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10명의 남자가 뽑은 여름 향수 Part.1

10명의 남자에게 물었다. “여름에 무슨 향수 쓰세요?”

BYESQUIRE2020.06.25
 

YOUR SUMMER YOUR SCENT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현우 

TOM FORD BEAUTY NEROLI PORTOFINO EDP 
 
TOM FORD BEAUTY NEROLI PORTOFINO EDP 50mL/31만8000원.

TOM FORD BEAUTY NEROLI PORTOFINO EDP 50mL/31만8000원.

1 구입한 날 자이언티와 대만 출장을 함께 갔었다. 자이언티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듬뿍 뿌리는 걸 보고 향을 한번 맡아봤는데 네롤리 향이 이렇게 섹시했나 싶었다.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 바로 면세점에서 구입했다.
2 첫 느낌 싱그럽고 섹시한 느낌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죽 향이 섞인 고혹적인 향이 난다. 누구라도 유혹할 수 있는 향.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상쾌하고 싱그러워서.
4 어떤 날 특히 여름에 비가 많이 올 때 뿌리는 걸 좋아한다.
5 잔향 좀 더 향이 깊어지는 것 같다. 가죽 향이 은은히 나면서 향이 무르익는다.
6 가고 싶은 곳 피지섬에 가고 싶다. 향이 시원하기도 하고, 왠지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7 특별한 기억 특별한 기억보다는 특별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자이언티와 페노메코. 그들도 이 향수를 쓰니까.
8 떠오르는 음악 식 케이의 ‘그래 그냥 내게 바로’. 여름에 같이 작업하기도 했고, 비트가 청량하다.
9 마시고 싶은 것 비잔 클리어에 토닉 워터와 라임을 넣고 한 번에 털어 넣고 싶다.
10 레이어링 팁 겨울엔 따뜻한 향을 지닌 르 라보의 떼 누아를 레이어링해서 뿌린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 대표 송인준

MONOCLE X COMME DES GARÇONS SCENT ONE:HINOKI EDT 
 
MONOCLE X COMME DES GARÇONS SCENT ONE: HINOKI EDT 50mL/가격 미정

MONOCLE X COMME DES GARÇONS SCENT ONE: HINOKI EDT 50mL/가격 미정

1 구입한 날 우연히 선물받았다. 자연을 닮은 향을 좋아하는데, 이 향수가 딱 내가 찾던 향이었다. 도쿄에 있는 모노클 매장에서 판매해 도쿄에 갈 때마다 꼭 들러서 사 온다.
2 첫 느낌 히노키의 진한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다가 묵직하게 후각을 휘어잡았다. 물론 이전에도 우디 계열 향수를 좋아했지만 이 향수를 만나고 나서는 도무지 다른 향수를 쓸 생각이 들지 않는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여름이라서 상쾌한 향기를 쓴다는 건 오히려 시시하게 느껴진다. 나에겐 자연을 닮은 향기가 더 끌린다. 신선한 숲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게다가 자극적이지 않은 향을 맡으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
4 어떤 날 멋 부리고 싶은 날 혹은 편안하고 싶은 날. 어떤 기분이나 어떤 목적에 개의치 않고 손이 가는 향수.
5 잔향 향은 강렬하지만 거부감이 없는 은은한 나무 향이다. 나의 에너지와 묵직한 나무 향이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발향하면 좋겠다.
6 가고 싶은 곳 너무 추워지기 전에, 낙엽이 예쁘게 물들 때쯤 캐나다의 한적한 숲길을 걷고 싶다.
7 특별한 기억 직업 특성상 고객과 만나는 일이 많은데, 취향이 너무 근사한 고객이 이 향과 내가 꼭 닮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이 참 좋았다.
8 떠오르는 음악 조성진의 ‘Debussy Claire De Lune’.
9 마시고 싶은 것 부드러운 산토리 히비키 30년 한 잔.
10 레이어링 팁 본연의 향기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다. 하지만 가끔 기분 전환으로 뿌리는 향수가 있다. 바로 이솝의 마라케시 인텐스 EDT. 비슷한 계열의 향수라면 크게 구애받지 않고 레이어링할 수 있다.
 
 

