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루이 비통의 <패션 아이> 시리즈에 추가된 두 곳의 행선지

루이 비통의 <패션 아이> 시리즈에 추가된 두 곳의 행선지는 바다의 푸른빛 안개를 떠올리게 한다.

BYESQUIRE2021.03.01
 
 

AZURE & MIST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미적 의미가 생기는가? 아마도 루이 비통의 사진집 시리즈 〈패션 아이〉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질문일 것이다. 이 시리즈는 국가, 지방, 도시 또는 특정한 행선지를 서로 다른 눈으로 보는 게 목적이다.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한 20세기의 마스터 사울 레이터의 눈으로 바라본 뉴욕의 사진들을 묶어 뉴욕 편을 펴냈고, “태양이 좋아”라는 이유로 모나코의 19층 플랫에 거주하며 도시를 바라본 헬무트 뉴턴의 사진을 묶어 모나코 편을 냈다.
 
 
마스터의 눈이 아닌 새로운 눈을 찾기도 한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의 포토그래퍼 코트니 로이에게 캘리포니아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떠올리게 하는 홍콩의 사진작가 윙샤(Wing Shya)가 찍은 상하이의 모습을 모으기도 했다. 요컨대 서로 다른 색의 패션 아이들이 각자의 도시를 각자의 색으로 칠하고 있다.
 
 
〈패션 아이〉 2021 에디션엔 두 행선지가 추가됐다. 교토 출신의 포토그래퍼 호소쿠라 마유미에겐 교토 편을 맡겼다. 호소쿠라는 상업 패션 사진과 아트 포토그래피의 영역 모두에서 자신만의 색을 완성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세상의 겉껍질을 벗겨낸 듯 표현된 여리고 투명한 시선이 그녀 사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투명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형광(네온) 계열의 여러 색을 간섭시킨다. 교토에 간섭하는 색으로는 블루를 택했다. 신사의 나무에 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시메나와(금줄)와 종이 깃발을 두르듯 푸른빛으로 천년의 수도를 아우른다.
 
 
KYOTO MAYUMI HOSOKURA 호소쿠라 마유미는 교토의 색으로 블루를 선택했다. 그녀의 사진 속에서 교토 신사의 시메나와, 물속의 잉어를 비롯한 도시 구성의 요소들이 푸른빛에 간섭받으며 빛난다.

KYOTO MAYUMI HOSOKURA 호소쿠라 마유미는 교토의 색으로 블루를 선택했다. 그녀의 사진 속에서 교토 신사의 시메나와, 물속의 잉어를 비롯한 도시 구성의 요소들이 푸른빛에 간섭받으며 빛난다.

 
리처드 애버던, 밥 리처드슨 등 전설적인 포토그래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20세기의 거장 장 모랄의 노르망디 프린트를 하나의 책으로 엮은 건 신의 한 수다.

 
 
〈패션 아이〉 시리즈 중에서도 특별하게 장 모랄의 ‘노르망디’는 지역이 아닌 선박을 배경으로 한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던 거대한 여객선 ‘노르망디’가 그 주인공이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 전 세계가 잠시 풍요를 즐기고 패션이 융성하고 프린트 매체들이 호황을 누리던 ‘인터워(interwar)’ 시기의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잘 드러나 있다.
 
 
훗날 미국의 매체 〈하퍼스 바자〉의 포토그래퍼로 채용된 장 모랄이 1935년 6월 처녀 출항하는 이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NORMANDIE JEAN MORAL 미국의 패션과 이미지가 유럽을 점령한 20세기 초 〈하퍼스 바자〉와 계약한 유일한 프랑스 사진가는 장 모랄이었다. 그가 찍은 프랑스의 역사적인 여객선 노르망디의 풍광에는 ‘인터워’ 시대의 풍요와 낙관이 흐른다.

NORMANDIE JEAN MORAL 미국의 패션과 이미지가 유럽을 점령한 20세기 초 〈하퍼스 바자〉와 계약한 유일한 프랑스 사진가는 장 모랄이었다. 그가 찍은 프랑스의 역사적인 여객선 노르망디의 풍광에는 ‘인터워’ 시대의 풍요와 낙관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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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 루이 비통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