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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 고유의 전통과 럭셔리의 절묘한 접점,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

호시노야는 척박한 작은 섬 다케토미지마가 품은 자연과 전통을 일체 훼손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고스란히 매력으로 승화시켰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6.05.18
다케토미 섬 서쪽에 위치한 곤도이 해변. 새하얀 산호 모래와 에메랄드 빛 바다의 대비가 비현실적 풍경을 자아낸다. ©호시노리조트

다케토미 섬 서쪽에 위치한 곤도이 해변. 새하얀 산호 모래와 에메랄드 빛 바다의 대비가 비현실적 풍경을 자아낸다. ©호시노리조트


다케토미지마 항구에서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까지 가는 길에는 차가 울퉁불퉁한 노면을 읽으며 골골거린다. 항구까지 마중 나온 호시노야 타케토미지마의 직원은 ‘길이 고르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를 건넸지만, 사실 딱히 곤란한 기색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그 말 위로 묘한 자랑스러움 같은 게 느껴졌다면 모를까. 미처 숙소에 닿기도 전에, 그 길에 알 수 있는 사실이 두 가지 있다. 다케토미 섬은 해저에 산호가 융기해 만들어진 독특한 섬으로 전역이 하얗고 알갱이가 균일하지 않은 산호 모래로 덮여 있다는 것. 그리고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는 이 섬이 품은 특별함의 아주 작은 부분도 편의성과 맞바꾸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로뿐만 아니라 호텔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오래도록 섬에서 해오던 방식을 따랐습니다. 목조 단층 구조의 객실, 석회암 돌담, 심지어 시설 내부에 조성한 밭의 형태와 작물 재배 방식도요.”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에 상주하는 한국인 직원의 설명이다.




다케토미 섬의 건축 양식을 따라 전 객실 독채 단층 건물로 지었기에, 거닐며 자연스레 마을의 일원이 된 듯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 섬의 전통을 따른 객실 설계는 빛 공해도 효과적으로 줄여, 밤에는 또다른 운치를 자아낸다. ©호시노리조트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콘셉트는 ‘우츠구미의 섬의 낙토(楽土)’다. 우츠구미란 ‘일치협력’을 뜻하는 섬 언어로, 산이나 강도 없이 척박한 땅을 가진 9km 크기의 작은 섬에서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했던 기본 정신이다. 다케토미 섬은 지금도 ‘팔지 않기, 더럽히지 않기, 망치지 않기, 부수지 않기, 살리기’라는 5개 항목을 기본 이념으로 한 ‘다케토미 섬 헌장’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고, 14년 전 호시노야가 시설을 개관할 때도 이 섬의 환경과 유산을 일절 훼손하지 않고 지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 약속을 풀어낸 방식이다.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역사는 별달리 제약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부분, 풍부하게 깃든 개별적 문화와 진정성 있는 노력이야말로 이 숙소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자 다른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럭셔리’로 다가온다.




객실 돌담 대문의 힌분은 마귀를 쫓는 의미의 전통식 구조로, 각 객실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데에도 유용한 장치다. ©호시노리조트 가조니 객실의 내부 전경. ©호시노리조트

일단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에는 복층 건물이 없다. 공용 시설은 물론 48개 동 모든 객실이 단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부지에 들어서는 순간, 여행객이 아니라 마치 어느 조용한 마을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목조 건물에 붉은 기와 지붕, 그 위에 얹힌 시사(수호사자상), 류큐 석회암을 쌓은 돌담, 산호의 흰 모래가 깔린 정원까지 전부 다케토미 섬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행운을 가져오는 바람 ‘파이카지’를 맞이하기 위해 모든 객실의 남쪽은 통창 유리문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뒤편 유리문과 함께 열면 싱그러운 바람이 공간 가득 들어찬다. 역시나 선조의 지혜를 활용한 것. 돌담 대문의 ‘힌분’은 마귀를 쫓는 골목길 구조의 울타리인데, 거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시간을 보내 보면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에서는 해당 구조가 운치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각 객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도록 영리하게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기적으로 기와를 교체해야 할 만큼 엄격히 토속적 전통을 따르면서도 목재와 타다미, 가구들의 조화만으로 세련되고 우아한 뉘앙스를 만들어낸 인테리어도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큰 매력 중 하나다.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24시간 라운지 윤타쿠. 윤타쿠에서는 다케토미 섬의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다. 윤타쿠에서 열린 지역 예술가의 산신 연주 프로그램. 물소가 이끄는 차를 타고 마을 곳곳을 돌아보는 체험 프로그램. ©호시노리조트

나아가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는 섬의 생활 방식을 시설과 서비스 안으로 끌어안기까지 한다. 협업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건 24시간 라운지인 ‘윤타쿠(다케토미 섬 말로 ‘수다’라는 뜻) 라운지’다. 이곳에서는 지역과 연관된 차와 술, 지역민들이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섬 직물 염색 실을 사용해 전통 배틀 직조를 체험하는 클래스나 오키나와 현악기를 연주하며 전통 민요를 불러주는 산신 공연이 대표적이다. 마을의 삶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면 ‘아침의 물소차 산책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농업을 위한 섬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물소를 활용해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현지인에게서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인데, 물소 ‘류타 군’이 이끄는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 전용 물소차가 마련되어 있어 좀 더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다보며 프렌치 스타일로 재해석한 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이닝 레스토랑 테루아. ©호시노리조트 검은색 타일이 반사하는 하늘과 타원형 디자인으로 자연 풍경 및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우아한 시설과 조화를 이루는 수영장. 밤하늘의 별빛을 반사하는 24시간 수영장에서의 야간 물놀이는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호시노리조트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는 숙박객들이 섬 이곳저곳을 돌아보기 용이하도록 세 가지 경로의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섬 서쪽 끝의 콘도이 해변은 새하얀 모래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절경을 이뤄 꼭 한번 방문해보면 좋을 곳이고,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 작은 섬을 일주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계획이다. 하지만 사실 세상에 ‘어디 가지 말고 온종일 머물러야 할 숙소’라는 분야가 있다면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가 꼭 그런 곳이다. 고풍스럽고 호젓한 객실의 데이베드에 앉아 ‘파이카지’를 느끼고, 섬 특유의 음식을 프렌치 스타일로 재해석한 ‘테루아’에서 식사를 하며, 이따금 리조트 중심에 위치한 전망대에 오르거나 거의 호텔의 프라이빗 비치처럼 사용되고 있는 아이야루 해변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도 무료함을 느낄 새가 없다. 섬의 소재를 활용한 아로마 오일로 트리트먼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파, 아침의 아이야루 해변에서 진행하는 스트레칭 프로그램, 저녁의 풀사이드에서 진행하는 심호흡 프로그램도 좋은 옵션이다. 특히 수영장이야말로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백미라 할 만하다. 라운지 바로 앞에 자리한 이 타원형 수영장은 바닥을 검은색 타일로 조성해, 하늘 빛을 그대로 반사하며 자연 풍경 및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의 고풍스러운 시설과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가장 큰 장점은 24시간 운영된다는 것. 다케토미 섬의 쏟아지는 별빛을 반사하는 수영장에서 한밤의 물놀이를 즐기는 경험은 그것만으로 특별한 추억이 될 테다.




호시노야 다케토미지마

오키나와현 야에야마군 타케토미초 1955 타케토미

hoshinoresorts.com/ko/hotels/hoshinoyataketomijima

instagram.com/hoshinoya.official

Credit

  • PHOTOGRAPHER
  • 호시노리조트
  • 오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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