에이치콤마 대표 김한규 

AESOP HWYL EDP
 
AESOP HWYL EDP 50mL/14만원

AESOP HWYL EDP 50mL/14만원

1 구입한 날 몇 년 전 여름에 도쿄와 교토로 두 번의 출장을 갔다. 사우나 같은 습한 날씨에 진한 향수까지 뿌리니 최악이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났고, 초가을쯤 우연히 휠의 향을 맡자마자 바로 구매했다.
2 첫 느낌 “히바 고목이 가득한 동양의 숲과 사찰의 초록으로 물든 모스 가든에서 영감을 받은 휠은 강렬한 식물 추출물을 통해 자연에서 느끼는 안식을 불러옵니다.” 이솝의 휠 소개 글이다. 정말 이 문구 그대로의 느낌이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다른 계절에는 롤온 타입의 마라케시 인텐스 퍼퓸을 애용한다. 그러나 여름엔 향수 냄새가 너무 강하면 타인이 불쾌할 수도 있고, 다른 냄새와 잘못 섞이면 4차원의 향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나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런 면에서 휠은 적정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4 어떤 날 휠은 볕이 쨍쨍한 날보다 그늘에서, 무더운 바깥보단 서늘한 실내에서, 부슬비가 내리는 창밖과 완전히 식지 않은 미지근한 커피와 잘 어울린다.
5 잔향 몸에서 땀 냄새가 나는 걸 견디지 못한다. 휠은 본연 그대로의 향으로 내 체취를 가려준다. 결국 온전히 휠 자체의 향만 남는다.
6 가고 싶은 곳 미국 워싱턴주 퀴놀트(Quinault) 우림 지역. 내가 좋아하는 사진가 요시히코 우에다의 사진집에서 발견한 이곳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선정한 해양 보호 구역에서도 오지에 속한다. 이솝의 휠이 지닌 향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휴양지가 여기 말고 또 있을까 싶다.
7 특별한 기억 2년 전쯤 다른 매체에서 “이솝의 휠을 뿌리고, 무결한 이세이 미야케의 옷을 입고, 미국에 있는 퀴놀트 우림 지역을 다녀오고 싶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뒤 아내가 그 글처럼 이세이 미야케 옷을 입고, 휠을 뿌리고, 퀴놀트 우림 지역에 혼자 가서는 사무실에서 정신없이 일하는 나에게 사진을 마구 보내는데, 정말 짜증이 났다.
8 떠오르는 음악 정재형의 ‘여름의 조각들’ 혹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894’.
9 마시고 싶은 것 소주. 오크통에 숙성된 증류주를 마시는 듯한 플라시보 효과는 덤.
10 레이어링 팁 일단 이솝의 데오도란트, 보디 밤이나 핸드 밤과 합이 무척 좋다. 볕이 쨍쨍한 날에는 진저나 시트러스 향이 강한 테라피 오일을 관자놀이나 귀 뒤에 바르고 휠을 뿌린다.
 
 

분더샵 바이어 조대현

HERMÈS UN JARDIN SUR LE NIL EDT
 
HERMÈS UN JARDIN SUR LE NIL EDT 100mL/16만8000원

HERMÈS UN JARDIN SUR LE NIL EDT 100mL/16만8000원

1 구입한 날 몇 년 전 지인이 면세점에서 휴대용 패키지를 구입했다며 나에게 하나 나눠준 게 첫 만남이었다. 이후로 떨어질 때마다 곧바로 구비해두는 향수가 됐다.
2 첫 느낌 남성적이지도, 여성적이지도 않은 기분 좋은 싱그러운 느낌. 뿌리고 집에 걸어가는데 걸을 때마다 코끝으로 스치던 상쾌한 향과 그때의 기분이 생각난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겨울에는 아무래도 니트나 울 소재의 두툼한 옷을 입다 보니 무겁고 오래가는 향을 찾는 반면,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이 계절엔 산뜻하고 향이 날아가도 은은하게 잔향이 남는 향수를 좋아한다.
4 어떤 날 서늘한 여름밤 산책.
5 잔향 시간이 지나도 향수 자체의 향으로 쭉 유지되는 것 같다. 확연히 다른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6 가고 싶은 곳 제주의 사려니숲길.
7 특별한 기억 없다.
8 떠오르는 음악 조나스 블루의 ‘Rise’.
9 마시고 싶은 것 준벅. 싱그러운 시트러스 향과 패키지가 여름에 마시는 준벅 같다.
10 레이어링 팁 가볍게 날아간 뒤의 잔향을 좋아해서 단독으로 사용하고, 따로 레이어링을 하진 않는다. 같은 향의 보디 제품을 쓰면 향이 좀 더 오래 유지된다.
 
 

메종 드 파팡 대표 김승훈

HEELEY SEL MARIN EDP by MAISON DE PARFUM
 
HEELEY SEL MARIN EDP by MAISON DE PARFUM 100mL/21만5000원

HEELEY SEL MARIN EDP by MAISON DE PARFUM 100mL/21만5000원

1 구입한 날 2012년 제임스 힐리와의 미팅차 방문한 힐리의 아틀리에에서 구입했다.
2 첫 느낌 힐리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자연적인 향의 표현’이 잘 구현되었다는 느낌, 그리고 지중해를 한껏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 지금껏 향수에서는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바다를 만난 기분이었다.
3 여름에 뿌리는 이유 산뜻한 레몬으로 시작해 사실적인 시 솔트의 향으로 이어지며, 처음부터 끝까지 신선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향수. ‘바다 소금’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 때문인지 사계절 중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4 어떤 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에도,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여름날의 그늘 아래에서도 잘 어울린다.
5 잔향 원래 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여러 외적인 요소에 의해 같은 향이어도 다른 향처럼 느껴지는 것을 보면 향은 저마다 주관적인 판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6 가고 싶은 곳 셀 마린을 뿌릴 때면 항상 몇 년 전 이맘때 여행한 니스의 바다가 생각난다.
7 특별한 기억 셀 마린을 뿌리고 나간 약속 장소에서 지인이 지난여름 휴가 이야기를 했다. 그때 그 해변을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덧붙이면서. 셀 마린의 잘 표현된 향이 주는 특별한 힘이 지인의 추억을 상기시킨 것 같다.
8 떠오르는 음악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앨범 〈Declaration of Dependence〉.
9 마시고 싶은 것 레몬 한 조각을 띄운 탄산수.
10 레이어링 팁 단독으로 뿌려도 충분한 향수인 것 같다. 이 향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향수를 단독으로 즐기는 편이다. 조향사가 의도한 바를 피부로 천천히 경험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