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멀쩡한 자동차의 앞과 뒤만 댕겅 잘라 놓은 이유는?

앞뒤를 자르고 봐야 보이는 것들.

BYESQUIRE2021.02.09
 
 

THE THIRD VIEW

 

BMW M340i xDRIVE TOURING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이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인다. 그럼 ‘앞과 뒤가 다른 차’는 어떨까? 사진 속 차는 세단과 SUV를 반씩 잘라 붙여놓은 것 같이 생겼다. BMW는 왜건 모델에 ‘투어링’이라는 이름을 붙여 일반 모델과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왜건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왜건이 인기가 없다. 하지만 왜건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차다. 일단 주행 성능과 핸들링이 민첩하다. SUV에 비해 무게중심이 낮다. 게다가 M340i 투어링은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해 387마력의 짜릿한 ‘운전 재미’를 실현한다. 그런데 또 트렁크 용량은 동급 SUV 수준으로 넓다. 4:2:4로 접히는 2열 시트를 전부 접으면 최대 1510리터까지 적재공간이 늘어난다.
 
 
‘그래도 왜건과 세단은 핸들링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고 카레이서에게 물은 적이 있다. 돌아온 대답은 “아니오”였다. 세단과 왜건의 공차중량은 고작 30kg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앞뒤 오버행 길이도 같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기록도 6.8초로 동일하다. 혼자 탈 땐 스포츠 세단처럼 빠르고 가족과 여행을 갈 땐 짐을 가득 실을 수 있는 차가 왜건이다. 그러므로 ‘앞과 뒤가 다른 차’는 긍정적인 뜻이다.
 
BMW M340i xDrive Touring
파워트레인 2998cc l6 트윈스크롤 터보, 8단 자동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1kg·m
가속력(0→100km/h) 4.6초
가격(VAT 포함) 8070만원
 

MERCEDES-BENZ S-CLASS

 
뒷바퀴가 움직인다. 좌우로 움직인다는 소리다. 메르세데스-벤츠가 7세대 신형 S클래스에 적용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술이다. 차의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시속 60km 이하로 달릴 땐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를 돌려 회전반경을 줄인다. 벤츠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형 S클래스의 회전반경은 이전 모델 대비 2m 줄었다. 유턴이 쉬워진 셈이다. 반대로 시속 60km보다 빠르게 달릴 땐 조향 방향과 같은 쪽으로 뒷바퀴를 돌린다. 그럼 휠베이스가 길어지는 효과를 낸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주행 안정성이 향상된다. 다른 브랜드도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지만 최대 10도까지 조절 가능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뿐이다.
 
S클래스만의 특별함은 하나 더 있다. 개선된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다. 측면 충돌은 전방 추돌에 비해 충격을 흡수할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측면 충돌이 예상될 경우 1초 내에 차의 높이를 최대 80mm까지 들어 올리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보다 많은 충격에너지를 운전자 대신 차가 흡수하게 된다.
 
 
‘쇼트 오버행’ 디자인을 접목한 것도 새롭다. 7세대 S클래스는 차체 길이를 39mm 늘렸다. 그런데 휠베이스는 71mm나 늘어났다. 앞뒤 바퀴를 차체 모서리로 조금 더 밀어 넣은 것이다. 뒤보단 앞의 변화 폭이 더 크다. 앞바퀴가 21mm 더 범퍼와 가까워졌다. 덕분에 ‘쇼트 오버행-롱 휠베이스’ 비율이 완성됐다.
 
Mercedes-Benz S-Class S500 4Matic
파워트레인 2999cc I6 가솔린 바이터보, 9단 자동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53kg·m
가속력(0→100km/h) 4.9초
가격(VAT 포함) 1억600만원 *해외 기준
 

MERCEDES-AMG GT C ROADSTER

 
AMG GT C 로드스터(이하 GT C)의 옆면을 보면 직선을 철저히 배제하고 면과 곡선으로만 차를 꾸몄다. 덕분에 어느 각도에서 차를 살펴보더라도 볼륨감이 넘쳐흐른다. 풍만함이 느껴지는 뒷모습은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파나메리카 그릴부터 시작된 라인이 헤드램프와 휠 아치 위를 지나 리어램프까지 수평에 가깝게 이어진다. 보닛과 트렁크의 높이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차체가 낮고 군더더기가 없으면 불필요한 공기저항을 줄인다. 사진 속 GT C가 다른 차에 비해 위화감이 덜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다.
 
혹시 GT C의 앞뒤 바퀴 모양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다는 걸 발견했나? 그건 인쇄가 잘못된 것도 당신이 잘못 본 것도 아니다. GT C의 앞뒤 휠 사이즈는 각각 19인치와 20인치로 서로 다르다. 뒷바퀴를 더 크게 설정한 가장 큰 이유는 ‘접지력’ 때문이다. GT C는 최대 69.3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데 구동을 담당하는 뒷바퀴가 이를 온전히 받아내려면 타이어 면적이 크고 넓은 게 유리하다.
 
 
AMG GT는 메르세데스-벤츠와 AMG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모델이다. SLS AMG의 뒤를 잇는 모델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AMG GT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고든 바그너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AMG GT는 SLS AMG의 후속작이 아니다. 오히려 300SL에서 영감을 얻었다. 균형 있는 비율과 단순함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GT C는 지난해 12월 말 국내 출시됐다.
 
Mercedes-Amg GT C Roadster
파워트레인 3982cc V8 가솔린 바이터보, 듀얼클러치 7단 자동
최고출력 557마력
최대토크 69.3kg·m
가속력(0→100km/h) 3.7초
가격(VAT 포함) 2억1690만원
 

LAND ROVER DEFENDER

 
대형 SUV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덩치의 디펜더는 유독 앞뒤 오버행이 짧다.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서다. 오버행이 길면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넘을 때 차체가 부딪치기 쉽다. 짧은 앞뒤 오버행 덕에 38도의 접근각과 40도의 이탈각을 자랑한다. 험로 주파 능력 향상을 위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범퍼다. 범퍼를 차의 진행 방향으로 비스듬히 깎아 올렸다. 입사각과 탈출각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노력이다.
 
바퀴를 둘러싼 휠 아치도 다른 차와 다르다. 반원이 아닌 사다리꼴에 가깝다. 휠 하우스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넓고 깊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독특한 모양의 휠 아치 역시 오프로드를 염두에 둔 설계다. 지프 랭글러도 비슷한 디자인을 사용 중이다. 오프로드를 달리면 바퀴가 상하좌우로 크게 움직이는데 이때 휠 하우스가 넓어야 대응이 수월하다. 디펜더의 에어서스펜션 시스템은 경우에 따라 차체를 최고 145mm까지 들어 올린다. 진흙이나 돌 같은 이물질을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것도 큰 휠 하우스가 지닌 장점이다.
 
 
2세대로 돌아온 디펜더는 90(2도어)와 110(4도어) 모델이 있다. 국내엔 110 모델만 출시됐다. 여기서 깜짝 퀴즈 하나. 사진 속 차는 90일까 110일까? 정답은 둘 다 될 수 있다. 90과 110의 오버행은 앞 845mm, 뒤 891mm로 똑같다. 이는 랜드로버가 새로 개발한 ‘D7x’ 플랫폼 덕이다. 플랫폼 방식은 좌석이 위치한 중간 부분만 조절하기 용이하다.
 
Land Rover Defender
파워트레인 1999cc l4 디젤, 8단 자동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43.9kg·m
가속력(0→100km/h) 9.1초
가격(VAT 포함) 85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