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게겐프레싱이다, 오스트리아 대표팀 분석
28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오스트리아와 랑닉의 게겐프레싱. 손흥민, 이강인이 맞설 홍명보호의 북중미 월드컵 최종 리허설이 빈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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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 16강 돌풍의 오스트리아는 한국을 본선 요르단전 대비를 위한 최적의 스파링 파트너로 지목했다.
- 손흥민 영입을 노렸던 랑닉 감독은 10초 안에 볼을 탈취하는 치명적인 압박으로 한국의 심장부를 겨눈다.
- 알라바와 아르나우토비치 등 분데스리가 주축 멤버들의 공세는 한국 빌드업 체계의 견고함을 시험한다.
- 위험 지역 실수를 최소화하고 '손흥민-이강인' 듀오의 파괴력을 입증하는 것이 본선행의 마지막 열쇠다.
코트디부아르전 0-4, 홍명보호가 3월 첫 평가전에서 처참히 무너진 지 사흘 만에, 대표팀은 다시 짐을 꾸려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했다. 손흥민도, 이강인도, 이재성도 이번엔 선발이다. 감독이 직접 약속했다. 상대는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밟은 오스트리아, FIFA 랭킹 24위, 직전 경기에서 가나를 5-1로 대파한 팀이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를 불과 석 달 앞두고 치르는, 사실상 마지막 실전 담금질이다.
1.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오스트리아는 월드컵 본선에 28년만에 출전한다. / 출처: 게티이미지스
오스트리아를 그냥 그런 유럽 팀으로 분류하는 시선이 있다. 이해는 간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8년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은 팀이니까. 그러나 28년 동안 오스트리아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황금 세대가 한꺼번에 익어버렸고, 랄프 랑닉이라는 걸출한 감독이 그 재능들을 조립했다. 결실은 유로 2024에서 건졌다. 오스트리아는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같은 조에 있었음에도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네덜란드를 3-2, 폴란드를 3-1로 꺾은 경기들은 운이 아니라 조직력이 만들 결과였다.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루마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제치고 H조 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어느 기준으로 봐도 지금 오스트리아 전력은 유럽 중상위권이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오스트리아는 J조에 배정받았다. 아르헨티나, 알제리, 요르단과 한 조다. 랑닉 감독이 한국전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는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이 경기를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을 요르단을 대비한 실전 점검으로 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오스트리아의 J조 준비 과정에서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 랄프 랑닉, 손흥민을 영입할 뻔한 감독
랄프 랑닉 감독은 손흥민을 영입하려 했었다고 밝히며, 한국을 만만하게 보지 않겠다는 뜻을 비췄다. / 출처: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fifaworldcup)
랑닉 감독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예상 밖의 말을 꺼냈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뛸 때 영입하려 했다. 마지막 단계까지 갔다가 엎어졌다. 내일 보면 반가울 것 같다." 호펜하임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을 상상하다가, 그가 독일 특유의 게겐프레싱을 앞세운 감독임을 다시 깨닫게 한다. 랑닉의 축구는 압박과 속도다. 볼을 빼앗긴 직후 공 주변 선수들이 즉각적으로 상대를 에워싸 10초 안에 다시 볼을 되찾는다. 수비 전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공격의 시작이다. 게겐프레싱 철학하면 떠오른 또 다른 인물이 위르겐 클롭이다. 클롭의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전술적 DNA도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전환이었다. 한편, 랑닉은 기자회견에서 한국팀을 이렇게 분석했다. "경기를 장악하며 이기고 싶다. 한국이 강하게 수비할 것 같은데, PSG의 이강인, LAFC의 손흥민처럼 빠르고 좋은 선수가 있다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만만하게 보지 않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3. 꼼꼼한 전술과 야무진 스쿼드
오스트리아 주장 다비드 알라바의 교체 투입을 예고했다. / 출처: 다비드 알라바 인스타그램(@davidalaba)
오스트리아의 주장이자 레알 마드리드 소속 센터백, 다비드 알라바가 교체 투입될 전망이다. 종아리 부상 회복 중으로 랑닉 감독이 직접 "출전시키는 건 무모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금일 오전 훈련장에서 랑닉 감독은 다시 출전을 예고했다. 알라바는 손흥민과 동갑내기로 과거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손흥민과 맞붙은 적 있다. A매치에서는 처음으로 맞붙는다. 오스트리아는 일부 포지션에 한 해 로테이션을 가동할 예정이다. 거기에 바이에른 뮌헨의 콘라트 라이머는 가나전에 결장했지만, 선발 투입이 예고됐다. 이 외에도 라이프치히의 크사버 슐라거, 볼프스부르크의 파트리크 비머 등이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모두 게겐프레싱 전술의 심장부 같은 선수들이다. 볼 탈취 하나, 전환 속도 하나가 한국의 빌드업 흐름 전체를 끊어낼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이름은 역시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다. 오스트리아 역대 최다 득점자, 131경기 47골. 공교롭게도 그는 설영우와 같은 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뛰고 있다. 크고 강한 몸으로 수비 뒤공간을 파고드는 유형이라, 김민재와 수비진 전체가 집중해서 상대해야 한다. 랑닉 감독은 또 이번 소집에서 도르트문트 소속 카니 추쿠에메카, PSV의 파울 바너 같은 새 얼굴들도 기용할 계획이다. 교체 카드 11장을 전부 쓸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전반과 후반의 오스트리아는 사실상 다른 팀이 될 수도 있다.
4. 오늘 밤, 홍명보호에게 필요한 것
팬들은 이강인과 손흥민이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 지 기대하고 있다. / 출처: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fifaworldcup)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는 유럽 플레이오프 D패스 승자, 덴마크 또는 체코다. 오스트리아전은 그 상대를 미리 경험하는 가장 현실적인 리허설이다. 스타일도 비슷하고 수준도 비슷하다. 오늘 빈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3개월 뒤 미국 땅에서의 출발점이 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빌드업 위치 선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직접 강조한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볼을 어디서 빼앗겼느냐다." 오스트리아의 게겐프레싱은 상대가 위험한 지점에서 볼을 잃을 때 날카롭게 작동한다. 수비 진영 깊숙한 곳에서의 어설픈 패스 한 장이 바로 실점 위기로 이어진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한국이 무너진 방식이 그것이었고, 그 장면이 게겐프레싱 전문가 앞에서 반복되면 결과는 더 가혹해진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오늘은 처음부터 뛴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두 선수는 컨디션 문제로 후반 교체 투입이었고, 이재성은 아예 나서지 못했다. 이강인이 좁은 공간에서 수를 만들어내고, 손흥민이 그 수를 골로 마감하는 흐름이 몇 번이나 나오느냐가 경기의 열쇠다. 코트디부아르전 패배가 재앙으로 끝날지, 아니면 교훈으로 기억될지는 오늘 밤이 결정한다. 월드컵은 딱 석 달 남았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게티이미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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