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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틴>, <스카이캐슬>, <이태원클라쓰>로 돌아오는 배우 김동희

김동희가 입을 떼고, 곧 좌중이 새삼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아, 내가 마주한 사람은 서준이도 하민이도 아닌 김동희구나. 확신으로 가득 찬 배우, 김동희.’

BYESQUIRE2020.01.22
 
 

김동희의 입 

 
터틀넥 톱, 팬츠, 로퍼, 벨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

터틀넥 톱, 팬츠, 로퍼, 벨트 모두 보테가 베네타.

 
턱시도 재킷, 터틀넥 톱 모두 지방시.

턱시도 재킷, 터틀넥 톱 모두 지방시.

 
각도에 따라서 인상이 되게 달라지네요.
저도 촬영할 때 느꼈어요. 제 얼굴이 많이 바뀌더라고요. 각도에 따라서도 다르고, 조명에 따라서도 다르고.
셀카 많이 찍지 않아요? 인스타그램에 많던데.
이제 잘 못 찍어요.
그 반대는 들어봤는데, 셀카를 잘 찍다가 못 찍게 되는 경우도 있군요.
예전에는 인스타그램을 좀… 의무적으로 생각했던 마음도 없지 않았던 것 같아요. 팬들하고 더 소통하고 싶고, 저를 더 보여주고 싶고 그랬거든요. 지금 그 마음이 사라졌다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좀 더 다양해졌으니까요. 이렇게 잡지 인터뷰도 하고.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는 그걸로나마 저를 많이 드러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조건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는 건 배우에겐 장점일 수 있겠죠. 나이 대에 따라서도 동희 씨의 이미지를 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해요. 10대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던 웹 드라마 〈에이틴〉의 하민과 TV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차서준은 너무 다른 캐릭터니까. 실제 김동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둘 다 저와는 별로 안 비슷하죠. 일단… 하민이는 제쳐두고요.(웃음) 물론 하민이도 너무 좋고, 연기할 때 재미있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이해를 잘 못하겠어요. 시간도 좀 지났고, 제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고. 이건 제가 하민이보다 조금 성숙해졌기 때문에 보이는 시야인 것 같기도 하고요.
〈에이틴 2〉가 끝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됐잖아요.
그렇죠. 저희 엄마도 그러세요. 1년 만에 네가 뭘 얼마나 깨닫고 얻었겠느냐고. 그런데 저는 1년이란 시간을 무시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저한테 2019년 한 해는 정말… 생각하는 것도, 아는 것도 너무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럴 수도 있죠. 10대 후반, 20대 초반, 이때는 1년이 정말 크니까요.
서준이는요?
서준이는… 워낙 착하고… 너무 착한 친구잖아요. 아, 서준이는 진짜 착해요.(웃음) 대본을 받았을 때도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이렇게 순수한 친구를 내가 어떻게 표현해내지?’ 자칫 잘못하면 어리바리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잖아요. 마냥 착하니까. 그게 연기할 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가 뭐 그렇게 때가 묻은 건 아니지만, 사회에 있다 보면 서준이처럼 순수하기란 힘드니까요.
그럼 동희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주위에서는 어떻게 평가해요?
사람마다 다른데요, 나이에 비해 많이 당당하다고들 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장점이자 단점이죠. 특히 고등학생 때는 괜히 자존감이 되게 높은 사람처럼 보이게끔 행동하기도 했던 것 같고요.
‘당당하다’…. 사람 성격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닌 것 같은데요. 혹시 ‘너무 마이 웨이다’를 완곡하게 표현한 건 아닐까요?(웃음)
아뇨.(웃음) 그런 느낌은 아니에요. 제가 좀 뚜렷하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소신인 거고 어떻게 보면 고집인 건데… 그게 상황에 따라서 좋게 드러날 때가 있고 나쁘게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리고 기가 잘 안 죽는 것 같아요.
동희 씨는 예고를 나왔잖아요. 그런데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지는 않는 스타일이고요. 소위 끼 많은 친구들 틈에서 기가 죽는 일은 없었을까요?
저희 할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이 그거였어요. “너는 끼도 없고, 말을 재미있게 하지도 않고, 그런데 어떻게 연예인을 하려고 하냐.” 제가 집에서도 조용히 지내는 편이거든요.
여전히 그러시나요? 2019년에 그 말이 쏙 들어갔을 것 같은데.
아뇨. 저희 할아버지는 주로 예능을 보시거든요. 거기에 얼마나 나오느냐가 기준이여서.(웃음)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도 촬영했잖아요. 시놉시스가 이랬어요. ‘한 모범생이 돈을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혹독한 수업을 치른다.’ 이런 안티히어로를 맡은 건 처음 아닌가요? 관객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맞아요. 실제로 찍으면서도 힘이 많이 들었어요. 일주일에 사흘은 일어나자마자 나가서 ‘그 친구’를 연기하고, 돌아오면 바로 자고, 이걸 반복하다 보니까 어느새 제 자신으로 있는 시간보다 그 친구로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어느 순간 씻고 침대에 딱 누우면 기분이 되게 묘하더라고요. 말로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래도 굳이 표현을 한다면 어떤 감정에 제일 가까울까요?
복합적인 감정인데요. 뿌듯할 때도 있고요. ‘내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 싶고. 어떨 때는 내일 찍을 장면에 대한 생각밖에 안 들 때도 있고요.
기본적으로는 성취감이군요.
캐릭터에서 잘 못 빠져나오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날도 있었어요. ‘그 친구’가 말수가 되게 없거든요. 쉬는 날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그렇게 피곤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수가 없어지더라고요. 대화에 집중도 잘 안되고. 며칠 그냥 그렇게 지냈어요.
배우 김동희가 깊이 몰입해서 촬영한 작품이군요. 기대되네요.
그러려고 노력했죠. 저도 기대돼요. 저도 아직 편집 완성본을 못 봤기 때문에. 이게 드라마의 시점도 인물에 이입하기보다는 그냥 관찰자 시점으로 흘러가거든요. 저도 감이 안 잡히죠. 촬영하면서 많이 놀라기도 했고요. ‘되게 센세이션하다’, ‘이전에 이런 장르가 있었나?’, ‘신선한 캐릭터다’ 하고.
 
