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옷잘알 코르티스 건호의 패션 영감은 이 사람으로부터

마크 캘먼의 90년대 힙합 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09년생이라니.

프로필 by 성하영 2026.02.23
10초 안으로 보는 건호의 90년대 패션 스타일 요약
  • 90년대 힙합 패션을 박제한 듯한 티셔츠 레이어드
  • 건호보다 일찍 태어난 빈티지 스포츠 재킷 스타일링
  • 어정쩡한 비율로 밀어 붙이는 버뮤다팬츠 스타일
  • 볼캡은 거들 뿐



코르티스 건호의 사복을 보다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취향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말이죠. 실제로 건호는 세컨 핸드 패션 중고거래 앱 '후루츠패밀리'와 인터뷰에서 아트 디렉터 마크 캘먼의 패션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밝혔고, 그에 대한 팬심과 영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습니다. 90년대 힙합 패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링과 엄청난 닥터마틴 마니아로 알려진 마크 캘먼은 우리에게 모델 벨라 하디드의 전 연인으로도 익숙합니다.

마크 캘먼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자유로운 실루엣을 자신만의 핏으로 녹여내는 감각과 더불어, 이러한 취향의 출처를 숨기지 않는 건호의 태도도 흥미롭습니다. 니트를 대충 걸친 레이어드 스타일링부터 무심하게 얹은 볼캡, 그리고 언제 생산됐는지도 모를 빈티지 재킷까지. 디테일 하나하나, 발견하는 맛이 쏠쏠했던 건호의 '마크 캘먼 모먼트'를 모아 봤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레이어드

소재와 컬러 대비가 명확하 상의 레이어드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소재와 컬러 대비가 명확하 상의 레이어드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소재와 컬러 대비가 명확하 상의 레이어드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소재와 컬러 대비가 명확하 상의 레이어드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건호의 레이어드는 정석과는 거리가 멀어서 더 매력적입니다. 마크 캘먼이 즐겨 입는 성긴 짜임의 시스루 니트나 목이 늘어진 빈티지 티셔츠를 툭 걸치고, 이너로 소재나 색감이 다른 슬리브를 이너로 깔아주는 방법입니다. 사진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성긴 짜임의 네이비 니트나, 레이어드한 두 옷의 단 차이를 주는 것. 그저 걸치고 껴입는 게 아니라 소매 밖과 바지 사이로 이너를 길게 빼거나, 네크라인 너머로 노출하는 디테일이 포인트입니다. 마크 캘먼이 주는 나른한 무드를 건호는 슬림한 실루엣과 탄탄한 피지컬로 소화해 내며 훨씬 정돈된 룩을 보여줍니다.




빈티지 스포츠 재킷

다양한 핏과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빈티지 재킷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다양한 핏과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빈티지 재킷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다양한 핏과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빈티지 재킷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다양한 핏과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빈티지 재킷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다양한 핏과 아이템으로 소화하는 빈티지 재킷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빈티지 스포츠 재킷은 자칫하면 말 그대로, 자칫하면 '빈티' 나 보일 수 있는 위험한 아이템이지만, 건호는 이를 가장 트렌디한 스트리트 무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속 건호는 아디다스 같은 클래식한 트랙 재킷부터, 로고가 큼직하게 박힌 빈티지 바람막이까지 폭넓게 활용하죠. 투박한 빈티지 스포츠 재킷을 입고 자주 포착되었던 마크 캘먼의 스타일과 완벽하게 궤를 같이합니다. 특히 지퍼를 끝까지 올리지 않고 이너로 입은 화이트 티셔츠나 후디를 살짝 노출하는 연출은 마크 캘먼의 전매특허와도 닮아 있는데요. 건호는 여기에 와이드한 데님이나 카고 팬츠를 매치해 전체적인 실루엣의 무게중심을 아래로 두는 선택을 합니다. 트랙 슈트로 위아래에 통일감을 주는 대신, 패턴이나 디자인을 분산해 하의에만 무게중심을 배치하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마크 캘먼이 보다 거칠고 날것의 리얼 90년대 빈티지 무드를 강조한다면, 건호는 완벽한 상, 하의 분리와 더불어 액세서리를 더한 스타일링으로 트렌디한 고프 코어 룩을 완성합니다. 무심한 듯 계산된 이 대비감은 건호의 사복 속 시그너처 패션으로 부르기도 충분하네요.




버뮤다팬츠

자칫 '짧뚱' 비율이 될 수 있는 버뮤다팬츠 스타일링도 비슷한 액센트의 아이템과 매치해 자유 분방함을 극대화했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자칫 '짧뚱' 비율이 될 수 있는 버뮤다팬츠 스타일링도 비슷한 액센트의 아이템과 매치해 자유 분방함을 극대화했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자칫 '짧뚱' 비율이 될 수 있는 버뮤다팬츠 스타일링도 비슷한 액센트의 아이템과 매치해 자유 분방함을 극대화했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버뮤다팬츠는 어정쩡해 보일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건호는 오히려 그 애매한 길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카모 패턴이 들어간 버뮤다팬츠나 넉넉한 핏의 데님 쇼츠를 선택해 하체에 확실한 볼륨감을 주는데, 여기서 킥은 바로 슈즈입니다. 실제로 마크 캘먼은 '닥터마틴 마니아'로 불릴 만큼 투박한 레이스업 슈즈를 즐겨 신는데요. 건호 역시 묵직한 아웃솔이 돋보이는 워커나 부츠를 매치해 하의 밸런스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종아리를 가리는 긴 양말과 두툼한 신발의 조합은 버뮤다 팬츠가 줄 수 있는 왜소함을 지워버리고, 오히려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실루엣을 극대화하죠. 특히 패턴이나 컬러에 변주를 주거나, 티셔츠 밑단을 일부러 드러내 상, 하의 경계를 나누는 디테일은 90년대 힙합 무드를 연상시킵니다. 길어 보이기 위한 계산 대신, 다소 투박한 비율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방식도 특징입니다.




볼캡

이쯤 되면 볼캡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드러내기 위해 쓰는 것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이쯤 되면 볼캡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드러내기 위해 쓰는 것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이쯤 되면 볼캡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드러내기 위해 쓰는 것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ortis

룩의 전체적인 무드를 완성하는 건 의외로 컬러부터 챙 길이, 로고 디자인까지 모두 고심하게 계산해서 눌러쓴 볼캡입니다. 건호는 빳빳하게 각이 잡힌 새 제품이 아닌, 오래 써서 챙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고 물이 빠진 듯한 데님이나 코튼 소재 볼캡을 선택했습니다. 사진 속에서도 레이싱 로고가 투박하게 박힌 볼캡이나, 키치한 자수가 들어간 아이템으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룩에 확실한 색깔을 더했죠. 마크 캘먼이 그냥 눈에 보이는 모자를 푹 눌러써서 특유의 너드미를 연출했다면, 건호는 캡을 뒤로 돌려쓰거나 각도를 조절하며 자유분방함을 강조합니다. 비교적 단정한 착장을 입은 날에도 캡이나 비니를 잊지 않는 건, 모자를 룩의 정체성을 위해 활용하는 마크 캘먼의 방식과 비슷하네요.


Credit

  • EDITOR 이유나
  • PHOTO 각 이미지 캡션 기재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