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B급 감성 술집 4

합정동 주당들의 성지 호랑이. 포장마차의 플라스틱 테이블과 가게 곳곳에 놓인 다양한 호랑이 소품, 7080 노래와 미러볼 조명 등 B급 감성 충만한 곳. 술 한잔 안주 한 점 하기 딱 좋은 메뉴로 구성되어있고 모닝빵과 함께 나오는 마늘쫑 고기볶음과 마라탕과 샹궈가 시그너처 메뉴. 전반적으로 모든 음식의 간이 조금 강한 편이지만 이 점이 호랑이를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자매품 칵테일바 들개와 포차 하이에나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1차, 호랑이부터 3차, 하이에나까지 알콜 투어도 가능한 곳이니 참고하자.    
 
 
합정동에 이어 이번엔 망원동이다. 망원동 유명 맛집 청어람 근처에 자리한 꿩먹고알먹고. 망원동 토박이들의 2차 단골 술집인 이곳은 요즘의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레트로 감성이 아닌 레트로 그 자체다. 허름한 간판, 벽에 덕지덕지 붙은 메뉴, 휴가철 바닷가 포장마차 촌을 떠올리게 하는 파라솔 테이블까지, 우리를 90년대로 타임워프 시켜준다. 메뉴 또한 3천 원부터 2만 원까지의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며, 마 튀김과 옛날 치킨, 망치로 소주병을 내리쳐 만들어주는 ‘슬러시 소주'가 이곳의 대표 메뉴. 곱창전골 맛집 청어람에서 간단하게 1차 후 2차로 꿩먹고알먹고로 향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누군가 가로수길에서 소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떡볶이를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한추를 꼽겠다. 한추는 89년 오픈 이후 압구정에서 가장 물 좋은 치킨집, 생맥주가 가장 맛있는 곳 등으로 불리며,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시끌벅적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딱 세 가지 메뉴만 기억하면 된다. 떡볶이, 고추 튀김 그리고 후라이드치킨. 수요미식회에 나온 치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당면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와 고기로 꽉 찬 고추 튀김의 조합을 추천한다.  
 
 
이 기사를 읽는 당신이 경희대생이라면 씨썬샌드 네 글자를 마주한 순간 과거의 흑역사 때문에 흠칫했거나, 반가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경희대생이라면 졸업하기 전, 한 번은 꼭 간다는 씨썬샌드는 학교 앞 술집의 대명사와 같다. 기본 서비스 안주로 라면과 빙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약간의 애교와 함께 “둘 다 주시면 안 돼요?”를 외치면 둘 다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두부김치, 김치찌개 등 식사 겸 안주하기 좋은 메뉴들이 많아 식사 겸 한잔하기 좋은 곳이다.
 
 
사진 / 인스타그램 @jean_minism @horang36619 @bohemihyuk_rhapsody @hingwooo @matzzzang @s_s.dam @0907.10.15 @chef_haristar @egg_foody @jiwan_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