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와 맨시티, 맨체스터 가문의 고행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리그 3연패를 꿈꾸는 맨체스터 시티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되찾고자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병상련. | 맨체스터,맨시티,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맨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시끄러운 이웃’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직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지금은 각자의 꿈에서 제법 멀어져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두 명가의 집안 사정을 들여다 봤습니다.    ⓒgettyimage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명가의 추락 낯섭니다. 프리미어리그 상위 10위권 안에 맨유가 없습니다. 현재 순위는 2승 3무 3패로 리그 12위. 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문 구단의 성적표라기에는 초라할 따름이죠. 몇 십 년 만에 최악의 시즌 출발이지만 핑곗거리는 있습니다. 부상자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어요. 폴 포그바, 앙토니 마샬, 아론 완-비사카, 빅토르 린델로프, 루크 쇼까지. 포지션을 막론하고 주축 선수들이 라인업에서 대거 이탈했습니다. 그러니 안 그래도 스쿼드가 약한 맨유가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줄 리 만무합니다. 약한 선수층을 떠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창 끝이 무딜 대로 무뎌져 있는 거죠. 팀 득점이 9골(리그 13위) 밖에 안 됩니다. 답답한 공격력은 매 경기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반면, 수비력은 괜찮습니다. 8실점으로 최소 실점에서 리그 4위를 기록 중입니다. 수비수 역대 최고 몸값을 주고 데려온 해리 매과이어의 효과를 어느 정도는 보고 있는 셈이죠. 중원도 폴 포그바가 돌아 온다면 물 오른 스콧 맥토미니와 함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종합해보면 공격진의 개편이 시급합니다. 특히 최전방 자원으로 마커스 래쉬포드만으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래쉬포드는 분명 뛰어난 자원이지만 맨유의 스트라이커 자리는 아직 버거운 게 사실입니다. 더 여물어야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래쉬포드의 재능은 최전방보다 윙 포워드로 나섰을 때 극대화됨이 이미 지난 시즌에 확인됐습니다. 지금 맨유에게 필요한 구세주는 래쉬포드 앞에서 수비진을 흔들고 공간을 만들거나 직접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입니다. 아니라면 호날두와 같은 ‘해결사’형 윙 포워드 또는 과거 램파드와 같은 미들라이커라도 필요해 보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시즌이 끝나고 맨유가 맺을 결실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아니라 ‘몰락한 명문’이라는 불명예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gettyimages   맨체스터 시티, 기회는 있다 리그 3연패의 대업을 노리는 맨시티. 현재 순위는 5승1무2패로 2위. 나쁘지 않은 성적처럼 보이지만 지난 두 시즌 극강의 맨시티를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경쟁팀 리버풀 FC와 비교됩니다. 현재 리버풀 FC는 ‘각성 모드’에 돌입해 리그 전승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습니다. 2위 맨시티와 승점차도 벌써 8점이나 납니다. 그에 비해 맨시티는 3~6위권과 승점 1~2점 차이입니다. 한 번 더 승을 쌓지 못할 경우 순위가 6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초반의 부진에 대해 맨유처럼 핑곗거리는 있습니다. 역시나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어요. 주전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와 존 스톤스 모두 부상을 당하며 후방 라인이 무너졌습니다. 대체 가능 전문 수비수로는 니콜라스 오타멘디 뿐입니다. 그래서 현존 세계 최고의 홀딩 미드필드로 불리는 페르난지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이죠. 페르난지뉴의 빈 자리는 신예 로드리가 메우고 있지만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앞 라인부터는 여전히 막강합니다. 지난 시즌 부상의 아쉬움을 털고 돌아온 ‘덕배’ 케빈 데 브라이너는 농익은 패스마스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잠재적인 다비드 실바의 대체자 필 포든의 성장세도 눈에 띕니다. 세르히오 아게로, 라힘 스털링, 베르나르두 실바로 이루어진 앞선 공격 3인방은 말해 뭐할까요. 벌써 18골을 합작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팀 득점력 수준입니다. 게다가 그들을 대체할 자원 역시 화려합니다. 가브리엘 제수스, 르로이 사네, 리야드 마레즈. 다른 팀에서 주전을 하고도 남을 선수들이 벤치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미드필더 라인도 스쿼드가 탄탄하긴 마찬가집니다. 다재다능한 일카이 귄도안이 있고 다비드 실바와 필 포든을 번갈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베르나르두 실바도 언제든 중앙으로 내려와 플레이할 수도 있고요. 수비 라인에서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적절한 보강만 이루어진다면 시즌 막판에는 리버풀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다시 한 번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맨시티와 달리 상대적으로 약한 벤치 스쿼드(특히 공격진)는 여전히 리버풀의 아킬레스 건이기 때문이죠. 리버풀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기에 지난 시즌처럼 다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쯤 되니 전 맨유 감독이자 현재는 해설자로 변신한 조세 무리뉴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는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그리고 맨시티 B팀(1.5~2군)이다.”   - 프리랜스 피처 에디터 신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