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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무드를 살려줄 빈티지 이케아 제품 5

이케아의 빈티지 가구들을 보고 있자면 지금의 대량생산 제품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죠. 이케아는 디자이너의 개성과 실험 정신이 전면에 드러나던 꽤 과감한 디자인 하우스였습니다. 특히 1970년대부터 19990년대에 생산된 아이템들은 스웨덴식 모더니즘이 응축된 디자인으로 재평가되고 있죠. 그 시절의 공기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빈티지 이케아 아이템을 소개합니다.

프로필 by 이하민 2026.02.24
1970~90년대 모델을 통해 다시 보는 이케아의 빈티지 아이콘
  • 이케아의 빈티지 가구는 오늘날의 대량생산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디자이너의 개성과 실험 정신이 강하게 드러나던 시절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 특히 1970~90년대 모델들은 스웨덴식 모더니즘과 크롬, 벤트우드, 볼드한 컬러 감각이 결합된 디자인 오브제로 재평가되고 있죠.
  • Borkum, Fusion, Kromvik, Prolog, Vajer 같은 제품은 기능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갖춘 대표적인 빈티지 아이콘입니다.
  • 지금의 이케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저렴한 조립 가구라는 인식을 넘어 이 오래된 모델들에 담긴 디자인적 야심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있습니다.

Borkum

큐브 크롬 프레임과 두툼한 쿠션이 인상적인 Borkum / 이미지 출처: @maison.singulier

큐브 크롬 프레임과 두툼한 쿠션이 인상적인 Borkum / 이미지 출처: @maison.singulier

큐브 크롬 프레임과 두툼한 쿠션이 인상적인 Borkum / 이미지 출처: @maison.singulier

큐브 크롬 프레임과 두툼한 쿠션이 인상적인 Borkum / 이미지 출처: @maison.singulier

Borkum은 1970년대 요한 베르틸 헤그스트룀(Johan Bertil Häggström)이 디자인한 암체어로, 두툼한 쿠션과 튜브 형태의 크롬 프레임이 특징입니다. 요한 베르틸 헤그스트룀은 기능주의적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위에 약간의 바우하우스적 정교함을 얹는 데 능숙한 디자이너였습니다. 두껍게 휘어진 튜브 크롬 프레임과 큼직한 쿠션, 그리고 헤드레스트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선은 하나의 구조물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과장되지 않게 볼륨이 잡혀있는 쿠션은 볼드한 느낌을 주고 멀리서 보면 공중에 떠있는 패브릭 블록처럼 보이기도 해요. 팔걸이의 높이와 등받이의 각도도 직선과 곡선을 교차시키며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어 단순한 라운지 체어라기보다 몸을 감싸는 조형물에 가깝게 느껴지는 특징이 있어요. 인테리어에서 Borkum은 한가운데 놓기보다는 소파 옆 혹은 낮은 책장 옆에 두었을 때 존재감이 배가 됩니다. 콘크리트 마감의 거실 혹은 미니멀한 화이트 박스 공간에 Borkum 두 개와 낮은 사이드 테이블만 두어도 70년대식 모더니스트 라운지 분위기가 느껴지죠.


Fusion

위에서 보면 하나의 정사각형 형태를 이루는 Fusion / 이미지 출처: Auctionet

위에서 보면 하나의 정사각형 형태를 이루는 Fusion / 이미지 출처: Auctionet

위에서 보면 하나의 정사각형 형태를 이루는 Fusion / 이미지 출처: Auctionet

위에서 보면 하나의 정사각형 형태를 이루는 Fusion / 이미지 출처: Auctionet

이케아 빈티지 중에서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다이닝 세트에요. Fusion은 1990년대 산드라 크라그네르트(Sandra Kragnert)가 디자인한 테이블 체어 세트로, 네 개의 의자가 테이블 상판 아래로 완전히 끼워져 하나의 정사각형 덩어리처럼 정리되는 구조입니다. 티크 혹은 월넛 느낌의 우드 상판과 블랙 인조가죽, 반짝이는 크롬 다리가 조합된 60년대 덴마크 모던을 연상시키는 90년대식 해석으로 불리고 있어요.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밀어 넣으면 각 변이 90cm 정도의 컴팩트한 풋프린트가 만들어져 협소한 아파트 다이닝에도 부담이 없게 활용할 수 있어요. 의자의 좌판은 상대적으로 넉넉한 사이즈라 식사와 간단한 작업까지 소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Kromvik

