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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못 사는 하이엔드 '희귀 다이얼' 시계 4

자연에서 채굴한 원석과 대리석을 얇게 가공해 다이얼로 사용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개체마다 무늬와 색감이 전혀 달라져, 사실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가 완성됩니다. 피아제의 앤디 워홀 컬렉션부터 롤렉스 데이-데이트,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까지, 자연이 빚어낸 텍스처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원석 다이얼 시계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프로필 by 오정훈 2026.08.22

부활한 앤디 워홀의 시그니처, 피아제 앤디 워홀 워치


전 세계 단 50점만 생산된 피아제 앤디 워홀 워치 콜라주 한정판. 앤디 워홀의 1986년 자화상에서 영감을 얻어 오닉스, 서펜틴, 오팔, 크리소프레이즈 원석을 핸드메이드 마퀴트리(상감) 기법으로 조합했다. / 이미지 출처: 피아제

전 세계 단 50점만 생산된 피아제 앤디 워홀 워치 콜라주 한정판. 앤디 워홀의 1986년 자화상에서 영감을 얻어 오닉스, 서펜틴, 오팔, 크리소프레이즈 원석을 핸드메이드 마퀴트리(상감) 기법으로 조합했다. / 이미지 출처: 피아제

피아제 ‘인피니틀리 퍼스널’ 맞춤 서비스에 쓰이는 천연 원석 원판들. 위에서부터 우드 자스퍼, 말라카이트, 타이거스 아이의 가공 전 플레이트 형태. / 이미지 출처: 피아제

피아제 ‘인피니틀리 퍼스널’ 맞춤 서비스에 쓰이는 천연 원석 원판들. 위에서부터 우드 자스퍼, 말라카이트, 타이거스 아이의 가공 전 플레이트 형태. / 이미지 출처: 피아제

빛에 따라 입체적인 황금빛 띠를 형성하는 타이거스 아이(호안석) 다이얼. 오리지널 ‘블랙 타이’ 케이스 특유의 계단식 가드룬 디자인과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 이미지 출처: 피아제

빛에 따라 입체적인 황금빛 띠를 형성하는 타이거스 아이(호안석) 다이얼. 오리지널 ‘블랙 타이’ 케이스 특유의 계단식 가드룬 디자인과 우아한 조화를 이룬다. / 이미지 출처: 피아제

2024년 말 피아제는 컬렉터들 사이에서 ‘블랙 타이’로 불리던 쿠션형 케이스를 앤디 워홀 재단과의 공식 파트너십을 통해 ‘앤디 워홀 워치’로 명명했습니다. 실제 앤디 워홀은 생전 피아제 시계를 7점이나 소장했으며, 1973년 구입한 쿠션형 모델은 그의 대표적인 손목시계로 남아 있습니다. 45mm 옐로 또는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오리지널 모델의 비율과 계단식 가드룬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핵심은 ‘인피니틀리 퍼스널’ 주문 제작 서비스입니다. 말라카이트, 타이거스 아이, 라피스 라줄리, 오닉스 등 10여 종의 천연 원석 다이얼에 5가지 스트랩, 2가지 핸즈와 골드 컬러를 조합해 자신만의 시계를 완성할 수 있죠. 이 가운데 가장 희소성이 높은 모델은 작년에 공개된 콜라주입니다. 단 50점만 한정판으로 제작된 이 모델은 정규 라인에는 없는 옐로우 골드 케이스에 블랙 오닉스, 옐로우 나미비아 서펜틴, 핑크 오팔, 그린 크리소프레이즈를 얇게 재단해 손으로 짜 맞춘 마퀴트리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워홀의 1986년 자화상 콜라주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케이스백에는 그의 자화상과 서명까지 새겨 컬렉터 가치를 더했습니다. 자동 와인딩 칼리버 501P1은 4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같은 원석도 절단면에 따라 색과 무늬가 달라 각각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다이얼을 만들어냅니다.


희소성 포인트

전 세계 단 50점만 한정 수량으로 생산되는 콜렉터블 피스라는 점 자체로 극강의 희귀성을 가집니다. 특히 네 가지 천연 원석을 박편 형태로 미세 재단해 오차 없이 손으로 맞물리게 하는 상감 기법(마퀴트리)은 마스터 장인조차 극소수만 구현할 수 있는 최고난도 공예입니다. 동일한 나뭇결이나 광물 무늬가 존재하지 않는 천연석의 특성상 50점 모두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고유한 다이얼을 지니게 됩니다.



