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아날로그 글라스의 조명은 왜 이렇게 따뜻한 느낌이 날까?

손길 그대로의 유리가 만드는 휴식 같은 풍경.

프로필 by 오성윤 2026.07.27
롤라 플로어 램프 1070만원 아날로그 글라스 by 에이치픽스.

롤라 플로어 램프 1070만원 아날로그 글라스 by 에이치픽스.

유리는 묘한 세계다. 액체와 고체의 성질을 모두 가진 ‘비정질 고체’로, 언뜻 고체 형태지만 원자 구조가 무질서하고 녹는점이 명확하지 않아 고온에서 액체처럼 흘러내린다. 그리고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고체 형태가 된다. 인류는 오래도록 이 소재를 용광로 속에 집어넣고 700~1200℃까지 온도가 오르게 한 후 다양한 도구로 모양을 잡고 식혀서 물건을 만들어 왔는데, 위험하고 체력 소모가 크며 불량품이 나올 확률이 높은 공정이었다. 오늘날처럼 인류가 두루 사랑하는 소재가 된 데에는 고온의 유리를 몰드로 찍는 대량생산 설비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을 거라는 뜻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속성도 있었다. 이를테면 인간이 유리에 품었던 서정성 같은 것. 만약 당신이 아래 사진 속 조명에서 어딘가 영롱하고, 부드러우며, 침잠과 명상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느낀다면, 그건 이 조명이 장인이 일일이 손으로 굴려 만들고 마감 공정을 최소화한 유리를 소재로, 그 매력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을 고민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유리 세공은 정밀함과 즉흥성이 어우러진 예술입니다. 인간의 반복적 작업,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제반 조건, 그리고 유리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에서 무수한 변수가 작용하는데, 그 본질적 불완전함이 이 공예를 심오한 유산으로 만듭니다. 아날로그 글라스는 이런 유리 세공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해 독창적이고 유기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글라스의 설명이다.

독일 베를린 기반의 이 유리공예 브랜드는 유럽 전역의 유리 공방, 디자이너, 예술가와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기치는 유리 세공의 매혹을 현대 생활 환경에 맞도록 재해석하고 적용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전통을 고수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장인의 몸에 밴 움직임이 유리의 형태와 주름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의도하기도 하고, 기포와 미세한 왜곡이 빛을 불규칙하게 굴절시키고 산란하도록 두기도 한다. 같은 모델이라도 똑같이 생긴 제품은 절대로 찾을 수가 없다는 점, ‘단 하나뿐인 작품이 된다’는 점 역시 아날로그 글라스가 자랑하는 특징 중 하나다.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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