 
턱시도 재킷, 터틀넥 톱 모두 지방시. 반지와 팔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턱시도 재킷, 터틀넥 톱 모두 지방시. 반지와 팔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셔츠, 팬츠, 목걸이, 로고 키 링 모두 디올 맨.

셔츠, 팬츠, 목걸이, 로고 키 링 모두 디올 맨.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도 곧 방송되잖아요. 김동희의 어떤 측면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제 캐릭터가 초반과 중·후반에 많이 달라져요. 캐릭터가 변하는, 성장하는 과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거죠.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거든요. 물론 어떤 관점에서는 단순한 캐릭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뻔하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연구를 많이 했고요.
배역을 연구하는 노하우랄 게 있나요?
저는 처음 배역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단어를 써봐요. 전부 다.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면을 갖고 있잖아요. 이럴 때는 이런 감정일 거고, 저럴 때는 저런 감정일 거고. 감정에 대한 단어를 많이 써보는 것 같아요.
학생 역을 많이 했어요. 곧 공개될 〈이태원 클라쓰〉나 〈인간 수업〉도 마찬가지고요. 보통 이맘때의 남자 배우들한테는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 같은데요. 동희 씨 경우는 어떤가요?
저는 그런 거 아직 없어요. 그냥 제가 맡은 캐릭터에 맞게 보이고 싶을 뿐이에요. 맡은 배역이 남자다운 캐릭터라면 몸도 만들고 그런 면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해야겠죠. 하지만 ‘김동희’의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런 욕심은 전혀 없어요.
현답이네요. 사람들이 자꾸 〈스카이 캐슬〉의 대사 “엄마, 엘사 공주가 마법을 부렸나 봐요”를 시키는 게 난감하다고 했잖아요. 같은 맥락이겠네요. 그건 차서준의 언어지, 김동희의 언어가 아니니까.
맞아요.
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볼 때 ‘작가들이 김동희 배우를 믿고 저 대사를 넣은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배우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못 넣었을 것 같다고.
아, 그 장면을 찍는 날 감독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제가 감독님한테 가서 “감독님, 제가 이 대사를 어떻게…” 하고 물어봤거든요. 그러니까 그러시더라고요. 너라면 괜찮다고, 너라면 할 수 있다고, 너만이 할 수 있는 대사라고. 그래서 저도 속으로 ‘그래, 나만 할 수 있는 거야’ 하며 다잡았죠.(웃음)
운동을 시작했더라고요. EMS 트레이닝.
작품 때문인 것도 있고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미세 전류를 흘려서 적은 움직임으로 큰 효과를 얻는 운동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영리하고, 시각에 따라서는 좀 얍삽하게 볼 수도 있는데.(웃음) 운동 종목은 누구 아이디어였어요?
아, 병규 형(배우 조병규)이….(웃음) 병규 형이 몇 번 하고 와서는 엄살을 부리는 거예요. 너무 힘들다고. 20분 동안 약간 움직이는 건데 뭘 그리 힘들어하나 하고 “내가 한번 가볼게” 호언했죠. 그리고 지옥을 경험했습니다.(웃음) 다음 날 못 걸었어요, 아예. 그래도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조금만 해도 근육이 많이 잡히고. 체력도 좋아지는 것 같고요.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뭐예요?
뭐, 몸을 만들겠다거나 그런 생각은 딱히 없어요. 몸이 멋있어지면 사람도 좀 더 멋있어 보이겠지만, 아직 외적인 요소를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는 않아요. 외적인 요소보다는 내적인 것을 더 많이 채워야 하는 나이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하고 나면 건강해진 느낌이 드는 게 제일 좋아요.
동희 씨 나이의 배우는 내적으로 무엇을 채워야 할까요?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잖아요.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보면 다 너무 잘하고, 너무 멋있고. 그런데 그걸 따라 하는 순간 내 것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내 걸 많이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 장점과 단점은 뭐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뭐, 말처럼 잘되지는 않죠. 노력하고 있어요, 저도.