원석의 결까지 컬렉터의 영역, 롤렉스 데이-데이트


에버로즈 골드의 따뜻한 광택과 오묘한 초록 빛깔의 그린 아벤츄린 원석 다이얼이 만나 극강의 화려함을 선사하는 롤렉스 데이-데이트. / 이미지 출처: 롤렉스

에버로즈 골드의 따뜻한 광택과 오묘한 초록 빛깔의 그린 아벤츄린 원석 다이얼이 만나 극강의 화려함을 선사하는 롤렉스 데이-데이트. / 이미지 출처: 롤렉스

원석 절단면에서 다이얼 플레이트로 가공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연출한 컷. 지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연스러운 결을 살려내는 롤렉스의 정교한 가공 기술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롤렉스

원석 절단면에서 다이얼 플레이트로 가공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연출한 컷. 지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연스러운 결을 살려내는 롤렉스의 정교한 가공 기술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롤렉스

붉은 오렌지빛 원석 결이 매력적인 롤렉스 데이-데이트 36 카넬리안 다이얼. 로마 숫자 인덱스와 아워마커에 세팅된 다이아몬드가 자연스러운 결의 미감을 더욱 극대화한다. / 이미지 출처: 롤렉스

붉은 오렌지빛 원석 결이 매력적인 롤렉스 데이-데이트 36 카넬리안 다이얼. 로마 숫자 인덱스와 아워마커에 세팅된 다이아몬드가 자연스러운 결의 미감을 더욱 극대화한다. / 이미지 출처: 롤렉스

롤렉스는 2023년 데이-데이트 36에 카넬리안, 터키석, 그린 아벤츄린 세 가지 원석 다이얼을 선보였습니다. 옐로 골드의 카넬리안은 붉은 오렌지빛 결을, 화이트 골드의 터키석은 자연스러운 베이닝을, 에버로즈 골드의 그린 아벤츄린은 촘촘한 결정 무늬를 드러냅니다. 세 모델 모두 18캐럿 골드로 만든 아워마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로마 숫자 6시, 9시 인덱스에도 별도로 다이아몬드를 더해 다이얼의 자연스러운 무늬를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여기에 52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베젤을 프레지던트 브레이슬릿이 더해져 원석의 화려함과 정제된 마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와 파라플렉스 충격흡수장치를 갖춘 칼리버 3255는 약 7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최근에는 화이트 골드에 사파이어 마커를 더한 터키석 버전이나 그린 아벤츄린을 적용한 데이-데이트 40처럼, 매장에는 진열되지 않고 VIP 고객에게만 소개되는 오프-카탈로그 구성까지 등장하면서, 같은 모델이라도 어떤 원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희소성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희소성 포인트

카탈로그나 일반 매장 디스플레이에서조차 볼 수 없는 '오프-카탈로그(Off-Catalog)' 라인업으로, 최상위 VIP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비공개 수주 및 할당됩니다. 광물의 결정 방향과 베이닝(결)에 따라 빛반사와 오렌지·그린·투어쿼이즈의 발색이 완전히 달라져 동일 모델이라도 희소적 가치가 천차만별입니다. 롤렉스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하는 원본 보석재 자체의 채굴량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연간 생산량 자체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타피세리 대신 자연의 결,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18K 옐로 골드의 묵직하고 고풍스러운 광택과 선명한 터키석의 푸른빛이 매력적인 대비를 이루는 로열 오크. 원석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다이얼 패턴을 자랑한다. / 이미지 출처: 오데마 피게

18K 옐로 골드의 묵직하고 고풍스러운 광택과 선명한 터키석의 푸른빛이 매력적인 대비를 이루는 로열 오크. 원석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다이얼 패턴을 자랑한다. / 이미지 출처: 오데마 피게

클로즈업을 통해 드러나는 터키석 고유의 나뭇가지 모양 실금(매트릭스) 무늬. 인공적으로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질감이 원석 시계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전한다. / 이미지 출처: 오데마 피게

클로즈업을 통해 드러나는 터키석 고유의 나뭇가지 모양 실금(매트릭스) 무늬. 인공적으로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질감이 원석 시계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전한다. / 이미지 출처: 오데마 피게

