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 치우러 간 조인성 라인 '콩콩팜팜' TMI 4
나영석 PD의 새 예능 '콩콩팜팜'.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가 이번에는 제주도 젖소 목장으로 기술 연수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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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콩 시리즈 세계관: 밭농사에서 시작해 목장까지 확장된 독보적인 예능 프랜차이즈.
- 오래된 친구 모임: 절친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의 찐친 케미와 뚜렷한 캐릭터 조합.
- 나영석식 예능 방식: 억지 설정 없이 출연진의 실제 관계성을 조명하는 자연스러운 연출.
- 뉴페이스 문상훈의 합류: 인턴 문상훈의 등장으로 목장 예능에 더해진 유쾌한 회사물 재미.
나영석 예능은 별것 아닌 일을 굳이 크게 벌인다. 밭을 갈게 하고, 밥을 짓게 하고, 여행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목장이다. tvN <콩콩팜팜>은 이광수와 김우빈, 도경수가 제주도 젖소 목장으로 기술 연수를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정식 제목은 더 길다. <콩 심은 데 콩 나는 가고팜 하고팜 동물농장>. <콩콩팜팜>은 '콩콩' 시리즈에서 이어져 온 프로그램이고, 이광수·김우빈·도경수가 오래 쌓아온 관계 위에 얹혀 있다. 나영석 사단이 사람을 어떻게 우려먹는지도 슬쩍 보인다.
1. <콩콩팥팥>에서 <콩콩팜팜>까지
김우빈, 도경수, 이광수의 '콩콩'시리즈는 <콩콩팥팥>이 시작이었다. / 출처: 김우빈 인스타그램(@___kimwoobin)
<콩콩팜팜>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니다. 출발은 2023년 <콩콩팥팥>이었다. 정식 제목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 작은 밭을 일구는 내용이었다. 딱히 큰 사건은 없었다. 농사라곤 모르는 사람들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잡초와 씨름하다 밥을 먹었다. 그런데도 자꾸 보게 됐다. 농사가 아니라 사람이 궁금해서였다. 이후 판은 조금씩 커졌다. <콩콩밥밥>에서는 이광수와 도경수가 KKPP푸드라는 위탁 급식업체를 차려 에그이즈커밍 구내식당을 맡았다. 농사 예능이 별안간 구내식당 예능이 된 셈이다. <콩콩팡팡>에서는 세 사람이 멕시코로 떠났고, 이번 <콩콩팜팜>에서는 제주도 젖소 목장으로 간다. 흥미로운 건 그냥 스핀오프가 아니라는 점이다. 처음엔 친구들끼리 밭으로 놀러 간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새 KKPP푸드라는 가상의 회사가 생기고 멤버들이 대표니 본부장이니 감사니 하는 직함을 달기 시작했다. 예능인데 회사물이고, 농사 예능인데 프랜차이즈다. 제목 말장난으로 시작한 게 어느새 하나의 세계관이 됐다.
2. 오래된 친구 모임
조인성과 이광수, 도경수는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을 맺었다. / 출처: 이광수 인스타그램(@masijacoke850714)
<콩콩팜팜>의 웃음은 포맷이 아니라 관계에서 나온다.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는 흔히 '조인성 라인'이라 부르는 인연으로 묶여 있다. 도경수는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 이광수와 만나 친해졌다. 작품에서 시작된 사이가 사석으로 넘어왔고, 그 관계가 <콩콩> 시리즈의 바탕이 됐다. 김우빈도 이 모임에 자연스럽게 끼었다. <콩콩팥팥>에서 김우빈이 조인성과 처음 만난 사연을 직접 풀어놓은 적이 있다. 소속사에서 "인성이랑 너무 닮았다"며 자리를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조인성을 가운데 두고 각자의 인연이 이어지면서, 세 사람은 오래된 친구가 됐다. 그래서 이들 예능은 낯선 사람들이 친해지는 과정이 아니다. 이미 친한 사람들이 같이 일하다 생기는 미묘한 균열을 구경하는 재미에 가깝다. 캐릭터도 또렷하다. 이광수는 늘 일을 벌여놓고 가장 크게 당황하는 쪽이다. 억울해하고 투덜대고 분노하는데, 묘하게 책임감은 있다. 김우빈은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예의를 차리고 현장에 제일 단정하게 나타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가장 정확하게 찌른다. 웃으면서 사람 무너뜨리는 타입이랄까. 도경수는 말이 없는 대신 손이 빠르다. 군말 없이 할 일을 해치우다가 한마디 툭 던지면 이상하게 상황이 정리된다. 형들한테 휘둘리는 막내 같다가도 어느 순간 제일 냉정한 본부장이 되어 있다.
3. 에그이즈커밍식 예능의 방식
나영석PD의 예능은 출연진 간의 케미가 가장 큰 재미요소다. / 출처: tvN
<콩콩팜팜>은 한 편의 프로그램으로 보기보다 나영석 사단의 작업 방식 안에 놓고 보면 더 재밌다. 나영석 PD와 에그이즈커밍은 새 포맷을 거창하게 발명하기보다, 이미 매력적인 사람들을 낯선 상황에 던져 넣는 쪽을 택해왔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프로그램을 끌고 간다. 나영석 사단이 잘하는 건 출연자를 억지로 캐릭터에 가두지 않는 것이다. 작위적인 별명을 붙이거나 역할을 강요하는 대신, 이미 있는 관계를 오래 지켜본다. 이광수는 이광수대로 억울해하고, 김우빈은 김우빈대로 다정하게 웃기고, 도경수는 도경수대로 조용히 일한다. 카메라는 굳이 이들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냥 목장에 세워두고 무슨 일이 벌어지길 기다린다. 이 느슨함이 의외로 세다. 시청자는 농사나 목장보다 저 사람들이 또 어떻게 엮일지가 궁금해서 본다.
4. 변수는 소똥과 문상훈이다
이번 <콩콩팜팜>은 제주도의 한 목장에서 펼쳐진다. / 출처: 이광수 인스타그램(@masijacoke850714)
<콩콩팜팜>의 첫인상은 목가적이다. 제주도, 젖소, 초원, 장화, 카우보이 모자. 그런데 현실은 곧장 우분 청소다. 첫 방송에서 세 사람은 제주도 젖소 목장 기술 연수생이 되어 축사 청소에 투입됐다. 여기에 문상훈이 첫 인턴으로 합류한다. 이 설정이 꽤 좋다. 목장 예능이 갑자기 회사 예능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대표 이광수, 감사 김우빈, 본부장 도경수 사이에 인턴이 들어오면 관계가 한 번 더 꼬인다. 문상훈은 친분과 직급 사이를 오가며 묘한 긴장을 만든다. 친구들끼리 놀러 온 것 같다가도, 프로그램 안에서는 엄연히 조직이다. 목장 일 배우러 왔는데 어느새 인턴 평가를 지켜보는 기분이 든다. 조인성 라인에서 이어진 친구들이 나영석 사단의 세계관으로 들어와 제주도 목장에서 소똥을 치운다. 밭에서 시작한 농담이 구내식당과 멕시코를 지나 목장까지 왔다. 다음엔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사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이 사람들이 모이면, 별것 아닌 일도 어떻게든 프로그램이 된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김우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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