양옆을 잇는 두 줄의 크롬 바가 조형적인 Kromvik / 이미지 출처: IKEA

양옆을 잇는 두 줄의 크롬 바가 조형적인 Kromvik / 이미지 출처: IKEA

미니멀하면서도 존재감이 확실한 Kromvik은 1980년대 초 크누트 하그베리(Knut Hagberg)가 디자인한 크롬 베드 프레임으로 반짝이는 금속 프레임과 아주 단순한 헤드, 풋보드 구조가 특징입니다. 크누트 하그베리는 이케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목재 가구와 메탈 프레임 모두를 다뤘지만, Kromvik에서는 특히 반짝이는 금속의 존재감을 전면에 내세웠어요. 양옆을 잇는 두 줄의 크롬 바와 위에 얹히는 보드로 구성된 구조는 조립도 간단하면서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갖고 있어요. 새하얀 침구, 유리 상판의 사이드 테이블, 작은 할로겐 플로어 램프를 곁들이면 침실을 80년대 호텔룸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 거예요.


Prolog

 금속, 가죽 그리고 우드를 결합해 조형미를 완성한 Prolog / 이미지 출처: @bymoho

금속, 가죽 그리고 우드를 결합해 조형미를 완성한 Prolog / 이미지 출처: @bymoho

 금속, 가죽 그리고 우드를 결합해 조형미를 완성한 Prolog / 이미지 출처: @bymoho

금속, 가죽 그리고 우드를 결합해 조형미를 완성한 Prolog / 이미지 출처: @bymoho

Prolog(혹은 Prologue) 플로어 램프는 1980년대 토르드 비외르클룬드(Tord Björklund)가 이케아를 위해 디자인한 조명으로 부드럽게 휘어진 벤트우드 아치와 슬림한 메탈 로드, 콘 형태의 크롬 쉐이드가 조합된 형태태입니다. Prolog 플로어 램프는 토르드 비외르클룬드가 이케아에서 선보인 작품 가운데 가장 조형적인 오브제에 속하는 편이예요. 그는 금속, 가죽 그리고 우드를 결합해 긴장감 있는 실루엣을 만드는 데 능한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런 그가 Prolog에서는 얇게 휘어진 벤트우드 아치와 메탈릭 쉐이드를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 붙였습니다. 얇은 곡선과 직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건축적인 실루엣이 특징이예요. 램프의 스탠드는 거의 선 하나에 가깝게 보일 정도로 가늘고, 벤트우드 아치는 바닥에서 천장 쪽으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가 다시 빛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휘어 내려오는 디자인을 갖고 있어요. 이 곡선 덕분에 Prolog는 꺼져 있을 때도 작은 조각 작품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죠. 비외르클룬드 특유의 미니멀한 긴장감이 나무결과 금속의 대비위에 정교하게 얹혀 있는 셈이랄까요.


Vajer

글로시한 마감과 물결처럼 리듬감 있는 실루엣이 인상적인 Vajer / 이미지 출처: @ Fussy people

글로시한 마감과 물결처럼 리듬감 있는 실루엣이 인상적인 Vajer / 이미지 출처: @ Fussy people

글로시한 마감과 물결처럼 리듬감 있는 실루엣이 인상적인 Vajer / 이미지 출처: @ Fussy people

글로시한 마감과 물결처럼 리듬감 있는 실루엣이 인상적인 Vajer / 이미지 출처: @ Fussy people

곡선적 형태를 가지고 있는 Vajer 서랍장은 토마스 옐리넥(Tomas Jelinek)이 디자인한 19990년대 모델이예요. Vajer는 이름처럼 가볍고 선적인 인상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랍장이 중심인 수납 가구 라인입니다. 직선적인 프레임 안에 서랍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있고 손잡이와 전면 패널의 디테일이 거의 최소화되어 있어요. 대신 서랍의 간격, 프레임의 두께나 다리의 높이 같은 구조적 요소가 경쾌한 리듬을 만들죠. 무엇보다도 세이지 그린,레드 등의 톡톡 튀는 컬러와 우드와 대비되는 글로시한 전면부가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지금의 이케아를 이해하려면 어쩌면 먼저 이 오래된 모델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안에는 저렴한 조립 가구라는 명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한 시대의 디자인적 야심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네요.

Credit

  • EDITOR 한유주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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