오데마 피게는 1970~90년대부터 라피스 라줄리, 가넷, 자개, 오팔, 루비, 자수정 등 다양한 원석을 다이얼에 활용해왔습니다. 그 계보를 잇는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7mm(15550BA.OO.1356BA.01)는 옐로 골드 케이스에 천연 터키석 다이얼을 결합한 모델입니다. 로열 오크의 상징인 타피세리 패턴 대신 원석의 자연스러운 결을 그대로 드러낸 ‘노 타피세리’ 구성이 특징이죠. 터키석은 산지와 원석의 위치에 따라 색과 매트릭스, 즉 자연스럽게 형성된 그물 무늬가 모두 달라 같은 레퍼런스라도 다이얼마다 고유한 개성을 갖습니다. 오데마 피게는 원석을 직접 선별하고 재단한 뒤 37mm 케이스에 맞춰 정교하게 가공합니다. 자동 와인딩 칼리버 5900은 6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글레어프루프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케이스백을 통해 원석의 미감과 무브먼트의 완성도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희소성 포인트

50년 넘게 로열 오크를 지배해 온 시그니처 '타피세리' 기하학 패턴을 과감히 포기하고 원석 자체를 전면에 세운 극히 드문 변주 모델입니다. 공기 중 노출이나 가공 시 균열이 생기기 쉬운 터키석 특성상, 파손 없이 정교한 37mm 원형 판으로 깎아낼 수 있는 최고급 등급의 천연 원석 수급이 필수적입니다. 원석 내부 매트릭스(그물망 빗살 무늬)의 패턴이 시계마다 완전히 달라 제품 하나하나가 독립된 예술품의 희소성을 갖습니다.



0.8mm 대리석에 투르비용을 담은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마블 투르비용


단 0.8mm 두께로 정교하게 얇게 가공한 베르데 알피 그린 마블 다이얼과 플라잉 투르비용의 만남. 18K 옐로 골드 케이스와 그린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조화를 이루며 럭셔리한 아우라를 완성한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단 0.8mm 두께로 정교하게 얇게 가공한 베르데 알피 그린 마블 다이얼과 플라잉 투르비용의 만남. 18K 옐로 골드 케이스와 그린 앨리게이터 스트랩이 조화를 이루며 럭셔리한 아우라를 완성한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동 투르비용 무브먼트 중 하나인 두께 1.95mm의 칼리버 BVL 268.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정교한 기계적 메커니즘을 감상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동 투르비용 무브먼트 중 하나인 두께 1.95mm의 칼리버 BVL 268.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통해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정교한 기계적 메커니즘을 감상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다이얼뿐만 아니라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에 대리석 소재를 접목한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에디션. 대리석의 자연스러운 결이 고유한 희소성을 입증한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다이얼뿐만 아니라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에 대리석 소재를 접목한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에디션. 대리석의 자연스러운 결이 고유한 희소성을 입증한다. / 이미지 출처: 불가리

불가리는 얇은 시계로 아홉 차례 세계 기록을 세운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에 대리석을 접목해왔습니다. 2023년에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를 대리석으로 제작한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온리 워치 에디션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그 흐름을 이어 2025년에는 대리석 다이얼을 적용한 마블 투르비용을 선보였습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잇는 아오스타 계곡에서 채굴한 베르데 알피 그린 마블을 단 0.8mm 두께로 가공해 다이얼로 완성했는데, 쉽게 깨지는 대리석을 이처럼 얇게 가공하는 것 자체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합니다. 자연스럽게 섞인 하얀 결은 절단면마다 다른 패턴을 만들어 각각의 다이얼에 고유성을 부하며, 110개의 면으로 다듬은 40mm 옐로 골드 케이스에는 골드 핸즈와 인덱스를 배치해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내부에는 두께 1.95mm의 수동 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칼리버 BVL 268이 자리하며 5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희소성 포인트

강도가 약하고 잘 부서지는 베르데 알피 대리석을 1mm보다 얇은 0.8mm 극초박형 판으로 깎아내는 것은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에서도 손꼽히는 정밀 기술입니다. 여기에 두께 1.95mm의 울트라 씬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가 결합되면서, 소재의 가공 난이도와 기술적 정교함이 결합된 최고 수준의 희소성을 연출합니다. 특정 산지(이탈리아 아오스타 계곡)의 천연 대리석 원석만을 선별하여 가공하므로 원자재의 채굴 제한에서 오는 희소성이 매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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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이정윤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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