인터뷰를 할수록 그런 느낌이 들어요. ‘아, 아직 대중이 모르는 김동희의 면모가 많이 있겠구나.’
인터뷰를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거라, 오히려 제 진짜 모습이 많이 나왔을 것 같기도 해요.
김동희가 좋아하는 것 세 가지만 알려줄 수 있어요? 그걸로 엿볼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
세 가지요? 음, 일단 동물을 좋아해요. 저는 예능을 봐도 잘 안 웃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SNS에서 동물 ‘짤’ 같은 거 뜨면 그걸 보면서 웃고 있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거죠. ‘아, 내가 정말 동물을 좋아하는구나.’
두 번째는요?
두 번째는… 아, 옛날 같으면 제가 척, 척, 척 얘기했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잘 모르겠네요. 좋아하는 거… 아! 테라스 좋아해요. 날씨 좋은 날 테라스에서 커피 마시는 거. 그건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별명이 ‘감성충’이기도 하고.(웃음) 그리고 또… 모르겠네요. 확실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애매한 건 많은데. 축구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어떻게, 슬슬 김동희가 좋아하는 것 두 가지로 내용을 정리할까요?(웃음)
아, 노래!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다 좋아해요. 잊고 있었네요. 예전에는 집 가까이에 코인 노래방이 있어서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갔었는데, 이사한 뒤로는 못 가게 됐거든요. 근처에 없어서. 안타까워요.
그러게요. 그렇다고 혼자 노래방 가서 2만~3만원 내고 몇 시간 동안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어, 저 그런 적도 있어요.(웃음)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나 봐요.
물론 시간 다 채우진 않고, 그냥 부르고 싶은 노래 전부 해보고 오는 거죠. 1절씩. 실컷. 정말 그게 제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의 전부였어요. 이것도 약간 감성충 느낌인데… 혼자 감상에 젖어서 막….
설마 ‘발라드충’?
살짝 그런 느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특히 뮤지컬 노래도 부르곤 하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갔을 때 부르면 진짜 싫어하더라고요. 회식 때도 불러봤는데 회사 식구들도 안 좋아하고. 뭐, 뮤지컬 노래가… 그 장르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 듣기엔 좀 거부감이 들 것 같기도 해요.
노래 잘하나 봐요. 회사 식구들한테 물어봐야 하나? 팀장님, 동희 씨 노래 잘하나요?
(팀장: 못 불러요.) 경쟁심 때문에 저러시는 거예요. 자꾸 저를 경쟁 상대로 보시더라고요.(웃음) 사실 옛날에는 정말 자부심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안 하다 보니까 많이 내려놨어요. 제가 뮤지컬을 전공했거든요. 저희 엄마도 맨날 그렇게 말씀하세요. “레슨비로 들인 돈이 얼만데, 너 뮤지컬 해야 한다.” 저도 여건만 따른다면 언젠가는 하고 싶어요.
〈복면가왕〉 같은 옵션도 있잖아요.
저도 그걸 어필하고 있긴 한데, 팀장님께서 인정을 안 해주시네요. 저를 강하게 키우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생각나는 게 없는데도 ‘축구’나 ‘사진 촬영’ 같은 항목으로 대충 채우지 않는 면이 개인적으로 좋아 보였어요. 뭘 허투루 말하지 않는 사람 같아서.
제가 좀… 다 짚고 넘어가야 하는 성격인 것 같아요. 그런 성격 있잖아요. 뭔가 모르는 게 있다, 그러면 해결하기 전까지 잠 못 드는 사람.
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전 뭐든 좀 확실한 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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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SHION EDITOR 권지원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김재훈
  • STYLING 김찬룡
  • HAIR 황은지
  • MAKEUP 박세나
  • FLORIST 김경민
  • ASSISTANT 윤지수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