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루이 비통의 상징, 모노그램

루이 비통 모노그램 130주년을 맞아, 그 여정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컬렉션을 조명한다.

프로필 by 이하민 2026.03.31
넉넉한 수납력과 유연한 실루엣을 가진 키폴 백.

넉넉한 수납력과 유연한 실루엣을 가진 키폴 백.

루이 비통이 모노그램 탄생 13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챕터 'Monogram, Icon of the Icons'을 공개했다. 창립자 루이 비통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아들 조르주 비통은 1896년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모노그램을 탄생시켰다. LV 이니셜과 플로럴 모티브를 결합한 그래픽 패턴으로, 캔버스와 레더, 인조 레더, 종이 등 어떤 표면과 컬러에도 인쇄와 엠보싱이 가능한 것이 특징. 이 치밀한 설계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루이 비통의 정체성과 장인정신을 아우르는 상징으로 자리해 왔다. 모노그램의 역사는 여행용 트렁크 위에 처음 사용되면서 시작됐다. 리넨 자카르 직조로 구현된 모노그램은 특유의 깊고 짙은 에크루 톤과 따뜻한 옐로 브라운 컬러가 돋보인다. 여기에 여러 겹의 안료를 수작업으로 덧입히는 포슈아 기법까지 더해져 내구성을 강화했다. 1959년에는 한층 더 유연해지고 방수까지 가능한 캔버스와 만나 그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켰다. 단단하고 무거운 캐리어를 벗어나 스피디, 키폴, 노에, 알마, 네버풀 등 루이 비통을 대표하는 백에 적용되며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둥근 토론 핸들이 돋보이는 스피디 백.

둥근 토론 핸들이 돋보이는 스피디 백.

견고하고 편평한 바닥 디자인이 특징인 스피디 백.

견고하고 편평한 바닥 디자인이 특징인 스피디 백.

1930년 탄생한 키폴 백(The Keepall)과 스피디 백(The Speedy)는 당대 여행을 즐기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동이 더욱 빨라지고 즉흥적으로 변하던 시기 키폴은 둥근 기둥형 실루엣과 레더 핸들, 넉넉한 수납력은 물론이고, 슈트 케이스에 접어 보관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 또 이름만으로도 경쾌할 만큼 가벼운 스피디 백은 넓은 지퍼 여밈과 단단하면서도 가볍고, 유려한 구조 그리고 시그너처 핸들로 실루엣을 뽐내며 실용적이고도 정교한 가방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32년, 루이 비통은 샴페인 제조사의 요청으로 샴페인 다섯 병을 담을 수 있는 백을 내놓았다. 네 병은 세워 담고, 나머지 한 병은 가운데에 거꾸로 넣는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천연 그레인 레더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노에 백(the Noé)는 모노그램 캔버스는 물론이고 여러 아티스트들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재탄생됐다.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로 유산을 확장해 온 루이 비통은 마침내 1992년, 파리지앵의 정수를 담은 알마 백(The Alma)을 선보였다. 센강이 흐르는 알마 광장(Place de l’Alma)의 이름과 형태에서 영감받은 백으로, 둥근 토론 핸들과 곡선형 바닥은 파리 특유의 유려한 건축적 조형미를 드러낸다.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백도 있다. 1887년 등장한 네버풀(The Neverfull) 트래블백, 1892년의 런드리 백, 그리고 루이 비통 초기 캐리올(carry-alls)에서 영감을 받은 네버풀 백은 2007년부터 우리의 일상속에 자리 잡았다. 단 800g의 가벼운 무게에도 최대 100kg까지 담을 수 있는 견고함과 형태 변화를 거듭한 디자인으로, 지금까지도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 이 모든 가방에는 언제나 모노그램이 함께하며 메종의 역사를 기록해 왔다. 그 긴 여정은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996년, 모노그램 100주년을 기념하는 협업에서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아제딘 알라이아, 마놀로 블라닉 등이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가 하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무라카미 다카시, 제프 쿤스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모노그램의 무한한 변천사를 보여줬다. 130년의 시간 동안 루이 비통 모노그램은 단순한 패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당대 여행의 자유와 호기심,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코드로서 자리 잡고 있기 때문. 트렁크 위에서 시작된 이 패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를 누비며 ‘아이콘 중의 아이콘’으로 루이 비통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

샴페인을 담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독특한 셰이프의 노에 백.

샴페인을 담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독특한 셰이프의 노에 백.

파리 알마 광장에서 이름과 형태를 딴 알마 백.

파리 알마 광장에서 이름과 형태를 딴 알마 백.

Credit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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