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알고 보면 더 놀라운 비하인드 6가지
김유정과 진선규의 일본어 연습부터 VFX로 되살린 1932년 경성, 실제 역사에서 가져온 장면까지. '100일의 거짓말'을 더 재미있게 보는 비하인드 6가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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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역사: 극 중 ‘계암리’의 비극과 실제 1919년 제암리 사건의 연결점.
- VFX·미술·의상: 1932년 경성을 재현한 시각특수효과부터 세트장, 의상과 소품에 숨겨진 제작 비하인드.
- 배우들의 언어 연습: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위해 수개월간 준비한 김유정과 진선규의 노력.
- 작가의 자료 조사: 실제 조선총독부 도면과 1930년대 자료를 참고해 완성한 대본.
- 역사서 편찬: 극 중 등장한 조선총독부의 역사서 편찬 업무와 실제 역사 속 조선사편수회의 관계.
김유정과 박진영이 출연하는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 이미지 출처: cjenm
1932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 tvN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25일 방송된 6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0.7%(수도권 순간 최고 시청률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죠.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 이가경(김유정)이 독립운동을 위한 밀정이 되고,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박진영)와 얽히며 벌어지는 첩보 로맨스인데요. 숨 가쁜 추격전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뒤에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여러 궁금증을 바탕으로, 알고 보면 드라마가 더욱 흥미로워지는 비하인드 다섯가지를 소개합니다.
궁금증 1. 실제 역사 속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독립운동에 관심 없는 조선인으로 등장하는 김유정. / 이미지 출처: cjenm
극 중 등장하는 '계암리'의 비극은 실제 역사 속 제암리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1919년 3·1운동 당시 일제는 경기도 화성 제암리에서 주민들을 학살하고 마을에 불을 질렀는데요. 드라마는 이처럼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통해 인물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복수의 이유를 보여줍니다. 특히 유소란(김현주)이 딸을 잃고 사토 신이치(진선규)에게 복수를 다짐하게 된 사연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궁금증 2. 경성 거리가 그대로 구현된 세트장에서 촬영했을까?
VFX 작업으로 경성역, 조선총독부 등의 배경을 구현한 '100일의 거짓말'.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tvndrama.mate
드라마를 보며 감탄하게 되는 장면 중 하나는 1930년대 경성을 생생하게 구현한 거리입니다. 지금은 당시의 건물과 풍경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실제 장소만으로는 시대적 배경을 재현하기 어려운데요. 이를 위해 시각 특수효과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가 VFX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경성역을 비롯한 당시의 공간을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고, 건물과 거리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확장했죠. 제작진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화려한 효과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빛과 공기까지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궁금증 3. 일본인 역을 맡은 진선규와 통역생 역의 김유정은 어떻게 일본어를 잘할까?
극 중에서 조선총독부 2인자인 사토 신이치 역을 맡은 진선규. / 이미지 출처: cjenm
사토 신이치 역을 맡은 진선규의 일본어 연기에도 특별한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극 중 신이치는 조선총독부의 핵심 인물로, 능숙한 일본어와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캐릭터인데요.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진선규는 실제 일본에서 약 두 달간 생활하며 하루 7시간씩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대사를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이 사용하는 언어의 차이까지 연기에 녹여낸 셈이죠. 덕분에 신이치 특유의 위압적인 분위기와 이질감이 더욱 선명하게 전달됩니다.
사토 신이치의 조선인 양아들 '태웅' 역을 맡은 박진영.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jinyoung_0922jy
극 중에서 일본어, 미국어, 한국어 총 3개 국어 능력자로 등장하는 김유정도 약 5개월간 일본어 공부에 매진했다고 합니다. '통역'이라는 드라마의 핵심 소재와 3개 국어가 번갈아 등장하는 드라마 구조상, 배우들의 언어 능력이 드라마 몰입에 굉장히 중요한데요. 김유정이 연기하는 이가경이라는 인물에게 일본어와 영어가 생존 수단임을 고려해, 대사를 먼저 외운 후 감정 및 상황에 맞는 말투와 억양을 구상하고 다시 연습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궁금증 4. 어떤 과정을 통해 드라마를 집필했을까?
