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다니기 좋은 작은 책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봄 코트 주머니에 들어갈 크기로 추려낸 이달의 책 다섯 권. | 책,독서,도서,힙합의 시학,아주 긴 변명

아주 긴 변명니시카와 미와, 무소의뿔사치오는 성공한 미남 소설가다. 겉보기에만. 10년 동안 아내 나쓰코에게 기대어 글을 쓰면서 마음이 쪼그라들었다.사치오가 성숙 없는 성공을 즐기던 차에 나쓰코가 사고로 죽는다. 사치오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다. 마음의 어딘가가 잘못 맞물려 있는 것이다.은 여기서 시작해 사치오의 마음이 어디가 잘못 맞물려서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가 묘사하는 남자의 본성을 읽다 보면 역시 여자들은 모르는 게 없구나 싶어서 오금이 저리는 기분이다.사치오는 뒤틀린 마음을 고칠 수 있을까. 아주 긴 변명의 끝엔 뭐가 있을까.크기130×190×23(mm)휴대성후드 티셔츠 앞주머니에 넣으면 처지는 정도.한 구절“그 사람이 있으니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사람’이 누구에게든 필요해.”로재나마이 셰발, 페르 발뢰, 엘릭시르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봄은 야외에서 책을 읽어도 손등이 시리지 않은 계절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기엔, 종일 읽기엔 스릴러물이 최고다.는 스웨덴의 추리물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첫 소설이다. 구미권의 20세기 추리물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냥 사람이 죽어나가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로스 맥도날드의 캘리포니아가 그랬고 존 르 카레의 정보국 공무원이 그랬듯 마이 셰발과 페르 알뢰는 마르틴 베크 주변의 범죄를 통해 20세기의 스웨덴을 바라본다.물론 이런 요소를 빼도 그냥 재미있고 훌륭한 소설이다. 햇살이 나는 동안 계속 밖에서 읽고 싶은.크기128×188×22(mm)휴대성400페이지가 넘어 생각보다 묵직하다. 하지만 휴대하고 싶을 정도로 표지가 예쁘다.한 구절“역겹다, 끔찍하다, 야만적이다, 이런 단어들은 신문 기사에나 쓰일 뿐 내 머릿속에는 없다. 살인범도 인간이다. 남들보다 좀 더 불운하고 좀 더 부적응적인 인간일 뿐이다.”권외편집자츠즈키 쿄이치, 컴인작가 츠즈키 쿄이치는 소속된 적 없이 일본 잡지 나 에서 재미있는 기획을 했다.는 소속된 적 없는 사람만이 내뿜는 날카로운 에너지로 가득하다. 그 에너지는 방금 깨진 유리 조각처럼 날카롭고 투명하다.츠즈키 쿄이치는 내내 시스템 속에서 풀어지는 사람을 비웃고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즐겁게 달려간다. 그걸 무모하다고 하든 철없다고 하든 그 일을 즐거워하는 기운이 글자 바깥으로까지 퍼져 나온다.할아버지에 가까운 1956년생 프리랜서가 ‘돈보다 두근거림이 좋다’고 말한다면, 게다가 아주 냉정하기까지 하다면 귀 기울일 만하다.크기30×190×20(mm)휴대성과 비교했을 때 크기가 거의 비슷하고 조금 더 가볍다.한 구절“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고려하지 말고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를 추구하라는 가르침을 통해 나는 진정한 편집자로서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힙합의 시학애덤 브래들리, 글항아리작가는 ‘랩은 새로운 세대의 음악이지만 고전적인 시’라고 했다. 책은 거기서 출발해 리듬, 라임, 언어유희, 스타일, 스토리텔링, 설전이라는 요소로 랩을 분석한다.요즘 힙합과 랩은 완전히 주류 대중음악이 되었으니 이런 책이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 거리에서 태어난 문화가 영문과 교수의 연구 대상이 될 정도라면 힙합이라는 문화 자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즐겁게 읽는 한편 궁금해진다. 힙합도 재즈처럼 어려운 엘리트 음악이 될까?크기124×185×18(mm)휴대성아이패드 미니보다 작고 가볍다.한 구절“래퍼들은 미로처럼 복잡한 플로우와 리듬을 벗어나는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가사와 복잡한 언어유희를 엮어냈다. 비밥 선구자들이 스윙 선조들의 리프, 솔로, 코드 변경을 발전시켰던 방식처럼.”나의 코스모스홍승수, 사이언스북스는 과학 저술 중에서도 훌륭하기로 손꼽히는 책이고 홍승수는 평생 성실하고 엄격하게 연구한 천문학자다.그는 스스로의 인품처럼 엄정하고 친절하게 의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이 책이 왜 위대한지, 자신이 번역하며 무엇을 느꼈는지, 상상하고 탐구하는 게 얼마나 훌륭하면서도 즐거운 일인지.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읽기 쉽다는 점이다. 어려운 걸 이해하는 사람보다 더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이해한 걸 쉽게 말하는 사람이다. 이 간명한 사실이 얇은 책에 담겨 있다.크기127×188×12(mm)휴대성손바닥만 하다.한 구절“똑같은 ‘사실’을 던져주더라도 아무나 그렇게 놀라운 ‘진실’을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