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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 공방에서 만든 '하이엔드 시계' 4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하이엔드 워치메이킹 공방 '라 파브리크 뒤 떵 루이 비통'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프로필 by 차종현 2026.08.08

ESCALE TIGER’S EYE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비단 패션업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1960년대 처음 등장한 스톤 다이얼 트렌드가 다시 돌아왔고, 에스칼 타이거 아이는 그 중심에 선 모델이다. 신작은 매혹적인 황금빛 브라운 톤이 층층이 겹쳐진 타이거 아이 스톤을 정교하게 가공해 다이얼로 변신시켰다. 뜨거운 열기 속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사막을 연상케 하는 다이얼의 컬러는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의 한순간을 재현한다. 하지만 천연석의 아름다움은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천연석을 얇은 다이얼 플레이트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불규칙한 결을 읽어내야 하며 미세한 균열과 파손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깊은 인내 끝에 완성된 타이거 아이 다이얼은 자연과 장인정신이 함께 만들어낸 유니크한 결과물이다. 또한 이것은 시간을 통해 이어진 하나의 여정으로 에스칼 워치의 콘셉트와도 일맥상통한다.


TAMBOUR CONVERGENCE GUILLOCHÉ

2025년 첫선을 보인 땅부르 컨버전스는 몽트르 아 기쉐(Montre à Guichet)를 땅부르 케이스에 맞춰 재해석한 모델이다. 몽트르 아 기쉐는 과거 쉽게 깨지던 글라스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디스플레이만 노출되도록 한 기능적 접근에서 태어난 디자인이다. 보통 점핑 아워와 드래깅(Dragging) 미니트로 조합하는 데 반해 땅부르 컨버전스는 초승달 모양의 윈도 글라스에 드래깅 아워와 미니트를 택해 디자인과 형태에서 차별점을 드러낸다. 신작인 땅부르 컨버전스 기요셰는 여백의 금속 플레이트에 로즈 엔진을 이용한 고난도의 기요셰로 채워냈다. 미묘한 곡률을 지닌 땅부르 컨버전스 케이스에 맞춰 잔잔히 물결치는 패턴을 구현하기 위해 약 6개월에 걸친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이얼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약 16시간의 수작업이 필요하며 메종 특유의 미학을 전달한다. 몽트르 아 기쉐 특유의 절제된 디스플레이와 기요셰가 발하는 화려함으로 시간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ESCALE TWIN ZONE

에스칼 트윈 존은 중앙 축에 한 쌍의 시침과 분침, 즉 시간 표시를 하는 네 개의 바늘을 두는 기술적 도전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타임존에 대응한다. 요즘 뉴스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이란이 UTC +3:30의 오프셋 타임존에 해당하며, 네팔처럼 45분 오프셋(비표준) 타임존도 있다. 전 세계를 24시간으로 나눈 표준 타임존에 따라 완성된 GMT 워치를 사용하면 이란이나 네팔과 같은 지역에 갔을 때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에스칼 트윈 존은 이러한 GMT 워치의 약점을 보완한 결과물이다. 이 기능은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칼리버 LFT V0 15.01을 통해 구현되며, 입체적인 지구본 패턴의 다이얼 12시 방향에 배치된 데이 앤 나이트 인디케이터와 짝을 이뤄 지구 곳곳의 시간을 정확하게 표시한다. 루이 비통은 복잡한 기능을 스켈레톤 기법으로 풀었다. 로컬 타임과 홈 타임을 표시하는 시, 분침은 같은 모양이지만 스켈레톤 기법의 적용 유무로 구분된다. 이것은 듀얼 타이머로 사용하지 않을 때, 각각의 바늘을 겹쳐서 타임온리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기능을 드러내기보다 필요할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조용한 여행자용 컴플리케이션인 것이다.

CAMIONNETTE

카미오네트는 루이 비통의 세계를 움직이던 존재였다. 1800년대 중반, 루이 비통은 기존 워크숍이 협소해지자 센강 인근 아니에르(Asnières)에 새로운 워크숍을 세웠다. 루이 비통의 예술성을 상징하는 이 공간에서 카미오네트는 공방과 고객 사이를 오가며 트렁크와 함께 루이 비통의 이름을 실어 날랐다. 루이 비통은 이 역사적인 차량을 하이엔드 클락 제조사 레페(L’Epée) 1839와 협업을 통해 되살려냈다. 트럭의 실루엣은 알루미늄 소재의 미니어처로 정교하게 구현했으며, 사프란과 시빌린 블루 등 루이 비통의 상징적인 컬러와 모노그램 디테일로 특유의 분위기를 더했다. 운전석에서는 기계식 심장인 밸런스 휠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보닛 아래에 자리한 두 개의 드럼은 시와 분을 표시한다. 전통적인 핸즈 대신 드럼 디스플레이를 택한 방식은 빈티지 자동차의 구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적재함에는 실제 비율로 축소한 미니어처 모노그램 트렁크를 실었으며, 그 안에는 태엽을 감고 시간을 조정하는 키를 숨겨두었다. 이는 과거 자동차의 시동 크랭크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이자 시계 세계의 핵심 부품으로 장식을 넘어 조작의 즐거움까지 담아냈다.

Credit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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