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위한 청량한 남자 향수
여름은 향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계절입니다. 높은 온도와 습도 속에서 향은 빠르게 퍼지고 그만큼 무거운 향은 금세 부담으로 바뀌죠. 이런 계절에는 가볍지만 또렷한 인상을 남기는 향이 필요합니다.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 스테디셀러와 올해 새롭게 등장한 신제품 가운데 여름을 지혜롭게 보내는 당신을 위한 남성 향수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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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스 반 노튼 크레이지 바질
여름에 바질보다 더 싱그러운 허브가 있을까요? 프레데릭 말과 협업해 조향사 장크리스토프 에로가 완성한 향수입니다. 바질의 청량함을 향수의 중심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에서 이름이 제 역할을 하고 있죠. 탑노트는 베르가못과 만다린이 시트러스로 열고 이어서 바질의 허벌한 인상이 또렷하게 올라옵니다. 로즈마리와 라벤더가 더해져 단순한 허브 향에 머물지 않고 향긋한 깊이를 갖습니다. 마지막으로 베이스 노트에 자리한 히노키 나무와 머스크는 드라이다운을 차분한 우디함으로 정리하고 있죠. 흔하지 않은 향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자리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평범한 시트러스나 아쿠아틱 향수와는 다른 결을 원한다면 눈여겨볼 만한 선택입니다.
딥티크 오르페옹 오 드 뚜왈렛
파리 생제르맹의 전설적인 재즈바 오르페옹에서 출발한 향수입니다. 조향사 나탈리 세토와 협업해 올해 새롭게 완성한 오 드 뚜왈렛 버전은 기존 오 드 퍼퓸보다 한층 가벼워졌습니다. 짙은 밤의 재즈 클럽 대신 해가 지기 전 테라스의 분위기를 담았다는 평이 따릅니다. 시트러스로 시작해 아이리스를 지나 우디로 마무리되는 구조는 도시적인 세련미를 담고 있죠. 유니섹스로 출시됐지만 남성이 뿌렸을 때 특유의 우디한 잔향이 한층 또렷하게 살아난다는 점도 이 향수의 특징. 향수병을 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패키지도 인상적이죠. 셔츠 한 장만 걸쳐도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저녁 약속이 있는 날 더욱 빛을 발하는 향수입니다.
톰 포드 타오르미나 오렌지
톰 포드 타오르미나 오렌지 / 이미지 출처: 톰 포드 뷰
시칠리아의 오렌지 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향수입니다. 잘 익은 과육의 단맛과 잎사귀의 쌉싸름함 그리고 나무껍질의 거친 질감까지 한 병에 담았습니다. 단순한 시트러스 향수와는 결이 다릅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향이 흐트러지지 않고 또렷하게 남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은 가라앉고 우디한 잔향이 차분하게 떠오릅니다. 한 번의 분사로도 존재감이 충분해 과하게 덧뿌릴 필요가 없습니다. 화려한 보틀 디자인 역시 여행지의 기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휴가지에서의 기억을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선택입니다.
이솝 비레르
이솝 비레르 향수 / 이미지 출처: 이솝
무화과를 중심에 두고 허브를 더한 향수입니다. 베르가못의 상큼함으로 문을 열고 녹차와 쁘띠그레인이 차분하게 뒤를 잇습니다. 무화과 특유의 은은한 단맛은 우디하고 아로마틱한 베이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부담 없이 매일 손이 가는 향수를 찾는다면 이만한 답이 없죠. 가격대도 합리적이라 향수를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도 권할 만합니다. 향이 진하지 않은 만큼 사무실처럼 향에 예민한 공간에서도 무리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주말 오후의 산책에도 평일 출근길에도 모두 어울리며 옷차림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손이 자주 가는 편입니다.
여름 향수를 고르는 기준은 결국 단순합니다. 더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또렷하게 남는 향. 그리고 입은 옷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향. 당신의 뜨거운 여름의 라이프 스타일과 어울리는 향을 찾아, 올여름 마지막 한 칸은 향수로 채워보길 권합니다.
Credit
- EDITOR 한유주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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