '리스타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단기 결선 포맷을 통해 10팀을 압축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명맥을 되살렸지만, 이후 다시 극심한 재정난으로 <스페이스 공감>의 라이브 자체가 전면 중단되면서 ‘헬로루키’도 다시 우리 앞에서 사라졌다.



돌아온 ‘헬로루키’

2026년, 4년 만에 ‘헬로루키’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글이 국내 음원 생태계와 상생을 위해 3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EBS에 출연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헬로루키' 프로젝트가 부활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이름만 돌아온 것이 아니라, 이전의 '월별 리그전' 포맷을 부활시키며 다시 한 번 인디 신의 소중한 등용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당장 올해의 첫 ‘이달의 헬로루키’를 선발하기 위한 음원 접수가 2월 23일부터 시작된다.

뮤지션이라면 반드시 주목해야 할 기회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사실 리스너에게도 그렇다. 지금 당장 인디 신에서 가장 주목받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를 방송 채널로 체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음악들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라면 ‘헬로루키’의 부활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이미 유명해진 스타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는 것도 물론 좋지만, 신인 시절 그 반짝임을 들여다보고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것은 초창기 팬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다.



‘헬로루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헬로루키’에는 그동안 어떤 아티스트들이 있었냐고? 무대에 오른 것만을 기준으로 하면 173팀이나 되고, 그 중에 들어서 손해볼 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아티스트를 다루는 것은 어려우니, 연말 결산 수상 팀 가운데 “이미 이때부터 ‘헬로루키’에서 찍어줬다”는 것을 보여줄 대표적 아티스트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하지만 진정한 ‘헬로루키’의 맛을 알기 위해서는 다채로운 개성을 지닌 다른 아티스트들도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역대 모든 선정 아티스트들은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 홈페이지에서 연도별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시작될 ‘헬로루키’ 출연 아티스트들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국카스텐 (2008년 대상)

2008년 ‘헬로루키’ 무대에서 첫 곡 '거울'을 선보였을 때의 충격은 굉장했다. 사이키델릭한 곡의 에너지와 압도적인 연주력, 그리고 폭발적인 보컬까지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였기 때문이다. 이후 다양한 활동과 하현우의 예능 프로그램 활약 등을 통해 상당한 인지도를 지니게 됐지만, 최근 작품을 보면 그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을 하면서 창작의 경계를 넓혀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장기하와 얼굴들 (2008년 인기상)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는 여러 의미로 센세이셔널했고, 당시에는 어느 정도 밈처럼 소비된 경향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색과 보컬은 한차례의 화젯거리에 그치지 않고 진화를 거듭해 '한국적 록' 장르를 개척한 고유한 스타일이 됐다. 활동하는 10년 내내 평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아온 이들은 2018년 밴드의 해체를 선언했는데, 그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방송 무대로 <스페이스 공감>을 선택했다는 점도 낭만이 느껴진다.


잠비나이 (2011년 심사위원 특별상)

해금, 거문고, 피리 등 전통 국악기에 디스토션을 건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더해진 '소멸의 시간'을 연주하는 잠비나이의 무대는 ‘헬로루키’의 다양성을 설명한다. ‘헬로루키’ 심사위원단은 그 실험성과 독창성을 높이 평가했고, 그것이 실제로 국내외에 두루 강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이후 잠비나이는 ‘글래스톤베리’와 ‘코첼라 페스티벌’ 같은 대형 해외 음악 페스티벌은 물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까지 올라 화제가 됐다.


실리카겔 (2016년 대상)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만들어내는 VJ 멤버 2명을 포함한 7인조 밴드로 출전했다는 것도 특별한 점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당시 관객의 눈과 귀를 동시에 집어삼키는 퍼포먼스를 연출하여 모두를 압도했다. 대상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던 실리카겔은 10년이 지난 현재 한국 밴드 신을 대표하는 존재가 됐다. 실리카겔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일렉트로닉 요소를 가미한 사운드 실험을 더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소쿠리클럽 (2022년 대상)

지소쿠리클럽은 팬데믹 직후 3년 만에 단기전으로 열린 '리스타트' 경연에서 로파이하고 빈티지한 서프록(본인들은 캠핑록, 피싱팝이라고 부른다)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폭발적인 고음이나 화려한 연주보다 힘을 뺀 듯한 연주와 여유로운 바이브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 또한 ‘헬로루키’만의 매력 아닐까. 2020년대의 트렌드에 걸맞은 음악으로 여러 합동 공연을 펼치고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단독 공연의 규모도 점점 키워나가고 있다.


Credit

  • WRITER 최용환
  • PHOTO EBS헬로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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