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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괴물 신하균이 풀어놓은 괴물의 비밀 part.1

신하균은 배우다. 흥미롭게도 신하균은 내일도 배우일 것이다. 앞으로도 쭉, 언제까지나.

BYESQUIRE2021.04.21
 
 

신하균은 배우다 

 
〈괴물〉이 엄청난 화제를 만들고 종영했지요. 촬영은 어땠나요?
일단 길었죠. 7개월 동안 찍었으니까요. 워낙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많아서 솔직히 힘들었어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도 많았던 데다가, 장르가 가지고 있는 재미까지 충족시켜야 했잖아요.
 
레드 셔츠 구찌. 와이드 팬츠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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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괴물〉 대본을 받았을 때 무슨 생각을 했어요? 저라면 좀 당황했을 것 같아요. ‘이동식(신하균 분)이라는 이 친구 대체 뭐지?’라면서요.
저희도 그랬죠. 비슷하게 느꼈어요. 특히 한 5화까지는 이 사람이 범인인지, 광인인지 도저히 모르겠는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고 이야기의 시간 순서도 뒤죽박죽이잖아요. 다만, 이동식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서사, 그 전체를 관통하는 그 인물의 감정만은 확 와닿았어요. 이동식이라는 캐릭터가 극 중의 현재까지 다다르면서 끌고 온 감정, 그 감정만 중심에 두고 연기할 수 있다면 색다른 스릴러가 되겠다고 생각했죠. 이 인물이 가진 고통과 아픔을 시청자들도 공감하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무엇보다 매화 다음 화를 궁금하게 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드라마 전반에서 선악, 미추, 호오의 밸런스가 너무 미묘해요. 자칫 잘못하면 오독하게 되는 텍스트인 셈이죠. 아까 잠깐 얘기한 만양정육점 장면도 그렇고요.  
그 장면이 제일 어려운 숙제 중 하나였어요. 2화에 보면 아직 만양슈퍼마켓 앞에 손가락이 놓이기 전에 이동식이 강진묵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만양정육점엘 들러요. 실제 극 중 시간의 순서를 보면, 이동식은 사실 강진묵의 집에서 손가락을 가져다가 자기 집에 놓고 온 후란 말이죠. 정육점에 다 같이 모여 있는데, 갑자기 동식이가 이상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장면, 그장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 장면만 잘 넘어갈 수 있으면 우리 이야기가 잘 흘러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가장 큰 숙제였어요. 현장에서 감독님이랑 얘기도 정말 많이 했죠. 결과적으로 보면 그 수위가 아주 적절하게 나온 거 같아요. 5화 이후에는 범인이 다 노출된 후기 때문에 표현하는 데 조금 수월했던 거 같아요.
그 정육점 장면에서 사실 동식이는 민정이가 강진묵 손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확신하고 있었죠.
그런데 한주원(여진구 분)의 말에 따르면 김민정(강민아 분, 강진묵에게 살해당한 딸)은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몰랐던 시점은 아닌가요?
이동식은 그걸 나중에서야 안 거죠.
 
