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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들의 로고가 심플해지는 까닭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고, 새 시대는 새 로고로 맞이할지니.

BYESQUIRE2020.07.01
 

NEW ERA, NEW LOGO

 
로고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극히 함축적으로 담은 시각 정보여야 하며, 그 정보가 얼마나 직관적이고 명확한지에 따라 설득력이 갈린다. 이미 자리 잡은 좋은 로고의 형태를 바꾸는 일이 무척 힘든 이유다. 잘 다듬어진 세일즈 스피치는 쉽게 바꾸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최근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로고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교체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다. 2018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의 신에너지금융연구소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가 11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고, 2019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터리서치 역시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가 1000만 대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새로운 자동차 시대에 맞는 브랜드로 거듭하기를 염원하며 다양한 전략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 시대를 위한 각 브랜드의 새 로고 다섯 가지. 
 
 

BMW 

BMW는 이전에 1933년, 1953년, 1963년, 1997년 총 네 번 브랜드 로고를 바꿨다. 그러니 이번 다섯 번째 로고 교체는 1997년부터 23년간 사용해 인지도가 굳어진 로고 디자인을 바꾼 꽤 엄청난 교체인 셈이다. BMW 로고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물론 원의 사분(四分)이다. 원 안쪽이 4등분되어 있고 흰색과 파란색이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형태는 1917년부터 이번 여섯 번째 로고까지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다만 새 로고에서는 직전 로고의 3D 입체 효과가 사라져 심플함이 더욱 강조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원의 안쪽을 채우던 블랙 컬러가 투명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실사 엠블럼을 보면 이해가 쉽다. 안쪽 원과 바깥쪽 원 사이의 공간에 차의 색이 드러난다. 가장 바깥쪽 테두리와 BMW 레터링 역시 흰색(하얀 바탕에선 회색)으로 바뀌었는데 글씨 굵기가 아주 조금 가늘어졌으며 M자 중간에 내려오는 부분, 그리고 W자 중간에 올라가는 부분이 짧아져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BMW 서브 브랜드인 BMW i와 BMW M 로고 역시 비슷한 방향을 따랐다. 새로운 로고는 전기차 전략 모델인 i4를 시작으로 신차에 순차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VOLKSWAGEN 

한때 입체적인 요소가 부각되는 로고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장식적 요소를 과감하게 걷어내고 단순 명료한 브랜드 로고를 내세우는 브랜드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2012년 로고를 변경한 뒤 7년 만에 새 로고를 공개했다. 현대적이면서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를 위해 기존의 3차원 로고를 2차원 평면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 가치를 반영해 선은 가늘면서 또렷해지고 색은 대담해졌다. 선명과 간결의 강조다.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모습이 폭스바겐의 자동차 디자인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시대적 변화는 로고에서만 엿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폭스바겐은 수십 년 동안 자동차 내장 보이스와 광고에 남성의 음성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여성의 음성을 사용할 예정이다.
 
 

NISSAN 

닛산이 쉽지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일본 내수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때다. 닛산은 올해 초 새 로고를 상표등록하고 글로벌 수입사에 변경 사실을 공지했다. 그뿐 아니라 스포츠카 브랜드 ‘Z’ 역시 로고의 모양과 디자인을 새로 내놨다. 전보다 화려함은 덜하지만 간결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직관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특히 Z 로고는 한층 날카롭게 다듬고 굵기를 조정해 역동성이 돋보인다. 닛산의 로고 변경은 미래 전동화 시대에 대비해 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카를로스 곤 사태로 어수선해진 닛산의 브랜드 이미지를 일신하려는 이유도 없진 않을 거다. 닛산은 자사 차량의 판매량이 많은 곳, 새 로고의 상표등록을 마친 국가나 지역을 위주로 새 로고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아쉽지만 국내에서는 새로운 로고를 만날 수 없게 됐다. 닛산이 국내에서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KIA 

기아차는 1994년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타원형 로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로고의 타원은 지구를 상징하며, 전체적으로는 ‘세계 속의 기아’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몇 차례 디자인 변경을 거쳐 현재의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한때 내수용 차에 알파벳 K만을 형상화한 로고를 적용한 적이 있었지만 인지도가 낮고 BMW 로고와 비슷하다는 의견에 다시 타원형 로고로 돌아왔다. 기아차만큼 로고의 생김새로 말이 많은 브랜드도 없다. 로고만 바꿔도 지금보다 판매량이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에 찬성 표를 던질 소비자도 정말 많을 거다. 이에 기아차는 2019년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로고를 적용해 공개했고, 이를 약간 수정한 형태로 상표등록을 했다. 기존처럼 K, I, A 스펠링을 활용해 필기체와 유사한 형태를 띠며 타원형에서 벗어나 날렵하게 하나로 이어진다. 새 로고는 내년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MINI 

미니는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니 EV 콘셉트카의 첫선을 보이며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날개 사이에 빈 공간을 과감하게 없앴으며, 전체적으로 이전과 명확히 구별되는 간단명료한 디자인이 독특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미니의 기존 로고는 검은색 원형 배지와 음영을 지닌 실버 윙, 가운데에 하얀색으로 ‘MINI’라는 글자가 적힌 3D 방식이었으나 새로운 로고는 심플하게 2D를 기본으로 한다. 프린트 로고는 회사의 순수함과 명확함을 보여주기 위해 검은색과 하얀색 두 가지 색상만 사용했다. 그림자나 그러데이션 등의 장식적 요소는 전혀 없다. 원과 날개 형상을 활용한 클래식 미니 인장의 원형은 그대로 살리면서 최근의 흐름에 따라 심플함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니는 혁신적으로 로고를 바꾸며 혁신을 강조하기보다 미니의 역사를 계승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런 미래와 클래식의 조화가 로고에 그대로 녹아 있다. 심플해진 미니의 로고가 최근의 트렌드인 레트로적 감성에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 게 나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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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WRITER 김선관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