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후끈 열 받는 매운 음식 맛집 4

창신동 시장골목에 들어서면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가 모두를 반긴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은은한 숯불 향이 풍겨와 코끝을 간지럽힌다. 자연스레 냄새를 따라 안쪽을 향해 걷다 보면 창신동매운족발의 입구 앞 양념을 묻혀 맛을 더하고 있는 군침 도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시뻘건 색으로 물들어 석쇠에 구워 나오는 이곳의 대표 메뉴 ‘매운석쇠족발’은 매운 음식 좀 먹는다며 과감히 집어 든 호기가 무색할 정도로 혼을 쏙 빼앗는다.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던가. 입 안을 식히려 황급히 들이켠 콩나물국조차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으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51길 23
문의 02-3675-9689
영업시간 화~금 10:30~24:00, 토~일 10:30~24:00, 월요일 휴무
 
냉면 마니아들은 겨울이야말로 ‘냉면의 계절’이라고들 말할 테다. 게다가 해주냉면을 잘 아는 단골이라면, 요즘은 더할 나위 없이 냉면 한 그릇을 먹기에 좋은 날씨다. 잠실 옆 신천에서 매운 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해주냉면은 무허가 건물과 주차장 자리를 전전하며 무려 30여 년의 오랜 전통을 이어온 역사적 가게다. 별것 아닌 듯 평범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 비빔냉면을 맛보는 순간, 이른바 ‘마법 양념’이 전하는 매운맛에 손님들은 곧바로 두 눈을 번쩍 뜨고 만다. 이윽고 연이어 면발을 집어 들어 금세 한 그릇을 다 비우고는 홀린 것처럼 옅은 미소를 짓는다.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8-16
문의 02-424-7192
영업시간 월~토 11:30~21:00, 일요일 휴무
 
세로로 쓰인 몇 가지 단출한 메뉴, 다섯 개 남짓한 테이블이 자리해 있는 아담한 내부. 광화문역 근처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 법한 골목 안 위치한 매일분식은 어릴 적 학교 앞 그곳과 꼭 닮은 모습이다. 미식가들의 극찬을 받거나 유명 레스토랑 가이드에 오를 만큼 대단한 비법이 있는 식당은 아니지만, 인근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는 매운 라면 한 그릇만은 누구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달걀을 풀어 넣은 새빨간 라면 국물에 간단한 재료들만으로 말아 만든 김밥을 적셔 먹으면, 옛 추억 속 장면이 되살아나 훈훈한 열기로 속이 뜨겁게 데워진다.  
주소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5
문의 02-720-2890
영업시간 매일 07:00~19:30
 
약수역 부근 자리한 머거보까매운갈비찜의 맛을 보증하는 건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화려한 푯말과 현수막이 아니다. 2층 가게 내부로 올라서는 계단에서부터 느껴지는 매콤한 향, 아직 해가 쨍쨍한 대낮임에도 이미 거나하게 취한 어르신들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맛집의 기운을 풍긴다. 샛노란 콩나물 한 움큼이 얹어져 절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갈비찜은 무심코 입에 가득 욱여넣다가는 고통스러운 후회를 맛보기 일쑤다. 뜨거운 열기에 이어 뒤늦게 찾아오는 화끈한 매운맛에 남녀노소 누구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게 한다.  
주소 서울 중구 다산로10길 5-4
문의 02-2234-4544
영업시간 매일 11:00~22:30, 마지막주 일요일 휴무
 
 
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