브라운 재킷, 브라운 팬츠 모두 벨루티. 블랙 티셔츠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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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중에 안 거구나. 그런데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있어요. 이동식이 김민정의 손가락을 만양슈퍼 앞 평상에 가져다 놓고 한주원을 그리로 데려가 일부러 보여주죠. 그러고는 한주원이 보는 앞에서 서럽게 울잖아요. 전 그 장면이 지나치게 위악적 혹은 위선적으로 느껴졌어요. 한주원을 낚기 위해서 일부러 우는 연기를 하는 거면 되게 위악적인 모습이고, 본인이 가져다 둔 손가락이지만, 막상 보니 눈물이 터졌다면 위선적이잖아요.
그래서 그 장면에 대해 감독님과 얘기를 했어요. 대본에는 ‘운다’고 되어 있었거든요. 아니, 동식이가 연기자도 아니고, 자기가 가져다 둔 손가락을 보고 우는 게 맞는 건가? 한참 얘기를 나누고 현장 촬영장에 갔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사실 제가(이동식이) 그 손가락을 가져다 두긴 했지만, 그때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죠. 어쨌든 누군가를 유인해서 이 사건을 크게 벌여야 하기 때문에 한주원을 낚으려고 거기에 데리고 간 거란 말이에요. 근데 막상 가서 보니, 눈물이 난 거죠. 사실 동식이란 인물은 착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에요. 지금 말한 것처럼 계산하고 연기를 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연기가 나왔죠.
이번에 같은 호에 최성은 씨도 만나기로 결정했어요. 정말 귀한 배우더라고요.
아주 매력적인 배우죠. 어우, 잘하더라고요.
그렇게 경력이 길지 않더라고요.
그 친구의 첫 드라마예요. 영화도 한 편밖에 안 찍었고요.
최성은 씨 연기는 어땠나요? 저는 참 유연하다고 느꼈어요.
비슷한 느낌일 거예요. 굉장히 유연하고 나이나 경력에 비해 자연스러우면서도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본인만의 매력도 있고요. 사실 유재이(최성은 분) 역할을 누가 할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굉장히 크고 정말 잘해야 하는 역할이었죠. 신비로워야 하고, 그러면서 아픔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그런 묘한 분위기를 계속 내야 하죠. 또 굉장히 직관적이고 정확한 이야기를 해주는 역할이거든요. 근데 뭐…첫 촬영부터 ‘어… 이 친구 보통이 아닌데? 잘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데님 재킷 디올맨. 그레이 티셔츠 코스. 체크 팬츠, 앵클부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데님 재킷 디올맨. 그레이 티셔츠 코스. 체크 팬츠, 앵클부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천호진(남상배 역), 최대훈(박정제 역), 허성태(이창진 역), 최진호(한기환 역), 길해연(도해원 역), 김신록(오지화 역), 이규회(강진묵 역), 손상규(조길구 역), 백석광(황광영 역), 남윤수(오지훈 역). 이분들 다 호명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천호진, 허성태, 길해연 씨를 빼면 낯이 아주 익은 배우분들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정말 놀랐어요.
정말 출연진 다 잘했죠 뭐. 사실 저도 함께한 배우들 중에서 천호진 선배랑 길해연 선배 말고는 같이 해본 배우가 없었거든요. 나머지는 얼굴도 거의 다 처음 보는 배우분들이셨어요. 이규회 선배는 연극계에서 오래된, 내공이 아주 높으신 분이에요. 그 역할이 정말 어려워요. (장애가 사실은 연기였다는 설정을) 잘 숨겨야 하고, 또 비밀이 드러났을 때의 연기도 굉장히 중요했죠. 그분이 연기하는 걸 보고 제가 깜짝 놀랐어요. 현장에서도 놀랐지만 방송 화면을 보고 또 놀랐어요. ‘연극계에서 쌓인 내공이 보통이 아니시구나’ 생각했죠. 최대훈 씨도…와…굉장히 좋은 연기를 해줬어요. 그 친구도 워낙 오랫동안 연기한 친구인데,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완전히 터뜨려준 거죠.
저도 최대훈 씨 좀 소름 돋았어요. 본인 연기 말고 남 연기 보는 것도 참 재밌죠?
다 같이 모이는 장면이 제일 신나고 좋았어요. 정육점 등에서 모이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런 장면에서 다 같이 상대방 연기를 보는 거죠. 그런 장면은 정말 앙상블이거든요. 서로 ‘톡톡’ (대사를) 치면서 본인 캐릭터에 맞게 리듬감 살려서 신을 완성시키는 거죠. 그런 건 준비된 연기자들이 아니면 만들어내기가 정말 힘들어요. 게다가 이 〈괴물〉이라는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신을 통으로 찍었거든요. 끊어서 찍는 법이 없이 신의 처음부터 마지막 대사까지 그 장면의 연기를 한 번에 다 찍었어요. 풀샷도 그렇게 찍고, 카메라가 한 명을 따더라도 신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찍어요. 그러니까 해당 장면에서 본인의 연기가 계산이 안 되어 있거나, 흐름을 모르면…(큰일이죠). 그렇게 연기하는 장면을 두 대의 카메라를 돌리며 찍어놓고 이걸 편집하니까 연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붙은 것 같아요.
 
 
 블루 셔츠, 체크 베스트,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블루 셔츠, 체크 베스트,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그렇겠네요. 보통은 대사 치는 사람 찍고, 리액션하는 사람 끊어 찍고, 신 안에 컷 단위로 끊어 찍곤 하죠.
우리처럼 찍으면 대사 없이 가만히 있을 때도, 그냥 남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계속 연기를 해야 해요. 연극처럼요. 연극이 그렇잖아요. 무대 위에 있는 모든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2시간 동안 계속 연기 중인 거잖아요.
카메라는 두 대고 컷은 나뉘어 편집됐지만, 현대판 플랑 세캉스네요.
(웃음) 네, 하다 보면 재밌어요. 그렇게 호흡을 맞추다 보면 캐릭터에 젖어드는 거죠. 계속 그렇게 촬영을 하다 보니 대훈이를 대훈이로 안 보고 박정제로 보고, 최성은을 유재이로 보고. 그런 게 다 쌓여서 이렇게 드라마를 끌고 가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신하균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5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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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김신애
  • STYLIST 안주현
  • HAIR & MAKEUP 스텔라심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