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R SUMMER YOUR SCENT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현우

TOM FORD BEAUTY NEROLI PORTOFINO EDP 50mL/31만8000원.
2 첫 느낌 싱그럽고 섹시한 느낌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죽 향이 섞인 고혹적인 향이 난다. 누구라도 유혹할 수 있는 향.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상쾌하고 싱그러워서.
4 어떤 날 특히 여름에 비가 많이 올 때 뿌리는 걸 좋아한다.
5 잔향 좀 더 향이 깊어지는 것 같다. 가죽 향이 은은히 나면서 향이 무르익는다.
6 가고 싶은 곳 피지섬에 가고 싶다. 향이 시원하기도 하고, 왠지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7 특별한 기억 특별한 기억보다는 특별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자이언티와 페노메코. 그들도 이 향수를 쓰니까.
8 떠오르는 음악 식 케이의 ‘그래 그냥 내게 바로’. 여름에 같이 작업하기도 했고, 비트가 청량하다.
9 마시고 싶은 것 비잔 클리어에 토닉 워터와 라임을 넣고 한 번에 털어 넣고 싶다.
10 레이어링 팁 겨울엔 따뜻한 향을 지닌 르 라보의 떼 누아를 레이어링해서 뿌린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 대표 송인준

MONOCLE X COMME DES GARÇONS SCENT ONE: HINOKI EDT 50mL/가격 미정
2 첫 느낌 히노키의 진한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다가 묵직하게 후각을 휘어잡았다. 물론 이전에도 우디 계열 향수를 좋아했지만 이 향수를 만나고 나서는 도무지 다른 향수를 쓸 생각이 들지 않는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여름이라서 상쾌한 향기를 쓴다는 건 오히려 시시하게 느껴진다. 나에겐 자연을 닮은 향기가 더 끌린다. 신선한 숲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게다가 자극적이지 않은 향을 맡으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
4 어떤 날 멋 부리고 싶은 날 혹은 편안하고 싶은 날. 어떤 기분이나 어떤 목적에 개의치 않고 손이 가는 향수.
5 잔향 향은 강렬하지만 거부감이 없는 은은한 나무 향이다. 나의 에너지와 묵직한 나무 향이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발향하면 좋겠다.
6 가고 싶은 곳 너무 추워지기 전에, 낙엽이 예쁘게 물들 때쯤 캐나다의 한적한 숲길을 걷고 싶다.
7 특별한 기억 직업 특성상 고객과 만나는 일이 많은데, 취향이 너무 근사한 고객이 이 향과 내가 꼭 닮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이 참 좋았다.
8 떠오르는 음악 조성진의 ‘Debussy Claire De Lune’.
9 마시고 싶은 것 부드러운 산토리 히비키 30년 한 잔.
10 레이어링 팁 본연의 향기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다. 하지만 가끔 기분 전환으로 뿌리는 향수가 있다. 바로 이솝의 마라케시 인텐스 EDT. 비슷한 계열의 향수라면 크게 구애받지 않고 레이어링할 수 있다.

