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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식 여행’ 서울 인도네시아, 발리 음식 맛집들

인도네시아에서, 발리에서 생긴 일이 그립다면? 분위기와 맛에 취하는 서울 속 인도네시아 음식 맛집들.

BY이충섭2020.09.21
발리문발리문발리문발리문
다운타운 느낌의 낭만적인 레스토랑 발리문
연남동에 위치한 발리문은 위치만 서울일 뿐, 모든 것이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식당을 그대로 옮겨온 것만 같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야자수, 나무 등을 활용한 실내 정원에 첫 시선을 뺏기고 탁 트인 오픈형 키친, 인도네시아풍 그림, 서핑 보드 등에 두번째 시선을 뺏긴다. 맛있는 음식 냄새에 취해 발걸음이 저절로 움직여서 어느새 식당 한 켠에 자리잡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처음 주문한 요리는 른당 아얌(Rendang Ayam)인데 른당은 인도네시아식 매콤한 고기 스튜이고, 아얌은 ‘닭’이란 뜻이니 닭고기가 들어간 스튜라고 볼 수 있다. 발리문의 른당 아얌은 10가지 향신료와 코코넛 밀크로 끓인 스프에 닭다리를 넣고 조렸는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닭고기 커리였다. 평소 매운 음식을 먹지 않지만 발리문의 른당은 기분 좋게 적당히 매콤하고 특히, 부드럽게 결대로 찢어지는 닭다리 살이 인상적이다. 닭다리 살을 발라서 소스에 묻힌 후, 밥 한 숟가락 슥 떠서 먹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오이 절임을 곁들이니 이보다 좋은 음식 궁합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음식인 볶음 국수 미 고랭(Mi Goreng)과 볶음밥 나시 고랭(Nasi Goreng)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고기, 새우, 양배추 등을 함께 볶아서 내는 미 고랭과 나시 고랭은 채소를 선호하는 우리의 입맛에 맞게 양파, 마늘쫑, 당근 등 다양한 채소를 추가로 볶았다. 보통 인도네시아 음식에는 아주 매운 소스인 삼발(Sambal)을 꼭 곁들이는데 태국 고추처럼 너무 매운 고추는 잘 먹지 않는 우리의 입맛에 맞게 과감히 제외했다. 그래도 두 요리 모두 어느 정도 맵기 때문에 매콤달콤한 맛을 선호한다면 미 고랭을 추천한다.
주소 연남동 228-48 2층 문의 010-7774-8282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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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해변 옆 포장마차 릴린
연남동에는 발리문 이외에 또 다른 느낌의 인도네시아 음식점이 있는데 바로 릴린이다. 재미있는 것은 앞서 발리문이 현지에서 그대로 옮겨왔다고 언급했는데 릴린 또한 그렇다. 릴린은 방금 막 서핑을 끝나고 출출할 때 해변가 백사장 바로 앞에 있는 캐주얼 음식점 같은 느낌이 든다. 대나무와 야자수 잎을 사용한 인테리어나 종교적 의미를 띠는 각종 액자와 소품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발리섬에서 다 그대로 옮겨오면 거기엔 어떤 음식점이 남을까’란 엉뚱한 상상이 드는 것도 잠시, 주문했던 나시 고랭과 돼지 갈비 바비큐인 폭립을 주문했다. 인도네시아식 간장 케찹 마니스(Kecap Manis)에 매운 삼발 소스를 넣고 새우, 양파, 당근 등을 넣고 볶은 다음, 그 위에 달걀 프라이, 샬롯 튀김 바왕 고랭(Bawang Goreng)을 올린 나시 고랭은 케찹과 간장, 각종 채소, 고기를 넣고 볶은 한국식 볶음밥과 맛이 비슷했다. 살짝 느끼한 편이지만 곁들여 나온 양파 피클, 오이 피클 두 종류의 반찬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아마도 한국식 돼지 갈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릴린의 폭립 역시 입맛에 잘 맞을 것이다. 적당히 매콤달콤하면서도 1만4천원이라는 가격 대비 양도 푸짐한 편이라서 맥주 안주로서 좋은 선택이다.
연남동 한 동네에 인도네시아 식당이 두 곳이라니 그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싶지만 두 곳의 콘셉트는 명확하게 다른 편이라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막 물놀이를 끝내고 바다 바로 옆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난다면 릴린을, 낮에 한숨 푹 자고 저녁 때 시내의 레스토랑에 가서 멋진 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발리문을 추천한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34길 17 문의 010-6225-6036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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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식 저녁 식사 와룽 마칸 보로부두르
인도네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을 찾아서 취재 중, 우리 나라에 사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우리가 먹는 거랑 (똑)같아요”라고 말했던 음식점이 있었는데 바로 와룽 마칸 보로부두르다. 와룽 마칸 보로부두르는 이름부터 낯선데 ‘친숙한 한 끼 저녁식사(WARUNG MAKAN)’를 ‘보로부두르(BOROBUDUR) 불교 사원에서’란 뜻이다. 직역하자면 타지에 떨어져 사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인도네시아인이 존경하는 보로부두르 사원 근처에서 따뜻한 한끼를 대접하겠다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전에 있었던 걸로 예상되는 생선조림집의 인테리어가 남아있어서 처음엔 다소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온 소품들과 기념품, 과자, 음료 등을 찬찬히 보면 오히려 ‘이곳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 환경과 가장 닮아있겠구나’ 저절로 생각이 든다. 사실 다른 무엇보다 음식 맛을 보고 나서 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이곳을 언급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볶음 국수 미 고랭과 인도네시아식 닭꼬치 사떼 아얌(Sate Ayam)은 현지에서 먹던 그 맛이었다. 짭조름한 맛, 가장 맵지 않은 단계로 조절했으나 여전히 얼얼한 매운맛, 샐러리 특유의 향, 1인분 치고 많은 양 등은 한바탕 놀고 난 후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야시장 노포에서 맛보던 그 맛이었다. 사떼 아얌 역시 달콤한 땅콩 소스의 맛보다는 좀 더 매콤한 불맛이 느껴지는 편이었다. 물론 매콤한 맛이 가시지 않는다면 ‘역시 현지 느낌 그대로’ 달달한 떼보틀 하나를 시켜서 얼음컵에 따라 마시면 해결된다. 평소 인도네시아 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면 추천하기는 힘들다. 다만, 인도네시아에서 즐거운 추억이 있다면 7년째 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인 아내와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와룽 마칸 보로부두르를 추천하고 싶다.
주소 서울 금천구 벚꽃로 278 문의 010-9103-6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