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킴 트리에식의 센티멘탈 밸류 알아보기
요아킴 트리에의 오슬로 삼부작이 <센티멘탈 밸류>(2025)으로 <리프라이즈>(2006), <사랑할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1)와 함께 완성됐습니다. 이전에 함께 호흡을 맞췄던 레나테 라인스베 그리고 스텔란 스가스가드와 함께 작품을 만들었죠. 특히 센티멘탈 밸류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을 소재로 하여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기억을 세심하게 보여주었죠. 무엇이 그의 영화를 그렇게 세련되게 만드는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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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제의 미학: 과장 없는 담백한 연출과 '침묵'을 활용한 사운드 설계가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 감각적 음악: 하니아 라니와의 협업 및 폭넓은 음악적 취향이 반영된 선곡이 작품의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 상징적 의상: 캐릭터의 감정선을 반영한 컬러 활용과 배우의 실제 옷장을 활용한 리얼리티로 몰입감을 높입니다.
- 공간의 서사: 이케아와 빈티지 가구, 전통 건축이 공존하는 세트를 통해 세대를 관통하는 기억과 상실을 시각화합니다 .
절제의 미학 & 감각적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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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미학이 느껴지는 <센티멘탈 밸류> 영화. / 이미지 출처: Hania Rani Bandcamp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에서도 느껴지는 절제미.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요아킴 트리에식의 연출 특징 중 하나는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표현입니다. <센티멘탈 밸류>에서도 인물들의 패션, 극 중 아버지가 물려받은 유산인 집의 인테리어, 오브제, 배경 음악 등 모든 아이템들이 섬세하게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되 드라마틱하게 과장하지는 않았죠. 그 중에서도 영화의 세련됨을 뒷받침 하는 것은 감독의 선곡인 것 같아요. 이 전 인터뷰를 통해서 요아킴 트리에 감독은 극 중 사운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침묵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침묵 혹은 화이트 노이즈에 가까운 조용한 음악을 설정하고 그 것을 중심으로 음악을 설계해나간다고 밝힌 적 있었죠.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에서 율리에가 에이빈드를 만나러 가며 그와 만남을 하고 돌아올 때 까지 침묵이 활용 되었던 것 처럼 이번에도 노라의 감정이 터져나오는 순간에 침묵이 활용 되었죠. 더불어 감독의 폭 넓은 음악적 취향이 도움이 되는 것은 덤. 감각적인 어쿠스틱 기타의 선곡이 작품을 너무 무겁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죠. 이 번 작품에서는 영국 아티스트 하니아 라니와 함께 작업하여 그 감각이 배가 되었습니다.
상징적 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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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스타일링 돋보이는 요아킴 무드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미니멀한 스타일링 돋보이는 요아킴 무드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요아킴 트리에 영화를 보다보면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에 알맞게 들어맞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캐주얼한 의상을 입은 것이 눈에 띕니다. 어딘가 미니멀 하면서도 색감 사용이 두드러져서 노르웨이의 감성이 이런 것일까 하며 상상하게 되죠. <센티멘탈 밸류>의 코스튬 디자이너 엘렌 이스테헤데는 노르웨이 출신의 코스튬 디자이너로 이전에도 요아킴 트리에 감독과 합을 맞춘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 번 작업에서 주인공 노라의 의상을 자신과 배역을 맡은 배우 레나테 라인스베의 옷장에서 찾아냈다고 해요.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의 역할을 맡은 엘르 패닝에게는 조금 더 글래머러스 하면서도 심플한 느낌의 디자인을 활용했습니다. 극 중에서는 배역들의 감정 선을 따라가는 컬러의 활용이 흥미롭습니다. 아버지와 마주 할 때 노라는 늘 어두운 컬러의 의상을 입고 있고 언니 노라를 늘 조금은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정한 동생 아그네스는 차분한 푸른 계열의 의상을 주로 입고 있죠.
공간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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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Klippan’ 소파가 활용된 1990년대 스타일로 꾸며진 거실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특유의 따스한 무드 세트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특유의 따스한 무드 세트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Nordisk Film Norge
그와 함께 오브제의 활용과 세트 디자인도 감각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가족의 저택은 단순히 사건의 배경을 넘어 시간의 켜가 겹겹이 쌓인 생물처럼 묘사됩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의 촉각적인 측면을 먼저 마주하게 되죠. 제작진은 1940년대의 고전적 미학을 간직한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드래곤 스타일(Dragon Style)’ 건축물에 현대적인 감각을 영리하게 직조해 넣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간의 이질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에요. 노르웨이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케아 가구의 실용적이고 매끄러운 선들을 에드빈 헬세트의 클래식한 모듈형 선반 시스템과 같은 빈티지 피스들과 함께 배치함으로써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삶을 시각화했어요. 이러한 섬세한 설정들은 자매가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는 장면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상징적인 측면을 맞이하죠. 자매가 쟁탈전을 벌이는 유리병은 일종의 감정적 닻이 되어줍니다. 무라노 글라스 스타일의 이 오브제는 사실상 실용성을 상실한 빈 화병에 가깝지만 캐릭터들은 이를 통해 어머니의 부재를 구체화하려 애씁니다. 영화 프로덕트 디자이너 유르겐 라슨( Jørgen Stangebye Larsen )은 센티멘탈 밸류를 가진 오브제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 예전에 여행을 가서 사온, 취향이 반영된 오브제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하죠. 영화는 이처럼 이케아와 하이엔드 가구, 그리고 수십 년 된 골동품이 한 공간에서 공존함으로써 센티멘탈 뒤에 숨겨진 상실의 현실적인 감각을 예리하고 또 따듯하게 보여줍니다.
Credit
- EDITOR 한유주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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