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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괴물 신하균이 풀어놓은 괴물의 비밀 part.2

신하균은 배우다. 흥미롭게도 신하균은 내일도 배우일 것이다. 앞으로도 쭉, 언제까지나.

BYESQUIRE2021.04.21
 
 

신하균은 배우다

 
제작진 얘기도 해야겠어요. 연출력이 참 대단한데, 연출을 맡은 심나연 피디가 작품을 그렇게 많이 안 찍었더라고요. 극본을 쓴 김수진 작가도 전작 수가 무척 적어요.
맞아요. 김수진 작가는 전작이 〈매드독〉이었죠.
 
블루 셔츠, 체크 베스트,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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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떻게 이렇게 찍었죠?
(웃음) 둘이 괴물이네. 연출자와 작가가 괴물이야. 깜짝 놀랐어요, 저도. 작년 여름에 감독님을 처음 뵙고 대본을 받았어요. 너무 재밌어서 어떤 작품을 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굉장히 샤방샤방한 전혀 다른 작품을 했더라고요. 심나연 피디는 이번 작품이 거의 입봉 후 두 번째 작품인가 그럴 거예요. 근데 일단 심 피디가 현장에서도 그렇고 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아주 똑 부러져요. 어떻게 찍어야 할지, 어떤 포인트에 힘을 주어야 할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요. 또 그 디렉션을 배우들한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까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 뭐, 말 다했죠. 또 유연하기까지 해서 배우들이 가져오는 의견도 다 수렴해서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줘요. 배우는 그런 데서 연출자에게 신뢰를 갖거든요. 연출자들이 ‘그냥 배우들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하는 것보다는 포인트를 딱 짚어주는 걸 더 신뢰해요. 저희는 연출이 짚어준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죠. 1화가 완성되고 그걸 봤을 때 ‘역시 다르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 말했던 배우들끼리의 앙상블도 좋았지만, 연출의 힘이 엄청 컸죠.
전 작가가 ‘동네’라는 설정을 만든 것 역시 주요했다고 봐요. 대한민국의 법과는 조금 다른 유연한 법칙에 따라 돌아가는 ‘동네’의 정서가 이야기에 더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사실 그것도 큰 숙제였어요. 저도 대본을 보고 중요하게 생각한 게 만양이란 동네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냐였거든요. ‘만양’이라는 동네도 사실 하나의 캐릭터거든요. 만양이 갖고 있는 분위기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안 됐죠. 우리가 극 중에서 가는 공간들이 파출소, 정육점, 동네 슈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멀리 가봐야 문주경찰서죠. 첫 만남에서 ‘만양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거기에 있는 인물로 누구를 캐스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질문을 드렸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설계, 거기에 연출, 캐스팅, 촬영에 더해서 폐쇄적이면서 친근감 있어 보이는 장소들의 분위기까지 어우러져 이런 결과물이 나온 거죠. 음악까지 훌륭해요.
 
데님 재킷 디올맨. 그레이 티셔츠 코스. 체크 팬츠, 앵클부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데님 재킷 디올맨. 그레이 티셔츠 코스. 체크 팬츠, 앵클부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20대 대표 여진구와 40대 대표 신하균의 눈빛 대결도 관심을 끌었어요.
(웃음) 눈빛 대결….
‘대결’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둘이 정말 자주 서로를 보기도 하고요.
연기가 눈빛만 보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진구 씨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그 나이대에 그런 연기를 하는 친구가 있을까요? 내가 그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요. 한주원으로서 제 앞에 서 있는 모습 자체가 배우로서 커 보이고 대견스럽더라고요. 어릴 때 이 친구가 제 아역을 해서 그런지.(웃음)
그 작품이 뭐죠?
〈예의 없는 것들〉이라고요. 15년 됐나?
근데 신하균은 그 나이 때 그런 연기 했잖아요. 〈복수는 나의 것〉만 생각해봐도 그렇죠.
아뇨. 전 그때 스물여덟인가 아홉이었어요.
진구 씨는요?
스물다섯이요.
몇 살 차이 안 나는데요?(웃음)
아유….(웃음)
 
브라운 재킷, 브라운 팬츠 모두 벨루티. 블랙 티셔츠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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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제게 신하균은 한국영화 금의 시대의 아이콘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 시대를 이끈 박찬욱, 장준환, 장진 감독의 영화에 나온 배우니까.
운이 좋았죠. 운이 좋았고, 그 시기에 어떻게 영화를 하게 돼서 더 좋은 분들 많이 만났죠.
얼마 전에 이동진 평론가와 인터뷰로 만나 비슷하게 영화 세대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비슷한 얘기를 하더군요. 운이 좋았다고. ‘내가 1970~1980년대 한국영화의 암흑기에 태어났다면, 그 시대에 영화평론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요. 신하균도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병구(〈지구를 지켜라!〉의 주인공)를 맡을 순 없었겠죠.
그렇죠. 그런 영화가 제작되기도 힘들었을 거예요. 그 시기였으니까 만들어질 수 있던 영화고요.
그 영화를 시네 키드들이 그렇게 좋아했잖아요.
시사회 때 난리도 아니었어요. 영화 관계자들이 아주 좋아했죠. 그때만 해도 시사회가 끝나면 술자리가 있던 시절이었거든요. 개봉하고 나니 관객들의 선택은 또 다르더라고요.(웃음)
 
레드 셔츠 구찌. 와이드 팬츠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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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미드소마〉 감독 아리 애스터가 제작으로 그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은 들었나요?
아! 그분이 하나요? 리메이크한다고 하더니 아리 애스터가 제작을 하는군요.
그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잖아요. 저도 재밌게 봤는데, 최근에는그런 금기를 부수고 다시 생각해보는 영화에 관객들이 큰 매력을 못 느끼나 봐요. 세대가 달라진 거겠죠.
다시 오지 않을까요? 언젠가.
 
*신하균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5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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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괴물 신하균이 풀어놓은 괴물의 비밀 part.1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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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김신애
  • STYLIST 안주현
  • HAIR & MAKEUP 스텔라심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