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발랄한 주얼러 인터뷰 라파엘 에버딘 편
에스콰이어 코리아가 직접 물어본, 지금 가장 재기발랄한 행보로 주얼리를 선보이는 라파엘 에버딘(Raphaël Everdeen)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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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ël Everdeen
지난해 에콜 뒤페레(École Duperré)에서 석사 학위를 마치고, 독창적인 시선과 남다른 안목으로 주얼리를 제작하는 파리 베이스의 주얼리 아티스트 라파엘 에버딘(Raphaël Everdeen).
주얼리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학부 시절엔 텍스타일를 기반으로 실리콘이나 레진 등 합성 소재를 활용한 실험을 하곤 했다. 입체적인 형태에 관심이 생기면서 주얼리의 조형적인 특성에 빠져들었다. 주얼리 디자이너 로레트 콜레 뒤프라(Lorette Colé Duprat)의 스튜디오에서 인턴십과 뮈글러(Mugler) 주얼리와 액세서리 개발에도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작업에 '축하', '보상', '기념'이라는 개념을 자주 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리본에서 영감을 얻은 네크리스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리본의 형태를 금속으로 재현한 주얼리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n
코케이드 형태를 딴 이어링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시작은 선물용 리본, 승마용 리본인 코케이드(cockade), 접힌 지폐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를 디자인했다. 그러다 문득 이 모든 것이 ‘보상’이라는 공통적인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계기로 보상을 의미하는 이미지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축하를 상징함과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불안함을 주는 대상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금속 작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 은, 청동에는 이미 가치와 성취에 대한 위계가 존재하고,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까. 나는 이 아이디어를 산화시킨 청동으로 유로 센트 동전을 재현하고, 그것을 스털링 실버 코케이드에 세팅해 귀걸이와 반지로 만드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가상의 ‘4위 메달’을 만든 셈이다. 시상대에 올라갈 만큼 충분히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패자가 될 만큼 나쁘지도 않은 존재. 평범함에 대한 헌사라고 볼 수 있겠다. 어린 시절 본 만화 속 선물 포장지는 언제나 반짝인다. 그러나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지않나. 아주 멋진 것이 들어 있을 수도 있고, 다이너마이트가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대비가 ‘보상’이라는 개념을 쓰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영감 받는 곳.
다양한 세레머니 문화에서 영감을 얻는 Raphaël Everdeen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성탄절 문화에서 영감을 얻는 Raphaël Everdeen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선물용 리본처럼 아주 일상적인 사물들. 일회성이지만 의미가 담긴 대상에서 영감을 얻는다. 물론 재현을 위한 목적은 전혀 없다. 오히려 더 과장하거나 더 그래픽적인 형태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축하와 기념의 순간에도 영감을 얻는다. 매년 찾아오는 부활절이나 할로윈, 크리스마스도 내게는 아주 중요하다.
주얼리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부활절에서 영감 얻은 작업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매직 트리를 재해석한 Nightmare Just Before Christmas>컬렉션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매직 트리를 재해석한 Nightmare Just Before Christmas>컬렉션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나는 체계적인 사람이 아니다. 손으로 스케치를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바로 3D 작업으로 들어가서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직접 찾기도 한다. 여러 방법을 거쳐 디지털 디자인이 완성되면 주조용 레진으로 3D 프린팅 후 공방에 맡겨 금속으로 제작한다. 이후 과정은 금속 세공 과정을 거친다. 매번 정해진 순서 없고 직감을 따라가는 편이다. 최근 선보인 크리스마스 컬렉션인 <Nightmare Just Before Christmas>는 매직 트리 방향제에서 출발한 펜던트 시리즈이다. 전나무 모양 방향제에 잭 오 랜턴의 얼굴을 잘라 넣어 기묘한 모순을 만들었도, 그 위에 Scream Queens, The Polar Express, 심지어 Bambi처럼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러 레퍼런스의 장면을 바스 릴리프로 겹쳐 올렸다. 이런 식으로 여러 레퍼런스를 계속 축적하는 과정을 거친다.
당신의 일상이 궁금하다.
다양한 빈티지 인형을 수집하는 Raphaël Everdeen / 이미지 출처: Raphaël Everdeen)
온종일 작업에 몰두하는 시기도 있고, 쉴 땐 또 느긋함을 즐긴다. 뚜렷한 취미는 없지만, 가끔 친구들과 필라테스나 클라이밍과 같은 운동을 즐기기도 한다. 문득 합창단에 들어가볼까 싶은 생각에 시도해보기도 하고. 또 최근 몇 년 전부터 <오즈의 마법사>에 빠져들었다. 이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을 보고, 그 안에 숨겨진 미묘한 단서나 레퍼런스를 집착할 정도로 찾아보고 있다. 그런 의미로 빈티지 인형도 수집한다. 같은 캐릭터가 서로 다른 에디션과 브랜드, 시대를 거치며 저마다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
주얼리 세공 기술을 더 날카롭게 다듬고 싶다. 특히 값비싼 소재와 일상적인 소재의 대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과 마녀의 피부 같은 초록색으로 산화된 구리가 한 작품 안에 어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서로 다른 소재가 가진 복잡한 물성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중 아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다.
남은 올해는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특히 금속 도금을 이용해 서로 다른 색상의 금속을 겹쳐 표현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이를 통해 제 작품에 완전히 새로운 표현 방식을 부여하고 싶다. 마치 손으로 채색한 사진과 같은 느낌. 이미지가 페인트로 색칠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금속의 층을 덧입힘으로써, 디테일한 입체감과 볼륨 자체가 색을 다시 입는 것. 이 모든 것을 구현하기위해 올해는 여느 때와 같이 작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Credit
- ART DESIGNER 조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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