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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울 때는 밝게 빛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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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신점리 법수마을의 광산에서는 도석이라는 돌이 난다. 투명한 성질의 석영과 결이 촘촘한 견운모로 이뤄진 천연 암석이다. 이를 빻으면 뭉근하게 끓인 크림수프 같기도 하고, 곱게 체 친 밀가루 같기도 하다. 청송백자는 이러한 도석 가루로 빚어낸다. 백색보다 더 깊은 이 색을 무어라 불러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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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라고 모두 티끌 없이 하얗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백자는 하얀 흙인 백토로 빚는데 흙에 함유된 철 성분이 녹아 검거나 붉은 점이 백자에 박히기도 한다. 이것을 철점이라 한다.
도예가 지인식이 빚은 백자 굽접시에도 크고 작은 철점이 흩뿌려져 있다. 얼마나 많은 점이 백자에 새겨질지 작가는 모른다. 흙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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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타’는 일본 규슈 사가현의 마을 이름이자 일본 도자기를 대표하는 단어다. 아리타 지역에서 빚어내는 백자는 일본 도예를 상징한다. 그 시작점에 도자기 시조(도조)라 불리는 인물이 있다.
조선인 이삼평이다. 임진왜란 때 끌려간 이삼평이 아리타에서 도석을 발견하고 백자를 빚었다. 지금도 아리타 지역에서는 도조 이삼평을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이삼평의 손에서 태어난 아리타 백자는 담담하다.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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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빚는 것이 백자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도예가 이정은은 석고 틀을 활용한다. 똑같은 틀로 찍어내는 방법에 대한 반감은, 되레 틀 덕분에 반듯하게 탄생한 백자를 보며 ‘백(白)’이 지닌 완전무결의 매력을 느끼는 모순으로 변한다. 그런데 사실 석고 틀을 이용한다 해도 틀에서 꺼낼 때 흙에 악력이 전해져 백자에 손가락 모양이 미세하게 남는 등 결국 손맛 나는 백자가 만들어진다는 것 역시 역설적인 매력이다. 이정은 작가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흙은 손이 거쳐간 모든 길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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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이창화는 늘 말했다. “21세기 오늘, 지금 이 땅에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도자기가 무엇인가.” 매무새가 멋져서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한데 쓰임새까지 갖춘 물건은 언제나 반갑다. 이창화가 빚은 백자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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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고희숙의 백자는 안을 들여다보면 더 분명해진다. 안쪽에 연푸른 유약을 바르기 때문이다. 바깥은 흠 없이 깨끗하고 안은 마치 물빛 같은 연푸른색이다. 백자가 더 형형하게 빛난다.
Credit
- 에디터/ 김 은희
- 사진/ PARK HYUN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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