에이치콤마 대표 김한규

AESOP HWYL EDP 50mL/14만원
2 첫 느낌 “히바 고목이 가득한 동양의 숲과 사찰의 초록으로 물든 모스 가든에서 영감을 받은 휠은 강렬한 식물 추출물을 통해 자연에서 느끼는 안식을 불러옵니다.” 이솝의 휠 소개 글이다. 정말 이 문구 그대로의 느낌이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다른 계절에는 롤온 타입의 마라케시 인텐스 퍼퓸을 애용한다. 그러나 여름엔 향수 냄새가 너무 강하면 타인이 불쾌할 수도 있고, 다른 냄새와 잘못 섞이면 4차원의 향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나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 휠은 적정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4 어떤 날 휠은 볕이 쨍쨍한 날보다 그늘에서, 무더운 바깥보단 서늘한 실내에서, 부슬비가 내리는 창밖과 완전히 식지 않은 미지근한 커피와 잘 어울린다.
5 잔향 몸에서 땀 냄새가 나는 걸 견디지 못한다. 휠은 본연 그대로의 향으로 내 체취를 가려준다. 결국 온전히 휠 자체의 향만 남는다.
6 가고 싶은 곳 미국 워싱턴주 퀴놀트(Quinault) 우림 지역. 내가 좋아하는 사진가 요시히코 우에다의 사진집에서 발견한 이곳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선정한 해양 보호 구역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이솝의 휠이 지닌 향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휴양지가 여기 말고 또 있을까 싶다.
7 특별한 기억 2년 전쯤 다른 매체에서 “이솝의 휠을 뿌리고, 무결한 이세이 미야케의 옷을 입고, 미국에 있는 퀴놀트 우림 지역을 다녀오고 싶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뒤 아내가 그 글처럼 이세이 미야케 옷을 입고, 휠을 뿌리고, 퀴놀트 우림 지역에 혼자 가서는 사무실에서 정신없이 일하는 나에게 사진을 마구 보내는데, 정말 짜증이 났다.
8 떠오르는 음악 정재형의 ‘여름의 조각들’ 혹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894’.
9 마시고 싶은 것 소주. 오크통에 숙성된 증류주를 마시는 듯한 플라시보 효과는 덤.
10 레이어링 팁 일단 이솝의 데오도란트, 보디 밤이나 핸드 밤과 합이 무척 좋다. 볕이 쨍쨍한 날에는 진저나 시트러스 향이 강한 테라피 오일을 관자놀이나 귀 뒤에 바르고 휠을 뿌린다.

분더샵 바이어 조대현

HERMÈS UN JARDIN SUR LE NIL EDT 100mL/16만8000원
2 첫 느낌 남성적이지도, 여성적이지도 않은 기분 좋은 싱그러운 느낌. 뿌리고 집에 걸어가는데 걸을 때마다 코끝으로 스치던 상쾌한 향과 그때의 기분이 생각난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겨울에는 아무래도 니트나 울 소재의 두툼한 옷을 입다 보니 무겁고 오래가는 향을 찾는 반면,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이 계절엔 산뜻하고 향이 날아가도 은은하게 잔향이 남는 향수를 좋아한다.
4 어떤 날 서늘한 여름밤 산책.
5 잔향 시간이 지나도 향수 자체의 향으로 쭉 유지되는 것 같다. 확연히 다른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6 가고 싶은 곳 제주의 사려니숲길.
7 특별한 기억 없다.
8 떠오르는 음악 조나스 블루의 ‘Rise’.
9 마시고 싶은 것 준벅. 싱그러운 시트러스 향과 패키지가 여름에 마시는 준벅 같다.
10 레이어링 팁 가볍게 날아간 뒤의 잔향을 좋아해서 단독으로 사용하고, 따로 레이어링을 하진 않는다. 같은 향의 보디 제품을 쓰면 향이 좀 더 오래 유지된다.

메종 드 파팡 대표 김승훈

HEELEY SEL MARIN EDP by MAISON DE PARFUM 100mL/21만5000원
2 첫 느낌 힐리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자연적인 향의 표현’이 잘 구현되었다는 느낌, 그리고 지중해를 한껏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 지금껏 향수에서는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바다를 만난 기분이었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산뜻한 레몬으로 시작해 사실적인 시 솔트의 향으로 이어지며, 처음부터 끝까지 신선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향수. ‘바다 소금’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 때문인지 사계절 중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4 어떤 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여름날의 그늘 아래에서도 잘 어울린다.
5 잔향 원래 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여러 외적인 요소에 의해 같은 향이어도 다른 향처럼 느껴지는 것을 보면 향은 저마다 주관적인 판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6 가고 싶은 곳 셀 마린을 뿌릴 때면 항상 몇 년 전 이맘때 여행한 니스의 바다가 생각난다.
7 특별한 기억 셀 마린을 뿌리고 나간 약속 장소에서 지인이 지난여름 휴가 이야기를 했다. 그때 그 해변을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덧붙이면서. 셀 마린의 잘 표현된 향이 주는 특별한 힘이 지인의 추억을 상기시킨 것 같다.
8 떠오르는 음악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앨범 〈Declaration of Dependence〉.
9 마시고 싶은 것 레몬 한 조각을 띄운 탄산수.
10 레이어링 팁 단독으로 뿌려도 충분한 향수인 것 같다. 이 향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향수를 단독으로 즐기는 편이다. 조향사가 의도한 바를 피부로 천천히 경험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