조선총독부의 통역생 역을 맡은 김유정. / 이미지 출처: cjenm
조선총독부 2인자의 아들 역을 맡은 박진영. / 이미지 출처: cjenm
'100일의 거짓말'의 배경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은 대본 집필 단계부터 시작됐습니다. 류보리 작가는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구 조선총독부 건물 실측 및 철거 보고서'를 집필 내내 곁에 두고 참고했다고 하는데요.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를 앞두고 실제 도면과 사진을 기록한 자료입니다. 작가는 이 책을 살피며 등장인물들이 건물 안에서 어디로 걸어가고, 무엇을 바라봤을지 상상했다고 하죠. 여기에 1930년대 경성의 지도와 사진, 당시 생활상을 기록한 문헌까지 조사하며 1932년의 공간과 분위기를 대본 속에 담아냈습니다.
궁금증 5. 시대극의 세세한 소품은 어떻게 마련됐을까?
실제로 종로에 아직 남아있는 딜쿠샤. / 이미지 출처: 서울공대
시대극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미술과 의상입니다. '100일의 거짓말' 역시 1932년 경성의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렸는데요. 경성역부터 웅장한 조선총독부, 서양식 가옥까지. 특히 유소란(김현주)과유필립(이무생)이 위장 부부로 생활하는 저택 '희원'은 실제 서울 종로에 남아 있는 붉은 벽돌집 '딜쿠샤'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하죠. 극 중 필립이 “이전 집주인인 영국 기자가 한옥을 허물고 이 집을 지으면서 이 주춧돌을 그대로 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실제 딜쿠샤의 주인은 영국인이 아닌 미국인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였습니다. 그는 1919년 3·1운동과 제암리 학살 사건을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한 인물이죠. 테일러 부부가 1923년 착공해 1924년 완공한 딜쿠샤는 2021년 복원을 거쳐 역사 전시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딜쿠샤’가 ‘기쁜 마음’을 뜻하는 것처럼, 극 중 ‘희원’ 역시 ‘기쁨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100일의 거짓말' 주연인 김유정과 박진영.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jinyoung_0922jy
작품의 미술은 영화 '영웅', '아저씨', '타짜' 등에 참여한 양홍삼 미술감독이 맡았으며, 의상에는 '경성크리처', '호텔 델루나' 등에 참여한 홍수희 의상감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물들의 양장과 군복, 작은 소품 하나까지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해요. 실제 배우들도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꼽은 미술과 의상. 드라마를 다시 볼 때는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화면 곳곳에 숨은 시대적 디테일도 눈여겨보세요.
궁금증 6. 드라마 속 조선 총독부의 역사서 편찬, 실제 있었던 일일까?
박진영이 공개한 '100일의 거짓말' 촬영 비하인드.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jinyoung_0922jy
4회에서 구국단은 조선총독부의 2인자 사토 신이치(진선규)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을 세웁니다. 조선 회화 전람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복했지만, 정작 신이치가 향한 곳은 총독부의 역사 편찬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였는데요. 흥미롭게도 이 장면 역시 실제 역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일제는 1925년 조선총독부 산하에 ‘조선사편수회’를 설치하고 조선의 역사를 정리하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정무총감이 조선사편수회 회장을 겸임할 만큼 총독부가 직접 관여한 사업이었죠. 이후 1938년까지 총 35권의 '조선사'가 간행됐으며, 편찬 과정에는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역사 인식이 반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습니다. 극 중 신이치가 역사 편찬 상황을 직접 챙기는 장면은 일제가 무력뿐 아니라 역사 서술까지 식민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Credit
- Editor 이원경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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